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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아웃서울이 만난 영화인

타임아웃서울이 만난 영화배우 및 감독들.

작성:
SIHWA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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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아웃은 그동안 개봉을 앞둔 영화의 감독과 배우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그들의 솔직한 영화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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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긴 편지를 주고받은 후 < 연애담 >의 주연배우 이상희와 류선영을 만났다. 촬영과 인터뷰를 끝낸 토요일 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난 새벽 4시 36분, 배우 이상희에게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선영과 저는 각자 다른 공간에서 맥주를 마시며 통화했어요. 오늘을 회상하며.귀한 시간이었고 귀한 사람을 만나 그게 너무 고마웠어요. 술기운에 보내는 문자이니 모른 척 해주세요. 베리 나이스 투 밋 유.” 술기운에 기댄 용기를 모른 척하는 건 도리가 아니잖나.그가 메시지를 보낼 때는 이미 푸르게 날이 밝기 시작한 완연한 일요일 아침이었을 것이다.   글 최지웅 (데이즈드 코리아 에디터) 사진 김태환

TIME OUT MEETS: 배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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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돼 히트한 워쇼스키 자매의 첫 TV 드라마 . 전혀 모르는 8명의 사람들과 의식, 감정 등을 공유하며 특별한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는 이야기로 할리우드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극중에서 뛰어난 무술 실력을 지닌 한국 대기업의 부사장 선 역으로 출연중인 배두나를 타임아웃서울이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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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로부터 배운 교훈이 있다면 무엇인가? 연민이다.   그렇다면 할머니에게는? 남동생을 때리면 안 된다는 것.   여자아이이기 때문에 남자아이들과 다른 대우를 받는다고 느낀 적이 있었나? 아니, 별로 그렇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성으로서 내가 남성들과 다른 대우를 받는다고는 느꼈다.   꿈꿔왔던 디너 파티를 연다면 어떤 여성들을 초대할 건가? 젊은 시절의 우리 할머니와 에이미 포엘러(배우), 말랄라 유사프자이(인권운동가), 안젤리나 졸리(배우), 여왕 엘리자베스 1세와 2세, 마리옹 코티아르(배우), 패티 스미스(가수), 미셸 오바마, 그리고 메이드 마리앙(로빈 후드의 동료).   누구로부터 영감을 받나? 웨일즈 할머니 댁에서 할머니를 돌봐주는 분들. 그리고 ‘워 차일드(War Child)’ 자원봉사자들과 분쟁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이것 없이 살 수 없다’ 하는 것이 있나? 아보카도.   1910년대에 살았다면 투쟁을 할 만큼 용기 있는 사람이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당신은 페미니스트인가? 그렇다.   영화산업계에 있는 성차별적 요소 중 한 가지를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나? 평등한 임금 구조.   여자들은 항상 받지만 남자들은 받지 않는 질문 중 가장 짜증나는 질문은 뭔가? 메릴 스트립이 최근에 이것에 대해서 한마디 했다. 여자들은 항상 왜 ‘강한’ 여성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냐는 질문을 받는다. 남자들에게는 왜 ‘강한’ 남성 캐릭터에 끌리는지 절대 물어보지 않는다.   캐리 멀리건이 출연한 영화 [서프러제트]는 6월 23일 개봉.   글 Cath Clarke ([타임아웃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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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이 성공해서 무척 놀랐겠다.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정말 상상도 못했다. 왜냐하면 [브루클린]은 아일랜드 영화이고, 아일랜드 출신 배우들이 출연하니까!(웃음) 영화가 처음 상영됐을 때, 이 영화가 보편적인 이야기고 누구라도 좋아할 작품이라는 걸 알았다.   아일랜드 출신 배우라는 사실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나? 말할 수 없을 만큼 자랑스럽다. [브루클린]이나 [룸] 같은 영화처럼 아일랜드의 영화 산업을 향한 움직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 과거 한동안 아일랜드 관련 영화 중 상당수가 할리우드에서 제작되었다. 그 영화들은 굉장히 상업적이었고, 아일랜드에 대한 이차원적인 견해가 담겨 있었다.   마치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누구나 농장에 살고, 다들 레프러콘(아일랜드 민화에 나오는 노인 요정)처럼 “티티티, 타리타디” 하는 식으로 얘기하는 양 묘사하곤 한다. 전부 신이 나 가볍게 행동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건 물론 사실이 아니다. 특히 더블린은 더더욱 아니다. 아일랜드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다. 우리는 이제야 “우리는 그저 우리가 원하는 것, 우리에게 진실한 작품을 만들겠다”고 말할 만한 진취성을 확립해가고 있다.     Photograph: Ben Rayner   [브루클린]을 떠올리면 거의 무성영화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당신이 연기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바인 것 같은데. 영화에서 말을 하지 않는 것을 항상 좋아했다. 대화도 좋긴 하지만, 대사 중 하나를 잘라버리거나 “우리 그 대사 필요 없어요” 하고 말하는 걸 훨씬 더 선호한다.   얼굴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고 믿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인가? 아주 옛날부터 그랬던 것 같다. 엄마에게 “연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걱정이에요. 대사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 그리고 엄마는 말을 안 해도 충분히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아마도 그 대화가 무의식중에 내게 남아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좀 바보같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방 안에 카메라가 있으면 그게 꼭 내가 믿어도 좋을 만한 사람인 것처럼 느껴진다. 왜냐하면, 카메라는 거기에 서서 바라보고 이야기를 듣고 무슨 행동을 해도 이해해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   어머니께서 훌륭한 조언을 해주셨다.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건 당신에게 얼마나 중요한가? 내가 젊은 여성이니까 지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브루클린]이 젊은 여성이 성장하고 스스로 선택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이해하고 있다. 에일리스 같은 배역이 드문 편인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굳이 강한 여성 캐릭터라고 단정 짓고 싶지는 않다. 정말 많은 남성이 와서 여성들만큼이나 강하게 이 영화에 대해 호응했다.   나도 그중 한 명이다. 어떤 남자 배우가 “영화의 주인공은 남자만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해도 거기에 어떠한 평을 달고 싶지는 않다. 상대할 가치도 없다. 여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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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팬이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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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홍상수 감독의 팬이 된다는 것은 많은 인내심을 요구하는 일이다. 홍상수 감독이 이미 17편의 영화를 만들었고 18번째 영화가 제작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 감독의 많은 영화는 한꺼번에 여러 편을 몰아서 볼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의 필모그래피에 있는 영화들을 보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든다. 꼭 그의 영화가 밀도 있게 만들어졌거나 여러 가지 면에서 서로서로 닮아서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그보다는 그의 영화가 경험이며 동시에 우리의 욕망과 자아에 대한 반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영화 꾸러미를 푸는 것에는 시간이 걸리고,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여운이 진하게 남아 우리 안에서 천천히 여과된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본다는 것은 또한 사소한 것에도 주의를 기울인다는 뜻이다. 그의 영화는 무심하게 흘러간다고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홍상수 감독 영화에 등장하는 끝없는 대화는 실제로 무심하고 심지어 가끔은 말을 더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들은 작품 안에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위한 연결고리이며 그저 단순한 우연에 맡겨진 것은 아무도 없다. 홍상수 감독은 촬영 날 아침까지도 그날 찍을 장면을 이리저리 매만지며 고민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스크린에는 항상 감독이 의도한 것들이 고스란히 담긴다. 주저하는 몸짓이나 어색한 제스처, 중얼거리는 말들, 속삭이는 웅얼거림 등 모든 것이 그 영화의 일부이며 그것들이 모여 감독의 작품에 의미와 질감, 뉘앙스를 더해준다.   하지만 다른 것은 접어두더라도 그의 작품 세계에 입문한다는 것은 그의 영화를 하나의 거울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의 영화 내러티브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것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근심과 옹졸함, 그리고 스스로의 가치를 언제나 따져보는 모습 같은 것들을 거울처럼 반사한다. 사실, 그의 영화에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는 영화감독이나 교수는 사회의 작은 부분만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그 안에서 빈둥대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위기에 맞닥뜨리기도 해 그 모습을 지켜보는 우리는 홍상수 감독의 오싹할 정도로 친근한 인물묘사에 오롯이 몰입하게 된다.   위에서 설명했지만, 홍상수 감독의 팬이 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며 실제로 많은 사람이 그의 작품에 익숙해지는 것이 어렵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홍상수 감독이 만든 영화를 섭렵하고 싶다면 그의 첫 번째 작품이자 감독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조금 더 유쾌한 작품인 "옥희의 영화"(2011)를 추천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나는 그의 최근 작품인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를 입문작으로 추천한다. 유머와 깊이가 있으며 억지스럽지 않고, 무엇보다 그의 작품 세계를 완벽하게 응축해서 보여주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한눈에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초초해하지 말고 이것만 기억하자. 인내심을 가질 것, 영화에서 눈을 떼지 말 것, 그리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을 두려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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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자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사치스러운 캘리포니아 비벌리힐스에서 자신을 선망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52세의 영화감독은 신작 "헤이트풀8"에 대해서 속사포로 이야기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궁금한 것은, 영화를 이토록 사랑하는 사람이 과연 영화를 만드는 일을 멈출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 이후 다시 한 번 서부 영화를 제작하게 된 이유는? 카 체이싱 장면을 만드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는데, 그것을 다시 영화로 만들지는 않았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의 경우, 그 영화를 통해서 나는 서부 영화를 만들고 말과 카우보이를 다루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스스로도 이 점에 대해 상당히 놀랐는데, 영화를 다 만들고 났는데도 아직 무언가 더 남아 있더라.   그래서 다시 돌아온 건가? 서부 영화라는 장르의 경우, 그 영화가 어떤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에 관해서 언제나 상당히 명확하게 드러내왔다.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를 다루는 서부극에는 항상 베트남전과 워터게이트가 등장한다. 게다가 아주 뼛속까지 시니컬하고. 서부 영화를 만들 때는 그 당시 미국의 시대정신을 다루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으로부터 10년, 20년 정도가 흐르면 "헤이트풀8"을 보면서 이 시기 미국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었는지 알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될 거다.   아직도 영화는 10편만 제작하고 그만둘 계획인가? 일단 그게 내 계획이다. 어차피 영화 한 편을 만드는 데 3년 정도가 걸리고 그러면 거의 10년이 남았다고 할 수 있다.   왜 10편에서 그만두고자 하나? 나는 영원히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언젠가 끝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하는 거고. 그 생각에 대해서만큼은 더욱더 확고해졌다. 이건 내 생각인데, 모든 감독이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지만, 많은 감독이 본인에게는 아직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여기서 시간이란 영원불멸을 뜻할 수도 있고 영화업계에서 그에게 작용하는 운을 말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영화가 하나밖에 남지 않았을 때에도 본인은 아직 영화를 여섯 편은 더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거지 않나.   그렇다면 그 결심 때문에 다음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일이 더 어려워졌나?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더 명확해지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혼 위자료를 내기 위해 영화를 만드는 것과는 다르다. 영화는 단지 ‘누구누구’가 당신과 함께 일하고 싶어 한다고 해서 만드는 게 아니다.   "나는 영원히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언젠가 끝이 있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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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제임스 본드 아니, 다니엘 크레이그가 아침에 어떤 음식을 먹는지 알고 싶다면, 우리가 그 질문에 대답해줄 수 있다. 꿀을 넣은 더블 에스프레소 두 잔과 함께 수란을 토스트에 올려 먹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더블 에스프레소를 한 잔 더 마신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카페인, 카페인, 또 카페인이라는 뜻(달걀 조금과 함께). 놀랍지는 않다. 우리가 런던에서 다니엘 크레이그를 만났을 때는 그가 8개월에 걸쳐 진행된 "007 스펙터"의 촬영을 마친 지 겨우 4일밖에 지나지 않은 때였다. 이 영화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본드를 연기한 네 번째 영화이자, 2012년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10억 달러를 벌어들인 "007 스카이폴"의 감독 샘 멘데스와 함께한 두 번째 작품이다.   이야기를 나눌 때 그는 피곤해했다. 하지만 2년 동안 열심히 일한 후였기 때문에 무척 지쳐 있어도 기분은 매우 좋아 보였다. 처음에 그는 멘데스 감독, 각본가, 그리고 제작자들과 함께 영화의 스토리를 논하고,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런던 근교의 파인우드 스튜디오와 멕시코시티, 모로코, 오스트리아의 알프스, 그리고 로마 등지를 돌아다녔다. 그는 새로 나올 본드 영화가 훌륭하고 스타일리시하며 클래식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니엘 크레이그는 헛소리를 하는 류의 배우가 아니다. 그는 솔직하며 생각이 깊다. 또 그는 비싸게 굴지 않는다. 하지만 그도 분명히 이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는 듯했다. “아, 정말 이 업계에서 일할 때 오만함은 독이에요.” 그는 어느 순간 말했다. “저는 그저 이 영화가 잘되기만을 바라고 있어요.”   "007 스카이폴"과 "007 스펙터"를 비교해주세요. "007 스카이폴"은 엄청난 흥행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온갖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그러고 나서 영화를 또 제작하려고 하니 샘 멘데스 감독을 포함해 모두가 엄청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어요. ‘젠장, 이제 어떻게 하지?’ 하고요. 하지만 막상 제작이 시작되고 나니 "007 스카이폴"에 대해서 생각할 여유가 없었어요. 우리는 이번 영화에 대해서만 생각해야 했거든요. 이제 머니페니와 Q도 돌아왔고, 랄프 파인즈가 M 역을 맡았기 때문에, ‘그래, 이 인물들을 스토리에 넣도록 하자’ 이렇게 생각한 거죠. 모든 게 거기에서부터 발전되어갔어요. 사람들은 저에게 영화에 등장할 가제트 도구에 대해서 정말 많이 물어봤어요. “가제트는 어디 갔어?” 하면서 말이죠. 사실 이 영화가 그런 도구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지만, 영화에 정말 많은 것이 등장할 거예요.   네 번이나 본드 역할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나요? 글쎄요. 그렇게 계약은 했었어요. 다 짜여 있었죠. 하지만 스튜디오에서는 영화 촬영을 가능한 한 빨리 마치기를 열정적으로 원했어요. 한번은 이런 대화를 한 적도 있어요. “우리 그냥 영화 두 편을 연달아서 찍는 게 어때요?” 저는 다들 전부 완전히 미쳤다고 생각했죠. 좋은 의미에서 말이에요. 단지 영화의 규모가 너무 클 뿐이죠.

Q&A: 감독 류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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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부당거래"를 준비할 때 만난 실제 형사들에게 묘한 매력을 느꼈다. 자기가 하는 일이 세상을 조금이나마 좋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순수한 열정이 인상 깊었다. ‘우리에게 이런 형사 한 명쯤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한 영화다. 또한 "부당거래", "베를린"이 연속으로 다소 어두운 영화였기 때문에 다음 작품에서는 찍는 과정부터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80년대의 클래식한 액션 영화에 열광하던 어린 시절의 즐거움을 다시 느끼고 싶었고, 그런 유쾌함이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베테랑"은 어떤 영화인가?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베테랑"은 해봐야 안 될 싸움을 기어이 해볼 만한 판으로 만들어버리는 베테랑 형사들의 이야기다. 처음부터 명쾌하게 행동파 형사 서도철을 주인공으로 두고, 그가 통쾌하게 밀어붙이는 영화다. 그리고 그런 형사가 관객들의 바람과 요청을 시원하게 이행해주는 이야기를 그려내고자 했다. 그동안 만들어온 어떤 영화보다도 인물들이 생생하게 살아 있기를 바랐고, 캐스팅에 가장 공을 들였다.   똑같이 형사가 등장하는 전작 "부당거래"와 차별성을 두는 부분은 뭔가. "베테랑"은 "부당거래"의 반대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부당거래"가 부패한 경찰, 형사들의 어두운 면을 다루고 있다면, "베테랑"은 자신이 맡은 일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라 믿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영웅이 되기 위한 행동이 아닌, 본인은 버틸 힘이 있으니 자신의 어깨를 누군가에게 내어주는 것, 그렇게 옳은 일을 추구해가는 광역수사대 베테랑들의 이야기이다.   영화 속 실제 형사들의 에피소드가 궁금하다. 용의자에게 수갑을 던져주고 알아서 차라고 하는 장면은 실제 마약수사반 형사에게 들은 에피소드다. 또 깨진 유리창 틈으로 수갑을 던져두고 차고 나오라고 했더니 알아서 차고 나왔다는 한 광역수사대의 에피소드도 활용했다.   서도철과 조태오는 각각 어떤 인물인가. 서도철은 모두가 두려워하는 안하무인 재벌 3세를 끈질기게 쫓는 광역수사대의 베테랑 형사다. 사회 정의에 이바지하거나 영웅이 되고 싶다는 거창한 의도가 아니라 힘든 사람에게 자신의 어깨를 내어주는 항상 내 편이었던 삼촌 같은 존재로 그리고 싶었다. 그런 반면 재벌 3세 조태오는 집안의 권력 문제 등 시스템 안에서 일그러진 존재라고 봤다. 본인의 악함보다도 그를 더 악하게 만들어주는 주변부의 시스템이 작용하는 모습을 충실하게 묘사하고자 했다.   황정민과 유아인은 합은 어땠나.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도 물론 좋았지만 황정민과 유아인이 구축해놓은 에너지가 충돌했을 때 생기는 쾌감이 대단하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두 인물의 감정이 증폭되며 후반부 절정에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모델 장윤주를 홍일점으로 캐스팅한 이유도 궁금하다. 평소 장윤주가 방송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감각 있다고 생각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었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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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겸 감독인 노아 바움백을 만났다. 그가 뉴욕 최고의 식당이라고 꼽는 웨스트 빌리지의 ‘바 피티(Bar Pitti)’에서였다. 그는 특이할 정도로 편해 보였다. “저는 아주 규칙적인 사람이에요. 과하다 싶을 정도로.” 그가 코르크 마개를 따면서 말했다. 잘 빗어 넘긴 헤어스타일에 블레이저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브런치를 먹기 위해 작은 이탤리언 식당을 찾은 멋쟁이 같았다. 사실 리가토니 파스타 냄새가 진동하는 이 식당은 바움백 감독이 글을 쓰는 작업실이기도 하다. 그의 오랜 친구인 웨스 앤더슨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영화 “스티븐 지소와의 해저 생활”(2004)의 대사를 이곳에서 썼다. “최근에 기내에서 고독한 영혼(In a Lonely Place)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극 중에서 험프리 보가트가 Paul’s’라는 곳이었나? 아무튼 험프리가 자기 소유의 공간에 자주 갔어.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나도 마치 거기에 있는 상상을 했지.” 그의 가장 최근 코미디 영화인 “위아영”은 바움백 감독의 다른 작품과 달리 자신감 넘치는 중년들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린버그”(2010)와 “프란시스 하”(2012)에서 보여지는 특유의 감수성을 버린 것은 아니다. 두 영화에는 모두 바움백과 사업적으로 그리고 삶의 파트너이기도 한 도발적인 여배우 그레타 거윅이 주인공으로 나온다(“프란시스 하”에서는 감독과 함께 각본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 그녀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조금 더 순탄하게(?) 흘러간다. 영화 “위아영”의 배경은 어퍼 웨스트 사이드와 힙스터 동네인 부시윅을 부지런히 오간다. 영화의 주인공인 조쉬와 코넬리아(벤 스틸러와 나오미 와츠)는 애가 없고 아이패드 등의 최신 IT 기기에 중독된 부부로, 자유로운 힙스터 커플 다비와 제이미(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아담 드라이버)를 우연히 만나 급격히 우정을 쌓아간다. 감독은 서로에게 지나치게 익숙해진, 그럭저럭 잘 지내는 커플에 초점을 맞춘다. 주인공인 40대는 자신들이 진작에 버린 것들을 즐기는 20대를, 20대는 40대의 여유를 부러워한다. 그러다 누가 누구를 부러워하는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된다. 세대 간의 차이에서 오는 감정과 묘한 관계를 감독은 감각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통찰한다. 바움백 감독이 그 관계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했다.사람이 자신의 나이에 어울리는 행동을 하는 정확한 시점이 있을까? 있다. 어쩌면 그게 내 영화가 말하려고 하는 걸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이나 결정적인 무언가가 그 정확한 시점을 알려주는지는 나도 알 수 없다.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뭔가 카타르시스를 느낄 때처럼 그 시점이 드라마틱하게 드러나면 좋겠지만, 사실은 무척 일상적인 순간일 수도 있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획기적인 터닝 포인트를 갖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영화에서 그 모든 중간 과정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영화에서 말하려고 하는 건, 인생에는 분명 터닝 포인트가 있지만, 그건 인생이 알려주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 알아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순간들이 언제 나타나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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