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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낮은 골목

제일기획을 지나 현대카드 라이브러리까지 이어지는 대로변 아래 T자로 이어지는 낮은 골목길이 있다. ‘낮은 한남동’이라 불리는 이곳으로 까다로운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주말 오후의 이태원은 수많은 인파가 한데 뒤섞인 지난날의 명동을 떠오르게 한다. 해밀톤 호텔 뒷골목에서 발전한 상권은 우사단로와 경리단길을 지나 해방촌까지 이어지며, 반대쪽인 한강진역 부근도 편집숍 비이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상점이 분포한다. 모두가 대로변 주변으로 뻗어나가는 숍에 관심을 가질 때, 한강진역 주변 낮은 지대의 골목길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이태원에서 한강진역 방향으로 길을 걷다가 제일기획을 지나 차도에서 한 길 안쪽으로 들어서면 곽호빈 대표의 ‘테일러블’ 여성 매장까지 이어지는 짧은 내리막길이 나온다. 예전 ‘스티브제이앤요니피(Steve J&Yoni P)’의 매장이 위치하던 ‘대사관로 5길’과 ‘이태원로 54’길이 맞닿아 T자를 이루는 이곳이 바로 한남동의 새로운 골목길. 아직은 주말에도 앉을 자리가 남아 있는 이곳의 카페와 레스토랑은 사실 인스타그램에서 서울 아가씨들에게 가장 주목 받고 있는 ‘핫스팟’이 한 집 건너 한 집씩 위치한 곳이다. 작은 길에서 작게 시작한 브랜드가 모여 있는 이곳은 다행히도 메인 상권이 들어서기에는 좁은, 입지가 작은 골목이다. 개성 있는 가게들이 언제 또 인파에 잠식당할지 모르니 주말을 이용해 방문해보자.

 

옹느세자매

옹느세자매(On ne sait jamais)는 언뜻 세 자매가 운영하는 카페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생텍쥐페리의 소설 에 나오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는 뜻의 불어다. ‘어차피, 그리고 솔직히 인생은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즐겁습니다. 일단. Try it[eat]’. 하지만 옹느세자매에서만 맛볼 수 있는 케이크는 한번 시도하고 말기에는 너무 아쉽다. 마카롱과 체리를 겹겹이 쌓아 다크초콜릿을 얹은 ‘마스카포네 아이스박스’와 카페 부엌에서 직접 만드는 버터밀크를 사용한 ‘레드벨벳 프로마주블랑’ 등 옹느세자매만의 시그니처 케이크들은 모두 채만성 파티셰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 케이크와 맥주가 잘 어울린다고 주장(?)하는 박기대 대표의 철학에 따라 앤트러사이트의 원두로 내린 커피 말고도 `빅웨이브’, ‘모카 포터’ 등의 수입맥주를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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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바

맞춤 정장의 새 바람을 불러일으킨 테일러블의 곽호빈 대표가 또 한번 일을 냈다. 남성복에 이어 지난 3월 오픈한 ‘테일러블 포 우먼(Tailorable for women)’의 건물 옥상에 루프톱 바를 오픈한 것. 테일러블을 찾는 고객들이 테라스 공간에서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작된 바는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며 점점 많은 사람이 찾기 시작했다. 터키에서 직접 공수한 타일로 고급스럽게 꾸민 실내를 지나 2층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왼쪽에 작은 미니바가 보인다. 다시 한번 루프톱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면 탁 트인 옥상에 편안한 분위기의 소파와 테이블이 놓여 있다. 비밀의 정원처럼 아늑하게 꾸며진 이곳에서 와인, 칵테일 등과 함께 간단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겨울에는 난로와 함께 낮은 온도와 바람을 차단하는 구조물을 설치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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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뮤즈

‘페이퍼뮤즈’는 전 세계에서 발행하는 패션,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을 판매하는 서점이다. 현대인에게 ‘감성+웰빙’ 바람을 불러일으킨 나 독립 잡지로 시작해 호당 2만 부 넘게 발행하고 있는 여행 매거진 은 물론, 한국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 , 과 같은 패션 매거진도 만나볼 수 있다. 패션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가 냈을 법한 이 작은 서점은 전자회사를 다니던 성경원 대표의 작품이다. 학창 시절부터 미국판 를 구해보며 그 안의 모델과 포토그래퍼를 동경하던 그녀는 몇 년간의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이곳의 책은 시내 대형서점에 놓인 수입 잡지처럼 랩으로 동여매어 있지 않다. 자유롭게 살펴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으니 부담 없이 찾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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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스토어

엘 스토어(L Store)는 국내외 공예 작가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전문 매장이다. 입구에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공간은 전시장으로 이용되며, 한 달에 한 번씩 주목할 만한 공예작가의 작업을 전시한다. 2011년 오픈 당시만 해도 유동 인구도 없고 상권이 전혀 발달하지 않은 이곳에 ‘어차피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오는 종류의 가게’를 만든 것. 실제로 작가 40여 명의 공예품을 판매하는 이곳은 정물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얇은 조형감의 새로운 도자기, 직접 그림을 그려 넣은 접시처럼 흔히 볼 수 없는 개성 넘치는 리빙 제품과 액세서리를 만나볼 수 있다. 작가의 작품이지만 기성품으로 내놓는 만큼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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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데이 에디션

김사라 디자이너가 지휘하는 ‘먼데이 에디션’은 디자인을 사랑하고 문화 예술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커스텀 주얼리 브랜드이다. ‘먼데이 에디션’이라는 브랜드 이름에는 달빛을 닮은 이들의 주얼리와 함께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을 기분 좋게 맞이하자는 뜻을 담았다. 2011년 온라인으로 론칭한  ‘김선영’, ‘김사라’ 자매의 브랜드는, 불과 4년 사이에 국내외 유명 연예인과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디자이너 주얼리 브랜드로 급부상했다. 클래식한 진주알에 이니셜을 새기거나, 벨벳 머플러 디자인으로 목걸이를 만드는 등 기본적으로 심플하고 여성스러운 디자인에서 대담한 라인과 재치 있는 포인트를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이번 겨울 시즌은 쇼팽의 피아노 전주곡 중 ‘빗방울’에 영감을 받아, 물방울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다양한 금속 제품을 쇼룸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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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믹맨션

향초가 인테리어 소품이 된 요즘, 세련된 소품과 군더더기 없는 가구로 채워진 실내를 완성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공간의 개성이 묻어나오는 ‘향’이다. ‘코스믹맨션’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은 화학성분이 일절 함유되지 않고 자연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을 배합하여 만들어지며, 100% 식물성 왁스를 사용하는 향초는 예민한 어린 아이와 동물에게도 안전하다. 불을 켜두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면 종이로 만든 홀더에 룸스프레이를 흠뻑 뿌려 방문에 걸어놓을 수도 있고 커튼이나 패브릭에 직접 분사할 수도 있다. 고체로 제작된 방향제는 방 한쪽에 걸어두기만 하면 3개월 동안 향이 유지된다고 하니 다양한 방식으로 원하는 향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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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페름

라 페름의 슬로건 ‘슈퍼푸드’란 영양학의 권위자 스티븐 프랫이 세계 장수 지역의 식단을 연구해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식재료를 선정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주로 귀리, 브로콜리, 연어, 토마토, 병아리콩 등 몸에 좋은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한 식품을 말한다. 라 펠름에서 판매하는 네 가지의 허브티는 긴장 완화, 다이어트, 피부미용, 해독의 콘셉트에 맞게 허브를 자체 배합했고, 야채 스무디는 일체의 첨가물이나 물 없이 채소만으로 매일 아침 준비한다. 마리네이드한 해산물을 듬뿍 넣은 ‘해산물 퀴노아 토마토 스튜’와 병아리콩으로 만든 고소한 허머스를 시금치, 토마토와 함께 즐기는 ‘병아리콩 샐러드’는 설령 몸에 안 좋은 음식이라고 해도 거부하기 힘들 만큼 훌륭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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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샐러드셀러

 ‘매일 샐러드가 먹고 싶어서 오픈했어요’라고 덤덤하게 말하는 고우리, 김주홍 부부는 원가가 비싼 식재료를 한 그릇만 팔고 말 것처럼 아낌없이 그릇에 담아 낸다. 조금만 신선도가 떨어져도 다 내다버리는 채소가 너무 아깝다며 이 힘든 일을 왜 시작했을까 발등을 찍는다고 하소연을 하다가도, 휴일인 줄 모르고 연거푸 매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자몽이며 오렌지를 하나씩 쥐여 보낸다. 보다 캐주얼한 샐러드를 손님에게 내고 싶다는 이들은 엄격한 비건이나 유기농 대신 좀 더 문턱을 낮춘 편안하고 맛있는 샐러드를 만든다. 케일, 로메인, 베이컨, 아보카도가 들어간 ‘아보카도 샐러드’와 퀴노아, 병아리콩, 닭가슴살을 바질페스토 드레싱으로 마무리한 ‘퀴노아 그레인볼’이 인기 메뉴이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고기와 토마토, 갖은 야채가 듬뿍 들어간 진한 치폴레 수프를 곁들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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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볼리포인트

한국 사람들의 소울푸드인 ‘치맥’을 ‘새맥(새우와 맥주)’으로 대체하려는 패기 넘치는 젊은이들이 있다. 동창생 4명이 뜻을 모아, 세계 각국의 새우 요리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메뉴로 슈림프 하우스 ‘볼리 포인트’를 낸 것. 새우잡이 어선들이 모이는 지점을 뜻하는 이 식당은 11가지 메뉴 중 새우가 들어가지 않은 요리가 단 한 가지도 없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에콰도르산 흰다리 새우를 일일이 손질해 사용하며, 메인 요리에 함께 나오는 소스는 아르헨티나의 치미추리 소스에 다양한 재료를 추가해 개발했다. 오동통한 새우에 소스를 찍어 나초와 곁들여 먹는 ‘슈림프 볼케이노’와 바게트나 크래커를 모차렐라 치즈, 체다 치즈, 베이컨, 양파 그리고 새우가 들어간 요리에 찍어 먹는 디핑 요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폭발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며 인기몰이를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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