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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즐기며 스트레스 푸는 건 좋지만 매일 바에 가는 건 지루하다.’ ‘내면의 예술성을 표출할 기회가 부족하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어울릴 수 있으면 좋겠다.’ 현대를 사는 어른들은 이렇게 느낀다. 세계적으로, ‘그리며 마시기(Paint and sip)’가 대세인 이유다. 서울에도 예술이 고픈 어른들을 위한 행사가 있다. 매주 주말 저녁 신촌에서 열리는 페인트 투나잇이다. 학원이 아닌 아늑한 바에 모여 강사의 시연을 보며 2시간 동안 그림을 그린다. 캔버스와 물감 등의 재료는 모두 준비되어 있어 가뿐히 몸만 가면 된다. 그림에 소질이 없다는 이유로 주저하지 마시라. 필요한 모든 과정을 하나 하나 알려주기 때문에 누구나 제법 그럴 듯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또한, 여러 명의 강사가 함께하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는 중에 언제나 질문을 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완성한 작품은 준비된 캔버스 가방에 넣어 가져가면 된다(직접 그린 그림으로 집안을 장식하는 것에는 특별한 기쁨이 있다).

페인트 투나잇은 회사 보고서 작성과 수익률 달성에 지친 어른들, 내용 없는 데이트에 질린 커플에게 흥미로운 행사다. 오랜만에 여러 색의 물감을 조합해보고, 누군가와 함께 캔버스를 완성해 나간다는 건 분명 신선한 경험이다. 하지만 창의성을 표현하고픈 사람, 진지한 배움을 원하는 사람에겐 적합하지 않다. 모든 작품은 초보자가 완성하기에 가장 손쉬운 형태로, 주제나 표현 자체로 감흥을 느끼기엔 어렵다(영화 < 프로즌 >에 등장하는 눈사람 ‘올라프’의 튀어나올 듯한 눈을 그릴 때 감동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모든 과정도 간소화(유선지 트레이싱, 물체 대고 그리기 등)되어 있어, 무언가를 ‘표현’한다고 하기엔 다분히 제한적이다. 더욱 아쉬운 점은 1인당 1잔의 음료를 별도로 꼭 사마셔야 하고, 와인도 종류가 표기되지 않은 한가지 밖에 구비되어 있지 않다는 점. 그조차 ‘칠’하게 ‘그리며 마시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페인트 투나잇이 ‘와인과 미술이 만나는 품격 있는 밤’을 표방하는 행사임을 생각하면 더욱 실망스러운 부분이다(그래서인지 와인을 마시는 참가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강사의 지시만 따른다면 예외 없이 한 개의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스스로 무언가를 완성한다는 성취감에 희열을 느끼되 술은 그다지 즐기지 않는 ‘범생’ 어른들에게 추천한다. 그리고 역시 에디터는 범생은 못 된다.

상세내용

주소
백범로1길 21, 7층
마포구
서울
가격
1회 3만5000원(음료 별도), 하우스와인 9000원, 맥주 7000 - 9000원, 칵테일 7000원 - 8000원, 쥬스 및 에이드 6500원 - 7500원
운영 시간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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