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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24시간: 알뜰족

세계에서 가장 물가 비싼 도시 중 한 곳, 서울에서 24시간을 보내는 방법. 안 먹고, 안놀고, 정처 없이 떠돌기?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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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rim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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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부터 이튿날 아침 9시까지. 24시간, 13가지 코스를 모두 실행하면 차비 제외 약 5만 원이 든다. 모든 행선지는 지하철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문화와 역사를 느끼는 관광, 배부른 먹방, 적당한 휴식과 낭만적인 파티가 있는, 돈 아껴도 초라한 기분은 들지 않는 코스다.

09:00~10:00 ▶ 베이글루에서 모닝 세트로 아침 식사
  • 5 최대 별점 5개
  • Restaurants
  • 용산구
  • 추천작

베이글루는 오전 8시에 문을 여는데, 11시까지 모닝 세트(베이글과 크림치즈, 커피)를 4000원에 제공한다. 맛은? 너무 맛있어서 오히려 맛있다는 사실을 믿기가 힘들 정도다. 에디터가 뉴욕이 아닌 다른 곳에서 수없이 먹어본, 겉은 눅눅하고 안은 부스러지는 빵 같은 짝퉁 베이글이 아니다. 플레인부터 통밀, 블루베리, 마늘 등에 이르는 다양한 베이글 종류는 놀라울 정도. 함께 제공되는 크림 치즈의 종류도 매우 다양할 뿐 아니라 클래식한 베이글 샌드위치도 선택할 수 있다. 베이글루의 주인장은 몇 달 동안 뉴욕에서 지내며 ‘완벽한 베이글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연구'했다고 한다. 안쪽은 촉촉하고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히는 이곳의 베이글은 만족스럽다.

10:00~12:00 ▶ 무료면서 훌륭한 예술 전시 혹은 영화 관람하기
  • Art

가슴은 감동으로, 머리는 영감으로 채우되 지갑은 넣어두기. 이렇게 알찬 방법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해보자. 문화역서울 284의 부인대기실 내 소극장에서는 '시간'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모아 무료로 상영 중이다. <사랑의 블랙홀>, <이터널 선샤인> 등 상영작도 좋다. 대림미술관이 운영하는 구슬모아당구장은 입장료가 상시 무료. 현재는 '한국의 베트멍'이라고도 불리는 예술가 집단 아더 에러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디뮤지엄에서는 마드모아젤 프리베 展을 통해 칼 라거펠드가 디자인한 12벌의 오트 쿠튀르 드레스를 감상할 수 있으며, 루이 비통의 아카이브 속 디자인의 유산을 엿볼 수 있는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 루이 비통> 展과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기획전 <하이라이트>, 그리고 1960~70년대에 독일로 이주한 한국 간호사들의 삶을 보여주는 기획전시까지, 다양한 전시를 서울 곳곳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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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14:00 ▶ 통인시장 구경하고 길거리 음식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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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 & 페어
  • 종로구
  • 가격 1/4

서촌 주민들이 가장 부러운 이유다. 야채, 과일이 싱싱하기로 소문이 자자하고, 밥반찬 역시 종류도 다양하고 맛깔스럽다. 계란 소시지 부침, 계란말이, 햄 볶음 등 일반 반찬 가게에서 보기 어려운 어린이 입맛 아이템도 많다. 기름떡볶이, 전집 등 오래된 맛 집은 물론, 서촌이 북적이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맛집도 많이 생겼다. 100미터는 족히 넘는 아케이드를 따라 걷다 보면 뭘 먹을지 고민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다. 사찰음식, 닭튀김, 국수, 전, 분식, 식혜, 수정과, 떡 등 아이템이 다양해서, 메뉴만 고르면, 전채에서 디저트까지 시장 안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다.

  • 4 최대 별점 5개
  • Things to do
  • 추천작

경복궁에 무료입장하고 한시적으로 개방하는 경회루를 관람하거나, 북촌을 걸으며 600년의 역사를 배우기, 순수한 모습의 가옥들이 있는 남산골한옥마을에서 문화유산 해설과 함께 공예 장인들의 시연을 보고 다도를 체험하는 것. 서울의 오래된 모습과 정취를 보고, 느끼고, 배우는 가장 알찬 방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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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18:30 ▶ 낮잠 카페에서 여독 풀고 나이트라이프 준비
  • 3 최대 별점 5개
  • Things to do
  • 종로구
  • 추천작

오후에 즐기는 달콤한 낮잠, 시에스타. 북촌을 즐기는 방문객들에게 낮잠 카페는 걷느라 지친 다리를 달래주고 어제의 숙취 해소를 도와주는 단비와 같다. 창문을 가리고 있는 얇은 커튼, 군데 군데 걸려있는 안대, 아담한 책장과 해먹들. 낮잠 카페의 실내 풍경은 단촐하다. 해먹과 해먹 사이를 가려주는 가리개가 있어, 옆 사람과 눈 마주칠 일도 없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가야 하는 고객들을 위한 '알람 서비스'도 제공한다. 각각의 해먹에는 전기방석과 담요가 제공되며, 보온 물주머니와 핫팩까지 제공한다. 담요에 녹아든 몸을 추스리고, 이용 요금(1시간 6000원)을 지불한 후에 무료로 제공되는 테이크아웃 음료를 챙겨 가벼운 걸음으로 카페를 나설 수 있다. 

18:30~19:30 ▶ 6000원~9000원대 한식 취향대로 골라 먹기
  • 4 최대 별점 5개
  • Restaurants
  • 추천작

서울에는 더 값싼 음식도 많지만, 무조건 저렴한 곳이 아닌 '괜찮은' 식사가 필요할 때가 있다. 1인당 1만 원이 들지 않으면서도 만족스러운 한 끼가 있는 서울의 식당들. 비빔밥, 감자탕, 한국식 돈가스, 제주 토속음식, 산나물밥, 족발, 녹두전 그리고 해외에선 '코리안 치킨'이라 불리는 양념치킨까지. 외국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혹은 아직 안 먹어봤다면 사랑에 빠질) 한식 메뉴로 육·해·공 다양하게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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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20:00 ▶ 홍대놀이터에서 사람 구경하기
  • 4 최대 별점 5개
  • Attractions
  • 마포구
  • 추천작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 자리한 홍익 어린이공원. 해가 지면, 곳곳에는 인디 록 거리공연에, 랩을 하는 사람들, 젊은이들을 전도하려 현대 찬송가를 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뒤섞여 ‘홍놀’ 특유의 소음을 만들어낸다. 홍대 터줏대감이라 자부하는 각기 다른 사람들과 클럽에서 잠시 나와 편의점 술로 목을 축이는 사람들, ‘돈 안 드는 구애’에 열 올리는 사람들, 이곳에서 아예 사는 듯한 사람들, 각자 다른 이유로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 등 홍대 놀이터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은 다양하다. 물론,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다 나타난 ‘막걸리 아저씨’도 빼놓을 수 없다. 24시간 열려있는 홍대 놀이터는 역동적이고, 시끌벅적하고, 낭만적이고, 종종 쓸쓸한 서울의 단면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20:00~22:00 ▶ 제비다방에서 와인 홀짝이며 인디 공연 감상
  • 4 최대 별점 5개
  • Restaurants
  • 까페
  • 마포구
  • 가격 1/4
  • 추천작

낮에는 '제비다방'이란 이름으로 커피를 팔고, 밤에는 ‘제비다방’ 간판의 글씨가 ‘취한제비’로 바뀌면서 바로 변신한다. 그리고 취한제비답게 사람들은 이곳에서 각종 술을 마시며 밤을 보낸다. 취한제비는 무엇보다 지하 무대에서 매주 수많은 인디밴드 공연을 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공연은 1층 카페의 뻥 뚫린 중앙 홀을 통해 위에서도 관람이 가능하다. 지하의 바에서 유명 밴드가 공연하는 날에는 매우 붐비므로 일찍 가서 자리잡기를 추천한다. 아니면 1층 바의 자리에 앉아 맥주 한 병을 시키고 아래층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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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24:00 ▶ 서울 가맥집에서 즐기는 값싸고 낭만 있는 한 잔
  • 4 최대 별점 5개
  • Bars
  • 매점
  • 추천작

‘가맥’은 전주만의 독특한 음주 문화다. 일반 슈퍼마켓처럼 맥주를 파는데, 그와 함께 가게마다 특별 안주도 판다. 서울에도 황태구이에 맥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들이 있다. 익선동에 자리한 거북이 슈퍼는 어린 시절 가게 모습을 떠올린 박지호 대표가 먹태와 쥐포를 연탄불에 구워 낸다. 물론, 옆집 꼬마가 사탕을 사러 오고 앞집 아저씨가 담배 사러 오는 엄연한 슈퍼다. 연남동의 연남슈퍼도 주류와 함께 황태구이, 오징어 등의 안주를 판다. 하얀 벽에 가득한 손님들의 낙서가 정겨운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나 연탄불에 굽는 황태구이. 후식 메뉴인 라면도 별미다.

24:00~04:30 ▶ 입장료 없는 라운지에서 밤새 흔들기
  • 3 최대 별점 5개
  • Nightlife
  • 추천작

서울의 음악과 나이트라이프 신(Scene)을 지지하는 우리. 택시 잡다 모범택시가 지나가면 머쓱하게 고개를 돌릴지는 몰라도, 클럽 입장료 1~2만 원 아끼려고 하는 사람들 아니다. 하지만 여럿이 모여 왁자지껄 떠들고 한바탕 취하는 긴 밤, 음악이 몸을 들었다 놨다 하는 진동을 느끼며 흔들고 싶은 충동에 휩싸일 때가 있다. 모두를 끌고 클럽으로 향했을 때 2만 원 X N명이라는 조건이 흥 돋울 기회를 좌절시키는 건 솔직히 사실이다. 소중한 당신의 흥을 위해 무료로 입장해 밤새 흔들 수 있는 라운지들을 모았다. 특별한 공연이나 행사가 없는 날엔 무료로 들어갈 수 있고, 특정한 요일엔 언제나 고정으로 무료 파티를 여는 곳들도 있다. 술 한 잔 정도는 주문해야겠지만, 대부분 많은 부담 없는 가격에 음료를 내는 곳들이다. 일렉트로닉, 힙합, 복고, 드럼 앤 베이스까지, 트는 음악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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