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좋아요
저장하세요

혼자여도 괜찮은 동네, 망원동

골목에는 여전히 상인들의 힘찬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새로 생긴 가게에는 화려한 간판 대신 예쁜 이름이 붙어 있다. 그래서일까. 정이 묻어나는 이곳에서는 혼자여도 외롭지 않다.

홍대와 합정동의 옆 동네. 한강을 끼고 있는 망원동은 1인 가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동네다. 또 뮤지션의 작업실과 합주실, 작가들의 소규모 공방이 많은 곳이다. 그래서인지 망원시장을 돌아다니면 혼자 장을 보는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타 가방을 멘 뮤지션을 마주칠 수도 있다. 개성 강한 개인들의 공간이 자리를 잡고 소문을 타면서 외부 사람에게 ‘핫한 동네’로 소개된 것도 여러 번. 젊은 사장이 운영하는 카페 ‘스몰커피’와 부부가 결혼식 비용을 모아 만든 ‘카페 부부’ 같은 곳들은 이미 유명해져 이 동네에선 '망원 뉴 웨이브'의 1세대로 여겨진다. 최근에는 그 흐름에 힘입어 작지만 알찬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이 보물 같은 공간들을 발견하려면 눈을 크게 뜰 것. 화려한 입간판 대신, ‘커피가게 동경’, ‘빙하의 별’처럼 예쁜 이름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비바쌀롱

망원동은 개성 넘치는 카페와 식당이 주택가 사이사이에 숨어있어 골목을 느긋하게 탐험하는 재미가 있다.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한 가게들은 세련되거나 웅장하진 않지만 저마다 감성이 뚜렷해 시선을 잡아끈다. 건물 외관의 빨간색이 눈길을 사로잡는 비바쌀롱은 이런 망원동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카페다. 대여섯 평 남짓한 공간은 눈길 닿는 곳마다 인형과 아기자기한 잡화로 가득해 마치 인형 모으기를 즐기는 친구의 집에 초대받은 듯 아늑하다. 디즈니의 정품 캐릭터 인형과 마리오 피규어, 아이언맨 굿즈는 물론, 키치한 디자인의 코카콜라 디자인 상품이 가득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게 된다.

더 읽기
마포구

리네아의 가게

잡화점은 잡다한 물건을 파는 가게다. 주인장의 취향에 따라 취급하는 물건도 천차만별이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게 되는 것이 매력이다. 최근 1, 2년간 서울에도 우후죽순처럼 잡화점이 생겨났지만, 대부분이 엇비슷한 중국산 제품을 판다. 이런 공장제 소품에 식상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이곳은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망원동의 골목에 숨어 있는 이 가게는 알록달록한 깔개와 포크, 찻잔 같은 생활용품부터 스노우볼이나 손가락 인형 같은 장식품으로 가득하다. 프랑스, 일본, 티벳과 중국, 대만 등 여러 나라에서 지인들을 통해 어렵사리 공수받은 소품들은 척 보기에도 구하기 위해 상당히 발품을 팔았을 것 같은 ‘레어템’. 마녀와 동물, 유리 세공품을 좋아하는 주인장의 기호가 분명히 드러나 있다는 점도 재미있다.

더 읽기
마포구

817 워크샵

아담한 가게가 즐비한 망원동을 걷다 보니 키 큰 잿빛의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무엇을 하는 곳인지 확실히 알려주는 간판은 없다. 외벽 위로 단순히 ‘817’이라 써진 사인이 전부다. 그나마도 소박한 모습이라, 얼핏 보면 단순한 건물번호 같기도 하다. ‘817’은 사실 이곳의 이름이자, 정체성을 나타내는 숫자다. 인테리어 디자인과 홈 스타일링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 817 디자인 스페이스에서 2015년 문 연 카페인 것. 다분히 ‘힙스터스럽’게도, 음료를 주문하는 카운터는 넓은 창고 같은 공간을 지나야 만날 수 있다.

더 읽기
마포구
Advertising
더보기

망원동에서 만난 사람들

허수완

허수완

“신혼 때 자리 잡아서 이 동네 산 지는 60년 됐어. 이북에서 내려와 얼마 안 됐을 때라, 가진 게 없어서 여기서 살기 시작했지. 그때는 말도 마. 난리도 아니었지. 근데 월드컵 경기장 생기고 나서 점점 살기 좋아지더라고. 오늘은 자려고 누웠다가 고장 난 시계가 생각나서 금은방 가려고 나왔어.”

박정란

박정란

“2014년부터 일렉트릭 뮤즈라는 음악 레이블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망원동으로 출퇴근을 하게 됐어요. 저희 말고도, 레이블 사무실이 꽤 있고 인근에 뮤지션 작업실이나 합주실이 많아요. 오며 가며 자주 뮤지션을 보죠. 최근에는 브로콜리너마저의 윤덕원 씨를 망원시장에서 봤어요. 퇴근길에 망원시장에서 저녁을 먹는 일이 많은데, 요즘은 잔치국수를 자주 먹어요.”

임수진

임수진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이곳에서 다니며 자라온 동네라 그런지, 망원동은 엄마의 품 같은 느낌이 있어요. 스무 살 즈음 잠시 다른 나라에서 살다가 들어왔을 때, 여전히
변하지 않은 동네와 반겨주는 친구들이 있어 ‘고향’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느꼈죠. 늘 한결같은 망원시장이 가까이 있어서 좋은데, 순이네 고릴라 분식집은 오랜 단골이에요.”

Advertising

댓글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