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한 장으로 누리는 호사

배춧잎 한 장,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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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연예인들이 일주일 간 만원 한 장으로 버티며 돈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1만원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일주일을 버티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단 하루, 아니 몇 시간만이라도 만원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을까? 아무리 돈의 가치가 과거에 비해 떨어졌다 한들 만 원은 여전히 적지 않은 돈이다. ‘만원씩이나’가 아니라 ‘만원밖에’ 안 하는데 당신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안겨줄 알짜배기 리스트가 여기 있다. 지금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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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하면 떠오르는 술은? 만일 이 술의 이름을 댄다면, 그는 상당한 애주가임이 틀림없다. 삼해주(三亥酒)는 정월 첫 해일(亥日: 돼지날)을 시작으로 세 번의 해일마다 정성스레 빚는 술이다. 세 번에 걸쳐 빚기에 쌀 소비가 크고(지금과 다르게 조선시대엔 쌀이 귀했다) 익히는 시간도 오래 걸려 아무나 마실 수 없었다. 그러니까 조선시대에 양반들만 마실 수 있던 귀하디 귀한 고급 술인 것이다. 한 때 금주령이 내려지기도 했지만, 다행히 명맥을 유지해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되었고 지금은 삼해소주 장인 김택상 선생이 운영하는 삼해소주가에서 전수되고 있다. 같은 증류소주지만 초록색 병에 담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 소주와는 다른 술 맛을 지닌 삼해소주. 세번 빚은 덕에 술 맛은 기가 막히게 진하고 좋다. 말만 들어서는 너무 특별하고 귀한 술이라 일반인들은 접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삼해소주가 공방에서 김택상 장인이 직접 빚은 각종 전통 탁주, 약주, 소주 그리고 막걸리 등 약 12종의 술을 단 1만원에 시음할 수 있다. 유투브를 통해 삼해소주를 접한 외국인들의 방문도 끊이지 않는다. 이런 외국인들의 반응에 화답하듯 김택상 장인은 영국을 비롯한 미국과 스페인 등에 삼해소주를 알리기 위해 방문할 예정이라고. 파란 눈의 외국인들이 오크 향 짙게 밴 위스키 대신 삼해소주를 기울이는 날이 오길 고대한다.  

  • 케이크 가게
가성비 갑인 '케이크를 부탁해'의 홀케이크 : 1만원
가성비 갑인 '케이크를 부탁해'의 홀케이크 : 1만원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빠질 수 없는 게 있다면 단연 케이크다. 한 번 먹으면 사라지지만 없으면 조금 아쉽기도 한 케이크는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사기엔 부담이 된다. 적게는 2만원부터 시작해 5만원이 훌쩍 넘기도 하는, 비싼 가격 때문에 일회성 이벤트를 위한 ‘사치품’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기념할 일이 코 앞인데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케이크를 부탁해’는 36가지 모든 케이크를 1만원에 판다. 언제든지 1만원이면 케이크 한 판을 살 수 있다. 크기도 서너명이 먹기 충분할 만큼 크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철저히 무시하듯 ‘케이크를 부탁해’의 모든 케이크는 여느 베이커리 못지 않게 디자인과 맛에 세심한 신경을 쓴다. 치즈, 생크림, 무스 케이크 등 기본적인 케이크 외에도 천연과즙과 생크림을 혼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크림제조공법으로 만든 바나나, 청사과, 메론초코, 레몬 케이크 등 독특한 케이크도 인기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조각 케이크 하나에 1만원인 요즘, 홀 케이크 하나를 혼자 먹어도 전혀 부담 없는 1만원 케이크. 이젠 매일매일이 기념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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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커피 '게이샤커피', 바리스타 챔피언이 있는 센터커피에서 마시기 : 9000원
신이 내린 커피 '게이샤커피', 바리스타 챔피언이 있는 센터커피에서 마시기 : 9000원

영화 <게이샤의 추억>의 게이샤가 아니다. 아프리카 커피 주요 생산국인 에티오피아와 관련이 있는 게이샤 커피는 파나마 에스메랄다 농장에서 시작해서 화제가 된 품종으로 자몽과 장미, 초콜릿과 캐러멜의 향미가 잘 융합된 커피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커피 품종으로 꼽힌다. 커피업계의 로버트 파커에 비견되는 팀 윈들보가 역사상 최초로 100점 만점을 평가하기도 하였고, 어떤 품평관은 커피에서 신의 얼굴을 보았다는 의견을 내어신의 커피라고도 불린다. 또 에스메랄다 농장에서 재배되어 최고의 찬사를 받은 커피파나마 하시엔다 라 에스메랄다 게이샤는 커피경매에서 1파운드에 21달러라는 경이적인 낙찰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파나마 게이샤 생두 1kg이 수십만 원을 호가할 만큼 귀하다. 신이 내린 커피게이샤 커피를 성수동 센터커피에서 마셔볼 수 있다. 바리스타대회 챔피언 박상호 바리스타의 손에서 브루잉 된 게이샤 커피는 세가지 가공 방식으로 추출되는데 더블 소크방식으로 추출된 게이샤 커피는 9000원에 마셔볼 수 있다. 처음 접한다면 게이샤 커피 훌륭한 풍미를 잘 느낄 수 있는 뜨거운 커피를 추천한다. 나를 위한 한 잔의 사치, 이 정도면 황홀하지 않나?

4. 아름다운 봄과 가을 산사 템플스테이 : 1만원

유려한 자연경관과 전통문화의 숨결이 고스란히 간직된 산사를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 2001년에 사찰체험관광프로그램으로 시작해 단순히 하루 혹은 이틀 사찰에 머무르면서 산사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보다 구체적인 일정과 프로그램에 따라 운영된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는 ‘이색체험’으로 알려져 찾는 사람들이 매해 증가해 현재까지 외국인 42만 명을 포함해 400여만 명이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산사의 봄과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많이 찾으며, 참선과 예불, 108배 등 사찰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놀라운 건 이 템플스테이를 1만원에 체험할 수 있는데, 매년 봄과 가을 관광주간에 맞춰 진행되는 ‘행복만원 템플스테이’가 바로 그것. 전국 템플스테이 운영사찰 중 80여 곳 대상으로 참가자 선착순 5,000명에 한해 1박2일 템플스테이를 내국인은 1만원, 외국인은 당일형으로 5000원에 체험할 수 있다. 신청은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하며 영어도 지원돼 외국인도 신청할 수 있다. 가을 관광주간은 매년 10월 말부터 11월 초에 진행된다.

신청 https://www.templest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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