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승효상 건축가는 서울에서 가장 위대한 건축으로 종묘를 꼽았다. 그 중에서도 종묘 안의 중심건물인 정전 앞의 넓은 마당, ‘월대(月臺)’를 절대적인 아름다움의 공간으로 보았다. 100m에 달하는 기다란 정전의 장엄하면서도 절제된 건축미도 뛰어나지만, 이 앞에 완벽히 비어있는 월대 때문에 종묘는 극도로 아름답다고 했다. 비가 부슬거리는 날 오후 4시즘. 비오는 오후에 혼자 돌마당 위에 서보라. 형용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이 몰려온다고, 일찍이 승효상 건축가는 고백했다.
장마가 시작됐다. 비 올 땐 집에서 꼼짝 않고 있는게 가장 좋다는 사람도 있지만, 실은 비가 와서 더 가기 좋은 곳도 있다. 빗소리가 천장으로 타닥타닥 떨어지는 소리, 유리 천장이라면 더 운치있을 카페들, 향긋한 커피가 있다면 더 좋을 곳들. 카페 뿐만 아니라, 비 올 때 가면 더 정감 넘치는 명소와 비 올 때 생각나는 막걸리 맛집까지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