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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방을 탈출하라!

들어가면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탈출하는 데 성공하면 나만 알기 아까운 비밀이 생긴다.

서울만큼이나 빠른 도시는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인터넷의 체감 속도는 빛보다 빠르고(심지어 카페 와이파이도 웬만한 외국의 가정집 인터넷보다 빠르다) 뭐 하나 ‘떴다’ 하면 동대문시장의 풍경은 원단, 스타일, 그리고 옷의 길이까지 하나로 맞춰 옆집보다 더 싼값에 유행의 실루엣을 내놓는다. 하지만 이렇게 트렌드에 목숨을 거는 도시도 뒤처진 게 하나 있다. 이름은 ‘방탈출’. 탈출을 목표로 둔 온라인 게임을 ‘방’, 또는 우리의 삶 속으로 고스란히 옮긴 체험형 게임이다. 닌텐도 Wii의 진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상상력을 가미해 만질 수 있는 단서를 앞에 두고 머리와 몸을 열심히 굴려야 한다. 홍대를 비롯해 강남에도 이런 카페가 생겨나고 있지만, 타임아웃 서울 에디터 두 명은 미리 예약한 외국인 친구들의 ‘깍두기’로 끼어 방탈출 카페를 찾았다. 
 
제한 시간은 60분, 제한 인원은 4명, 탈출할 방은 하나. 나는 1973년도에 수수께끼를 풀러 온 스파이다. 억지로 최면을 거는 순간 옆방에는 복수에 들뜬 함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진짜 보스의 서재에 잠입한 것도 아닌데 뭔 난리래. 핸드폰과 카메라를 로커에 넣고 ‘스파이 룸’에 들어섰을 때만 해도 나의 동공에는 영혼이 없었다. 하지만 11분 57초를 남기고 방을 탈출했을 때, 우리 네 명은 모두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특히나 서프 바에서 일할 법한, 수염이 덥수룩한 주인이 모두 이 방을 탈출하는 건 아니라고 했을 때는 작은 나라라도 구한, 엄청난 성취감이 밀려왔다. 방 속의 비밀을 공유할 수 없고, 미리 말할 수도 없지만 아쉽지는 않다. 승리와 기념사진은 탈출한 자가 얻어낸 상이니까. 이 ‘게임 몸치’도 서울 이스케이프 룸을 전폭적으로 추천한다. 

탈출하기 전에 알아둘 것들

1

해보고 싶으면 곧바로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게 좋다. 말했다시피 타임아웃 서울 에디터들도 깍두기로 끼어 겨우 들어갔다.

2

미션을 수행하기 전에 화장실에 꼭 들를 것. 한 시간 안에 못 나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3

같이 갈 친구를 잘 선택해라. 경험자로서 탈출은 (전혀) 쉽지 않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준다. 똑똑한 친구 한 명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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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하기 전과 후

Pernilla(퍼닐라)

탈출 전 평소 휴대폰으로 탈출 게임을 자주 하는 중독 환자다. 이런 게임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 수수께끼를 푸는 것은 내가 인생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니까.

탈출 후 작년에는 프라하에 있는 이스케이프 룸을 다녀왔는데, 서울 방탈출 카페가 훨씬 더 복잡하다. 방에 들어가기 전부터 들떠 있었지만, 시간 내에 단서를 풀어 더욱 기쁜 마음으로 방을 나왔다.

Krille(크리엘라)

탈출 전 몇 년 전에 같은 게임을 컴퓨터로 접해본 적이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자신은 있지만, 나의 힘, 또는 능력으로는 역부족일 거라는 생각도 든다. 

탈출 후 방탈출 게임이라는 콘셉트 자체는 4점을 주고 싶다. 이곳 홍대에 있는 이스케이프 룸은 3점(별 다섯 개로 점수를 주는 시스템은 나의 까다로운 기준을 보여주지 못한다).

Hahna(윤하나)

탈출 전 방탈출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내가 유일하게 하는 게임은 스크래블인 데다, 메뚜기의 뜀박질 간격만큼이나 심장이 약하다. 들어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다. 

탈출 후 와! 내가 웃으면서 나오다니. 심장마비도 안 걸렸고, 무섭지 않았다. 아는 친구 모두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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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이 꽉 찼을 땐?

더 볼트

미션 임파서블의 톰 크루즈를 빙의할 수 있는 방탈출 카페는 스릴보다는 재미로 매력을 뽐낸다. 미션 수행 후 흥분된 영혼은 바에서 ‘치맥’으로 밤 늦게까지 달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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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이스케이프

인신매매를 테마로 하는 이곳의 가장 인기 있는 방은 ‘키드냅(납치의 방)’. 안대를 쓰고 미션을 수행해야 된다니, 심장이 약한 이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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