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온 작곡가 필립 글래스

필립 글래스가 3월 22일부터 23일까지, 단 이틀 동안 공연되는 자신의 필름 오페라 [미녀와 야수]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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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이후 13년 만에 내한한 작곡가 필립 글래스. 그의 장 콕토 3부작 중 하나인 [미녀와 야수] 기자간담회가 22일 오전에 열렸다. [미녀와 야수]는 필립 글래스가 장 콕토의 동명 흑백영화에 자신의 음악을 입혀 1994년 오페라 형식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일흔아홉 살의 거장은 마치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할아버지처럼 자신의 작업에 대해, 그리고 오늘 오후에 있을 공연 [미녀와 야수]에 대해 말했다.

필립 글래스 표 [미녀와 야수]의 시작

장 콕토의 영화 [미녀와 야수]는 1946년에 만들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가장 먼저 만든 영화 중 하나다. 나는 1966년 파리에서 음악 공부를 마무리했는데 그 덕에 불어를 꽤 할 수 있었고 프랑스 영화의 역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파리에 있는 영화관에서는 학생들을 지원해 학생들이 적은 돈으로도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때부터 장 콕토의 영화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장 콕토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고 수많은 업적을 남겼는데, 이것이 흥미로웠고 나에게 영감을 줬다.

[미녀와 야수]가 만들어지기까지

장 콕토의 [미녀와 야수]는 오페라 형식으로 풀어내고 싶었다. 시나리오와 함께 영화를 살펴보며 각 단어가 어떤 시점에 나오는지 측정해보았다. 그 후 영화를 약 30개의 장면으로 나누었다. 각 장면은 2분에서 2분 30초가량 이어졌는데, 짧은 장면을 이어붙이는 것은 보편적인 영화 작업이다. 각 장면을 바탕으로 악보를 펼치고 메트로놈을 이용해 각각의 음이 얼마나 긴지 확인한 후 음에 단어를 붙였다. 그리고 각각의 단어와 음이 영화에서 보이는 배우들의 입 모양과 맞아 떨어지도록 했다. 여기까진 긴 시간이 걸리는 작업은 아니었다. 약 2주가 소요됐는데, 빨래를 하나씩 너는 작업과 같았다고 할 수 있다. 논리적이면서도 흥미롭고 쉬운 과정인데, 이전과 이후에 아무도 이 방법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게 놀랍다. 그다음 데모 테이프를 만들어 목소리를 입히고 영상과 맞혀봤다. 이 과정에 들어가자마자 원했던 것처럼 이 둘이 정교하게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영상을 보며 각각의 단어와 음이 배우들의 입 모양과 가깝게 매치 되도록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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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의 [미녀와 야수]

스크린에는 배우들의 모습이 보이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우리에게 들리는 모든 소리는 스크린 앞 성악가의 목소리이고 오케스트라의 연주다. 어떻게 보면 연기가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스크린 속 배우들의 모습, 그리고 배우들을 보며 노래를 부르는 성악가의 모습. 우리는 이런 방식을 한 번도 시도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다. 아마 오늘 밤에도 비슷한 반응이 나올 것 같은데, 처음에는 사람들이 스크린 속 영상과 음악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한 6분 정도가 지나자 관객들을 알아차렸는데(그리고 관객들은 보통 동시에 알게 된다), ‘아!’하는 관객들의 소리가 마치 들리는 듯했다. 개인적으로 놀라운 경험이었다. 85분에서 86분 정도, 영화 말미에 관객은 노래와 영상을 일치해서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무대에 오르는 성악가들은, 영상에서 배우들이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서로 교감하며 공연을 한다.

22년 동안 이어지는 이야기

장 콕토의 작품을 가져오며 장 콕토가 공연예술을 깊이 이해하고 있고 놀라운 재능을 가진 예술가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작품 안에서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 삶이나 죽음에 대한 물음을 담는다. 장 콕토의 작품을 접하지 못했다면 나도 [미녀와 야수]를 만들지 못했을 거다. 이 공연은 원작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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