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숍은 오래전부터 취향 있는 사람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다. 10년 전 문을 연 코발트숍은 당시만 해도 만나기 힘든, 감각 있는 해외 브랜드 제품을 수입하는 것으로 입소문을 타 문화 예술계 종사자가 많이 드나들었다. 하지만 관광지처럼 변해버린 가로수길의 상권 때문에 잠시 숍을 접기도 했다. 그리고 2012년, 코발트숍을 꾸리던 멤버들이 다시 모여 새로운 코발트숍을 열었다. 기존에 운영하던 숍에 카페를 더해 돌아온 것이다. 10년 전이든, 지금이든 인테리어부터 브랜드 선택과 수입, 배경음악 하나까지 스태프들이 좋아하는 것들로 이뤄지는 코발트의 취향에는 깊이가 있다. 특히 코발트숍의 스테디셀러인 모노클, 젠틀우먼 같은 수입 서적은 코발트 카페 한켠에 푸짐하게 쌓여 있어 읽어보고 구매할 수 있어 좋다. 새해를 맞이해 코발트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일본 브랜드 디브로스(D-Bros)의 달력은 어떨지. 모든 날짜를 쉽게 뜯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뜯은 뒤에는 뒷면의 또 다른 디자인이 나타나는 ‘손맛’ 있는 제품.
알게 모르게 북유럽 식기나 일본 식기에 익숙해진 서울 사람들에게 소일 베이커의 제품은 특별하게 다가갈 것이다. 전통미가 담긴 자기나 유기 제품은 어쩐지 전시장이나 박물관에 있어야 할 것 같은 편견을 깼다. 대중들도 쉽게 살 수 있고 한국 특유의 멋이 담긴 중저가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한 젊은 대표가 ‘소일 베이커’라는 참한 그릇을 만들고 있다. 수수한 색을 썼는데도 고루한 느낌 없이 푼푼하고 현대적이다. 파주에서 구워지는 이 그릇들은 그릇 수집이 취미인 어머님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그런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그릇들이다. 지금과 같은 자리에서 키친 웨어 편집 숍 ‘카인디쉬(Kindish)’를 운영했지만 지금은 조금 더 ‘소일베이커’만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물론 지금도 매장 한켠에서는 소일베이커의 감성에 맞는 국내외 브랜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비누만큼 기분 좋고 깨끗한 오브제도 흔치 않다. 물이 닿기 전의 보송보송한 촉감, 물이 닿은 후의 매끈하고 보드라운 촉감 모두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녹인다. 연남동에 문을 연 비뉴는 수제 천연비누를 판매하고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는 숍이다. 진주, 숯, 모유, 스페인산 유기농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클로렐라, 단호박 등 비누 제작에 쓰는 재료의 이름만 들어도 피부의 모든 고민이 해결될 것 같다. 선물용 혹은 데커레이션 용으로 좋은 마카롱 모양의 비누와 향초도 판매한다. 이 또한 만들어 볼 수 있다. 실내를 가득 퍼진 상큼한 비누 향에 취해 비누 구경하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이곳에 한 번 발 들이면 돌아나가는 게 쉽지 않다.
향초가 인테리어 소품이 된 요즘, 세련된 소품과 군더더기 없는 가구로 채워진 실내를 완성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공간의 개성이 묻어나오는 ‘향’이다. ‘코스믹맨션’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은 화학성분이 일절 함유되지 않고 자연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을 배합하여 만들어지며, 100% 식물성 왁스를 사용하는 향초는 예민한 어린 아이와 동물에게도 안전하다. 불을 켜두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면 종이로 만든 홀더에 룸스프레이를 흠뻑 뿌려 방문에 걸어놓을 수도 있고 커튼이나 패브릭에 직접 분사할 수도 있다. 고체로 제작된 방향제는 방 한쪽에 걸어두기만 하면 3개월 동안 향이 유지된다고 하니 다양한 방식으로 원하는 향을 즐길 수 있다
“물은 어떻게 주면 돼요?”라는 질문에 “세 달에 한 번 듬뿍이요.”라는 대답이 돌아오자, 선인장을 보면서 묘한 느낌이 들었다. 강인하기도, 기특하기도, 쓸쓸해 보이기도 했다. 어쩌면 우리 자신의 모습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연남동에 문을 연 씨클드로에는 강인하고 기특한 선인장들이 한데 모여있다. 조형적으로 아름답게 자란 선인장을 엄선해 캠벨 스프통이나, 플라스틱 바스켓, 비커, 앱솔루트 보드카 병 등에 옮겨 심어 판다. 가수이자 포토그래퍼인 백성현 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수입한 p.f. candle의 향초도 구입할 수 있다. 선인장 가격은 25,000원대 600,000대까지 크기와 모양에 따라 다양하다.
세로수길 중에서도 조금 더 많이 돌아다닌 사람들이 발견할 수 있는 장소. 초콜릿 전문점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어른을 위한 선물 같은 공간이다. 푸드, 건축, 사진, 디자인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구비된 수입 서적부터 120년 전 기법을 사용해 만든 아트북 그리고 한정판 피규어들까지. 안목과 취향 있는 어른들이 죽고 못사는 것들만 골라놨다. 이곳을 운영하는 시인 부부 성미정 씨와 배용태 씨는 지금처럼 팝업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전에 (2008)를 쓰기도 했다.
2008년 ‘Contemporary European Design & Craft’ 전시를 기반으로 문을 연 에이치픽스는 외국 디자인 브랜드 중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를 발굴해 소개해왔다. 특히 귀여우면서도 독특한 뜨개질 인형으로 유명한 스코틀랜드 출신 디자이너 도나 윌슨은 에이치픽스의 대표적인 수입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도나 윌슨 뿐만 아니라 덴마크 리빙 브랜드인 럭키 보이와 OYOY 등도 정식으로 수입해 판매한다. 난잡할 수 있는 형형색색의 제품들인데도 한남점은 다량의 제품을 구획별로 센스 있게 배치해 구경하기 편리하다. 숍 근처에 또 다른 리빙 숍이 많아 매장별 셀렉션을 비교하며 쇼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상수동의 커피집 앤트러사이트로 가는 길, 유리 벽면에 아름다운 문구가 새겨진 작은 숍이 있다. 에이콜렉션은 ‘꽃보다 작품 한 점’이라는 모토 아래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산파 역할을 하는 아트 워크 편집숍이다. 동시에 일러스트레이터, 화가, 사진작가, 공예가 총 60인의 협동조합이다. 눈여겨 봐두면 좋겠다. 언젠가는 거장이 될 사람들의 작품을 손에 넣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까. 그림, 작품, 사진 뿐만 아니라 직접 조향한 오일로 만든 향초와 디퓨져도 판매한다. 향초의 컨테이너는 아티스트의 작품을 새겨 특수 제작했다. 초가 녹아 들어갈수록 말 그대로 작품이 빛을 발한다. 가장 최근 에이컬렉션과 협업한 작가는 영국의 라이언 맥긴리다.
세상의 모든 창의적이고 소담하며 아름다운 물건들이 마법에 걸려 이 곳으로 날아든 것 같은 숍이다. 삼각관계는 디자이너와 아티스트의 작품, 판로가 없는 소규모 생산자의 제품, 진취적인 독립 출판물 등을 위탁 판매하는 숍이다. 총 100여 개의 브랜드와 새로운 것을 원하는 소비자를 연결해 모두가 행복한 삼각관계를 맺고 있다. 가방, 액세서리, 비누, 향초, 그림, 엽서 등 다양한 아이템이 가득한데, 그중 가장 아름다운 제품은 동물 밀렵에 반대하는 취지로 만든 우드 헌팅 트로피다. 좋은 것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려는 예쁜 마음의 주인장 부부가 만든 작품답다.
디자인 브랜드 ‘웨일투웨일’과 ‘낮잠’이 둥지를 튼 원서동 54번지. 방 세 칸짜리의 일반 가정집이 공방과 쇼룸이 되었다. 숍 안에는 만들고 싶은 주제에 따라 종이, 도자기, 주얼리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디자인 작업을 하는 웨일투웨일의 엽서와 공책, 목걸이, 향초 등과 나무를 이용해 소품과 가구를 만드는 낮잠의 커팅 보드 등이 진열돼 있다. 그리고 9월부터는 ‘디자인잡화점’이라는 이름에 맞게 이곳과 어울리는 다른 디자인 브랜드의 잡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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