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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는 시장, 마르쉐@

마르쉐@에서는 농부, 요리사, 수공예가와 대화를 나누고 친구가 될 수 있다.

마르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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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품종인 앉은뱅이밀로 만든 빵, 강원도 정선의 더덕, 두릅으로 만든 저염 장아찌, 현미로 만든 케이크. 매월 둘째 주 일요일 혜화동에서 열리는 마르쉐@혜화에서 살 수 있는 음식들이다. 이곳에서는 흥정이 아닌 ‘대화’가 오간다. 이 채소는 어디에서 자랐고, 이 음식은 어떻게 요리한 것인지 묻고 답하는 대화가 이어지는 풍경은 지금껏 봐온 시장과는 조금 다르다.
 
2012년부터 이어진 마르쉐@은 요리사, 수공예가들이 함께하고 있지만 농부를 중심으로 한 시장이다. 환경단체 활동가로 일하던 이보은 씨는 4대강 사업을 지켜보며 감수성의 부재를 느꼈다. 그리고 텃밭을 가꾸는 게 감수성을 회복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도시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는 도시 농부들의 플랫폼 같은 시장 마르쉐@의 기획으로 이어졌다. 마르쉐@에 농작물을 출품하는 농부는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도시 근교의 농부와, 소규모로 경작하며 다품종을 소량 생산하는 귀촌 농부, 그리고 대를 이어 농사를 짓는 2세대, 3세대의 젊은 농부들이다. 작물을 키우는 방식에 제한을 두지는 않지만, 손님과 요리사와 대화하며 농부들은 자연스럽게 더 나은 방식을 찾기도 한다. 예를 들어 ‘준혁이네’는 처음 마르쉐@에 참여할 당시에는 비료와 농약을 조금씩 사용해 농사를 지었으나, 1년 반 뒤 유기농법으로 전환해 다시 시장을 찾았다.
 
마르쉐@은 매달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시장을 꾸린다. 지난 7월 말에는 ‘꿀’을 주인공으로 한 장이 열렸다. 전국에서 20여 가지의 꿀을 모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카시아꿀과 밤꿀 아니면 잡화꿀을 취급하죠. 그런데 밀원(벌이 꿀을 빨아오는 원천)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거든요. 꿀에 이름을 찾아줬죠. 산벚나무꿀, 팥배나무꿀, 밀감꿀. 그러면 사람들은 ‘내가 좋아하는 맛은 산벚나무였어’ 하고 느끼는 거예요. 이런 다양성의 차이가 주는 즐거움이 있잖아요. 이것을 누릴 수 있는 기호를 가진 소비자를 만들어내는 게 또한 마르쉐@이 필요한 이유예요.”
 
마르쉐@ 시장에는 없는 게 몇 개 있다. 우선 일회용품의 사용을 지양해 비닐봉투와 일회용기가 없다. 개인 바구니와 컵, 그릇을 가져와야 한다. 준비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보증금을 내고 그릇을 빌릴 수 있다. 판매자에게 그릇을 돌려주며 또 한번 즐거운 대화를 나누게 된다. 마르쉐@은 혜화동뿐만 아니라 매월 넷째 주 일요일에는 명동, 양재 등 서울 곳곳을 돌아가며 열린다. marchea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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