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름부터 완전히 바꾸었다. 쏘왓(So Wat). 왓(Wat)은 태국어로 ‘사원’이란 뜻인데, 발음은 영어의 ‘So what’과도 같다. 이중적인 의미가 재미있다. 쏘왓은 부다스벨리에서 운영하는 또 다른 타이 음식점이다. 이곳만의 특징이라면, 태국 중에서도 이산 지방의 음식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이산 음식은 우리나라의 전라도 음식이 그러하듯, 갖은 야채와 고기류에 젓갈을 기본으로 하는 소스로 맵고 새콤한 맛을 낸다. 이산 지방을 대표하는 음식 중에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쏨땀이 제일 유명하다. 이산 지방에서는 쏨땀의 종류만도 수십 개에 달할 정도. 또 이산음식은 “아! 매워!”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매운 것도 특징이다.
반포대교에서 녹사평 역으로 가는 이태원 초입, 오른편 언덕 위에 십자가보다 더 빨갛게 빛나는 ‘Berlin’이 있었다. 지금은 이 언덕 길이 일부러 찾아갈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베를린이 처음 터를 잡을 때만 해도 빈 언덕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때부터 베를린을 아지트 삼아 놀던 사람들은 진짜 베를리너처럼 남 신경 안 쓰고, 잘 놀고, 잘 마시는 이태원의 이단아들이었다. 하지만 그 이단아들도 중년이 되어가는 세월이 흐르고, 올해로 8년째를 맞은 베를린도 이제는 변신을 꾀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