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포대교에서 녹사평 역으로 가는 이태원 초입, 오른편 언덕 위에 십자가보다 더 빨갛게 빛나는 ‘Berlin’이 있었다. 지금은 이 언덕 길이 일부러 찾아갈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베를린이 처음 터를 잡을 때만 해도 빈 언덕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때부터 베를린을 아지트 삼아 놀던 사람들은 진짜 베를리너처럼 남 신경 안 쓰고, 잘 놀고, 잘 마시는 이태원의 이단아들이었다. 하지만 그 이단아들도 중년이 되어가는 세월이 흐르고, 올해로 8년째를 맞은 베를린도 이제는 변신을 꾀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