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 인정받기 어려운 음식이 김치찌개다. 집에서 먹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 엄마가 만든 김치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하다. 손님마다 제각각 다른 김치에 대한 취향을 객관화시켜 점심시간마다 줄을 세우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전북 고창에서 재배한 김치에 새우젓, 고춧가루, 다진 마늘, 황석어 액젓을 넣고 담근 묵은지를 1년간 숙성시킨다. 찌그러진 양은 냄비 가득 묵은지와 돼지 앞다리살, 파와 양파를 수북이 담고 고춧가루, 고추장, 다진 마늘, 김치 국물, 물을 넣고 팔팔 끓인다.' 여기까지가 세상에 알려진 장호왕곱창 김치찌개 레시피다. 그런데 집에서 아무리 비슷하게 끓여봐야 같은 맛은 나지 않는다. 신기한 일이다.
"뭐 해놓을까?" 해외 여행이나 출장에서 돌아올 때즘, 엄마는 항상 문자로 뭐 먹고 싶은지를 물어보셨다. 그러면 대답은 항상 똑같다. "돼지고기 들어간 김치찌개". 돼지고기 팍팍 들어가고 시큼한 김치 맛이 진국으로 우러난 김치찌개는 그동안 한식 못먹어서 울렁울렁해진 속을 단번에 풀어준다. 이젠 집이야, 하며 그동안 가출했던 마음도 되찾아준다. 김찌지개는 한국인들의 가장 대표적인 소울푸드다.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김치찌개집으로 소문난 집들을 모았다. 누구나 입을 모아 인정하는 맛집이다. 요즘처럼 쌀쌀한 날엔 더 가고 싶은 최고의 김치찌개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