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미술관 옆 레스토랑

멋진 전시 감상 뒤에는 미감을 만족시킬 맛 좋은 음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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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동물원. 미술관 옆 카페. 미술관 옆 캠핑장. 미술관 옆엔 뭘 갖다 붙여도 '있어보인다'. 미술관이 주는 예술적인 느낌 때문일까? 아니면 고급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운치 있는 거리에 자리잡은 미술관 다섯 곳을 모았다. 전시도 멋지고 공간 자체도 멋진 곳들이다. 미술관이 자리한 거리에는 예술의 여운을 이어갈 수 있는 근사한 레스토랑과 카페도 그림처럼 박혀 있다. 전시를 감상한 후, 따뜻하게, 혹은 작품만큼 멋지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미술관 옆 레스토랑을 모았다.    

1 정동길, 서울시립미술관 옆 레스토랑
1 정동길, 서울시립미술관 옆 레스토랑

덕수궁부터 시작하는 정동길에서는 세월의 고운 손길이 느껴진다. 시간이 고풍스러운 멋을 남기며 스친 이곳엔, 고운 노부인같은 우아함이 있다. 1928년에 지어진 서울시립미술관이 한 예다. 원래 대법원이었던 것을 1995년에 신축하며 르네상스 풍의 전면부를 보존했다. 아름답기로 이름난 미술관으로 2006년에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곳을 단순한 미술관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야외조각공원에서는 일년 내내 조각전시가 열리고, 자료실에서는 주요 미술관 자료와 학술지를 읽을 수 있다. 밤 10시까지 미술 관련 강의가 열리는 매주 둘째주와 마지막주 수요일의 ‘뮤지엄 나이트’도 빼놓을 수 없다. 고종이 살던 덕수궁과 1897년에 지었으니 올해로 120살이 되는 정동교회,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인 원각사를 모티브로 한 정동극장까지 둘러보면, 근사한 나들이 코스가 완성된다. 서울 한복판이니 맛있는 식당은 차고 넘치지만, 정동길에 왔으니 이곳에서 잔뼈굵은 식당을 가봐야 할 터. 오랜 내공을 자랑하는 정동길 근처 식당을 소개한다.

2. 독서당길, 디뮤지엄 옆 레스토랑
2. 독서당길, 디뮤지엄 옆 레스토랑

디뮤지엄이 위치한 곳은 한남동의 독서당로. ‘책을 읽다’의 그 ‘독서’가 맞다. 조선시대 때 인재를 선발하여 ‘독서 휴가’를 내어줬는데, 이후 그들의 교양을 넓히기 위해 운영했던 ‘독서당’에서 유래했다. 한남역에서 한남오거리를 거쳐 옥수·금호동을 지나 응봉삼거리로 연결되는 길. 멕시코, 인도, 이탈리아 등 11개의 대사관들이 밀접해 있는 독서당로는 본래 주거지로서의 성격이 강했다. 또한, 이곳에 위치했던 단국대가 2007년 이사를 한 후 기존 상권도 무너지는 추세였다. 하지만 이 한적한 길이 최근 몇 년 사이 ‘조용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는 추세다. 그 선두에 있는 것은 디뮤지엄. 예술을 사랑하는 20대와 30대 사이에서 ‘출첵 미술관’으로 불리는 대림미술관의 콘셉트를 더 넓은 전시공간에서 보여주는 곳이다. 예술에 관한 강연, ‘핫’한 클럽에서나 만날 수 있는 디제잉 파티도 열려 젊은 이들의 발길을 끈다. 부근엔 실제 당구장이었던 공간을 개조해 패션, 가구,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가 열리는 구슬모아당구장도 있다. 스피크이지 바의 전성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스피크이지 몰타르를 비롯해 새로이 관심을 끄는 오만지아, 옥스 등의 레스토랑과 바들이 한적하고 세련된, 독특한 상권를 형성한다. 이제는 ‘독서당길’이라는 좀더 친근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전시 관람 후 방문하기 좋은 식당들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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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신문로길, 성곡미술관 옆 레스토랑
3 신문로길, 성곡미술관 옆 레스토랑

성곡미술관을 가고 싶은 건 늘 카페 때문이었다. 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 중엔 가장 운치 있다고 생각했던 그곳은, 사실 커피를 사서 미술관 내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아무 벤치나 앉으면 가장 좋을 곳이었다. 카페 앞 테라스 자리도 주변 직장인들에겐 늘 인기자리. 이제 봄이 오면, 더욱 붐빌 자리다. (봄비가 올 때도 꼭 가보길 바란다.) 카페의 그 고즈넉한 분위기가 늘 성곡미술관까지 걷게 만들곤 했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구세군회관을 끼고 올라오는 사이, 많이 늘어난 카페와 레스토랑을 지나도 한눈 팔지 않는 이유다. 그래도 맛집은 곳곳에 숨어 있다. 직장인이 몰려드는 돈가스 백반집도 있고, 곤드레나물솥밥을 파는 집도 유명하다. 미술관 거의 다 와서 코너에 있는 커피스트는 10년째 자리를 지키는, 이 골목의 터줏대감 같은 곳. 지금도 경희궁 터인 신문로 일대는 한적함을 넘어 밋밋하게 느껴지는 거리지만, 조용히 터를 잡은 아래의 레스토랑과 카페들은 가도 또 가고 싶은 곳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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