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를 좋아하는 사람은 피자의 제일 중요한 부위가 크러스트라는 것을 안다. 맛있는 크러스트는 평범한 피자를 업그레이드하며 피자집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뉴욕 토박이 김유진은 이 점을 이해하고 크러스트에 집착했다. 서울에서 ‘진짜’ 뉴욕 피자의 맛을 못 찾은 그는 뉴욕으로 떠나 직접 피자업계에서 일하면서 비법을 배워 돌아왔다. 그리고 드디어 이달 초에 파트너 김유성과 유진은 뉴욕의 맛을 그대로 지노스 피자에서 재현했다. 그의 하루 일과는 크러스트 도우를 만드는 작업으로 시작한다. 이 도우는 24시간에서 72 시간 동안 발효시키면 푹신하고 탄력 있는 크러스트로 태어난다. 지노스의 크러스트는 다른 피자와 달리 바삭하고 가벼우면서 텁텁한 느낌이 없다. 물론 다른 재료에도 신경을 썼다. 재료는 대부분 미국에서 직접 수입하고 모차렐라 치즈는 이탈리아에서, 이탤리언 소시지는 국내에서 특별히 주문해 지노스에서만 맛볼 수 있다. 그의 많은 노력은 맛과 식감이 훌륭한 피자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우리의 추천은 뉴욕 슈프림이나 브루클린스 베스트(이탤리언 소시지, 적양파, 바질, 파르메산 치즈, 올리브오일이 들어간 시그니처 피자). 달고, 짜고, 시큼하고 매운맛의 조화를 이룬 넬리스 파이는 지노스의 제일 특이한 메뉴다. 한 가지를 고르기 어렵다면 걱정 말고 반씩 시켜서 두 가지 토핑을 즐기자. 오너 두 명이 서비스업계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서 그런지 지노스는 손님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고 편안한 분위기다. 뉴욕 본토의 맛을 서울에 가지고 오는 게 유진의 목표였다면 완벽히 성공한 것 같다. 글 제임스 유
이태원에 위치한 매덕스 피자는 뉴욕에 있는 아티초크 바질 피자 & 브루어리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본토의 크리미한 피자를 재현해낸다. 화이트 소스, 아티초크, 시금치, 모차렐라와 파르메산 치즈를 넣어 만든 이곳의 시금치 아티초크 피자는 뉴욕의 피자집만큼 걸쭉한 맛을 내지도, 피자 위에 치즈가 켜켜이 쌓여 있지도 않다. 하지만 그 묵직한 뒷맛 없이도 이곳의 피자는 충분히 훌륭하다. 이곳의 아티초크 피자가 특별한 이유는 피자의 크러스트가 딱 적당히 바삭바삭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기가 아니면 서울에서 아티초크 피자를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피자도 충분히 맛있는데 화려한 토핑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피자 아이코닉의 콘셉트는 심플함이다. 이곳에서 만드는 뉴욕 스타일 피자는 정말 완벽하다. 치즈, 페퍼로니, 미트 러버와 치즈 러버의 네 가지 맛 피자를 맛볼 수 있다. 사실 피자 전문가가 아니라면 이 메뉴가 왜 특별한지 잘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주인 김윤현 씨(중학교 시절부터 피자에 대해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는 피자를 거의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고자 한다. 도우, 소스와 피자를 어떻게 조합해야 완벽한 음식이 탄생할까? 하면서 말이다. 이 남자의 페퍼로니 피자를 한입 베어 물면 이 질문에 대한 답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이곳은 단순히 피자 마니아만을 위한 레스토랑도, 그냥 동네에 있는 맛집도 아니다. 서울 전체를 통틀어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를 집이다. 이곳의 메뉴에는 스탠더드 치즈 피자와 페퍼로니 피자부터 '갓파더(Godfather)', NY슈프림(NY Supreme) 같은 뉴욕의 클래식 피자, 그리고 폴리스 시그니처 피자까지 무척 다양한 종류의 피자가 올라있다. 아마 요즘 가장 핫한 폴리스 시그니처 피자 메뉴는 데빌스 딜라이트(Devil's Delight)일 것이다. 모차렐라 치즈, 페퍼로니, 신선한 칠리와 다진 홍고추, 그리고 마이크스 핫 허니(Mike's Hot Honey)
뉴욕 슬라이스 피자의 가장 큰 장점은 패스트푸드이긴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쉽게 사다가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 피자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서울에서 힘든 점은 동네마다 피자를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집들을 많지만 사실 맛은 거기서 거기인 집이 대부분이라는 것. 하지만 고속터미널 근처의 이 피자가게는 쉽게 사다 먹을 수 있으면서도 고메 피자라 부를만큼 훌륭하다. 고속터미널의 '잇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이 집의 NY 슈프림 피자를 베어 먹다 보면 전에 느껴본 그 익숙한 느낌에 압도당하고 만다. 토핑으로 올라간 각각의 재료-피망의 아삭아삭함, 올리브의 맛과 소시지의 양념-는 서로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피자 슬라이스 같은 경우는 미리 음식을 만들어두고 내기 전에 오븐에서 2분 동안 데워주는데, 손님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음식은 꽤 신선한 편이다. 슬라이스 피자는 패스트푸드라는 점에서 유명하지만, 이곳에서는 데이트를 하러 나온 커플들이나 친구들이 갈릭 치즈 프라이나 파스타를 피자 두 조각과 함께 주문해 먹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여기에 앉아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든, 밤에 영화를 보면서 먹기 위해 피자 한 판을 주문하든, 슬라이스 하우스 브릭 오븐 피체리아는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보니스 펍은 지난 3년 동안 해방촌 지역 주민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이 동네 사람들은 밤에 파티를 하러 나가기 전, 먼저 친구들과 이곳에 모여 함께 피자를 먹기도 하고, 하우스 파티를 열 때면 여기서 피자를 사 가기도 한다. 뉴질랜드 출신의 주인이 만든 셀프 서비스 비어 펍이자 스포츠 펍인 이곳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데, 손님들은 다들 행복한 얼굴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메뉴를 보면 카르보나라 소스, 닭고기, 베이컨, 붉은 양파, 버섯, 치즈와 후추 등을 넣어 만든 '스노든(Snowden) 피자'나 매콤한 초리조 소시지와 케이퍼가 들어간 '컨키스타도르(Conquistador)' 등과 같이 재미있는 메뉴가 굉장히 많다. 하지만 가장 인기 잇는 음식은 바로 페퍼로니 피자와 하와이안 피자다.
이태원 중심가에서 조금 벗어난 골목에 위치한 피자필에서는 치즈가 줄줄 흘러내리고 크러스트는 잔뜩 부푼, 많은 종류의 피자를 맛볼 수 있다. 이곳의 레시피는 맨 처음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피자 만드는 법을 연구하던 한 캐나다인이 만들었는데, 여기서는 하와이안과 캐내디언부터 텍사스 레인저에 이르는 다양한 피자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피자필은 그들의 피자를 '뉴욕에 가장 가까운' 스타일이라고 설명한다. 이곳의 직원들은 우리에게 랜치 드레싱, 닭고기, 페타 치즈, 베이컨과 핫 소스를 넣어 만든 버팔로 랜치 메뉴를 추천해주었다. 핫 소스가 충분히 들어가지 않은 점과 닭고기 조각의 크기가 그다지 크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독특한 재료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이 피자맛은 전반적으로 좋았다.
Discover Time Out original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