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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맥주라고? !” 토마토 맥주를 마시러 간다고 하자, 주위 사람들이 보였던 반응이다. 이런 열화와 같은 반응(?)은 아마 한국에서 토마토를 이용한 술이 전무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밤새 술을 마시고 핏발 선 눈으로 마신다고 해서 레드아이라 불리는 이 해장용 칵테일은 보드카와 토마토 주스, 맥주와 달걀을 섞어 만든다. 여기에 맥주와 계란을 빼면 블러디 메리. 멕시코 칵테일인 '미첼라다'에도 맥주와 토마토, 라임주스에 타바스코 소스가 들어간다. 호기롭게 길을 나섰지만, 지도 앱이 이렇게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틸란티스를 찾는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헤매다가 엉뚱하게 멕시코 음식점에 들어섰다가 황급히 나온 에디터가 신화 속 환상의 섬만큼 찾기 힘들어 이름이 아틸란티스구나라고 납득했을 때, 옆에 난 창문 너머로 한 남자가 나풀나풀 손을 흔들었다. “이쪽으로 오시면 돼요.” 주인장이었다.

집배원이 입구를 못 찾고 문 앞을 세 번이나 지나쳤다는데, 그도 그럴 것이 가게는 몹시 작다. 안에 있는 테이블은 바를 빼면 네 개. 그러나 홍대의 소음이 멀리서 들려오는 듯 뚝 떨어진 위치, 사근사근한 주인장의 말투, 혹은 내 핸드폰 속 플레이리스트와 똑같은 선곡. 이 중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마치 미지근한 목욕물처럼 긴장을 풀어준다. 본론으로 들어가, 토마토 맥주의 맛은? 이변 없이 놀랍다. 무슨 말인고 하니, 예상대로 맥주와 토마토 주스를 섞은 맛. 그러나 절묘한 비율 덕분에 이 단순한 배합이 놀라운 조화를 이룬다. 토마토 맛이 나는 맥주도 아니요, 맥주 맛이 나는 토마토 주스도 아니다. 마실 때는 톡 쏘는 탄산과 쌉싸름한 맛이 영락없는 맥주인데, “푸아-“하고 숨을 내쉬는 순간 달짝지근한 토마토의 맛이 코와 입 안에 퍼진다. 마실 때와 마신 후가 이렇게 다르다니. 연필로 책상 위의 영토를 나눠 갖는 초등학생들처럼, 맥주와 토마토 주스는 확실하게 역할을 분담해 평화롭게 공존한다. 코와 입에 여운처럼 남는 토마토의 싱그러운 풋향이라니. 여름이 가기 전에, 이 비밀스러운 신대륙에서 몇 번은 더 토마토 맥주를 마실 예정이다.

작성:
In-jeong Park

상세내용

주소
와우산로29길 4-36
마포구
서울
가격
토마토맥주 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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