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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꼭 가봐야 할 강남 바와 술집
오늘부터 '출첵' 해야 할 청담동 바와 강남 술집.
엉덩이가 푹 꺼지는 고급 가죽 소파에서 분자 스타일의 칵테일까지, 오늘 하루는 귀족같이 마실 수 있는 강남 일대의 바를 소개한다. 바가 어색하면 일단 술집부터 시작해도 좋다.
르 챔버
세련됐다. 화려하다. 호텔 바에 온 것처럼 고급스럽다. 르 챔버에 들어서자마자 마음 속에서 들려올 말이다. 르 챔버는 가격부터 서비스, 시설까지 모든 면에서 최고급을 지향하는 스피크이지 바다. 디아지오 월드 클래스 세계 대회 챔피언을 거머쥔 엄도환, 임재진 오너 바텐더가 ‘7성급’ 바 경험을 제공한다. 거기에 최근까지 몇 년간 한국 챔피언 자리를 독식 중인 박성민 바텐더까지 합세해 더욱 짜릿해졌다. 정체나 형체를 알 수 없는 모호한 간판은 더 이상 스피크이지 바의 특징이 될 수 없을 정도로 당연하지만, 이곳의 지하 입구에 있는 ‘퀴즈’는 독특한 특징이다. 서가 형태로 된 지하의 입구에서 딱 한 권의 책을 찾아내야 문이 열린다. 현대판 스핑크스의 위트다. 최근 볼트82(Vault +82)를 위시해 많은 ‘고급’ 바가 청담동에 생겼지만, 가장 먼저 가봐야 할 곳으로 꼽는다. 그만큼 확실하다.
원스 인 어 블루문
1998년 재즈 불모지였던 강남에 문을 연 재즈 카페다. 드라마에 나오는 근사한 재즈 카페 장면을 봤다면 80%는 원스 인 어 블루문에서 촬영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재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기도 하다. 3층으로 된 근사한 공간 때문인지 갓 어른이 된 대학생들에게는 동경의 장소로, 소개팅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어필하고 싶을 때 찾는 근사한 장소로 통한다. 외국인을 상대하는 비즈니스맨과 서울에 거주하는 액스팻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매일 밤 재즈 연주자들의 라이브 무대를 볼 수 있으며, 국내 재즈 뮤지션들의 정기 공연을 준비한다. 운이 좋다면 로라 피지, 척 맨지오니, 윈튼 마살리스, 로비 라카토쉬 등 세계적인 해외 뮤지션들의 공연을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르 특성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서울에서 재즈 클럽이 ‘잘 나가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생겨나도 금새 사라지고, 운영 중이라고 하더라도 영세한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 의미에서 근사한 클럽에서 제대로 된 재즈 라이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원스 인 어 블루문은 의미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겠다.
샴
“올드 패션드 같은 칵테일 되나요? 오렌지와 위스키는 빼고요. 달지 않게.” 매번 샴에 갈 때마다 추상적인 칵테일을 주문한다. 돌아오는 건 한숨 소리지만, 몇 가지의 질문이 오가면 바텐더는 늘 그날 감성에 맞는 칵테일을 만들어 내놓는다. 비교적 한가한 압구정 로데오 거리 골목에 단골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바로 샴의 섬세한 바텐더 덕분이다. 솔직히 친절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자주 찾을수록 입맛에 맞는 칵테일을 찾아주고, 천장에 걸린 각종 위스키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는다. 여덟 명이 붙어 앉는 좁은 바에 앉아 칵테일을 시키면 금요일 밤의 소음에서 벗어나 대화에 집중할 수 있다. 셋 보다는 둘이 찾기 좋은 바.
더 팀버 하우스
파크 하얏트의 지하 1층에 있는 팀버 하우스도 라이브 음악과 다양한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호텔 바 중 하나다. 특히, ‘스시∙사케∙소주 바’, ‘칵테일 바’, ‘위스키 바’가 한 곳에 있어 세가지 다른 컨셉의 바에서 다양한 음료들을 맛볼 수 있다. 스시∙사케∙소주 바에서는 신선한 스시, 사시미와 함께 부티크 사케, 한국 전통주를 즐길 수 있으며, 칵테일 바에서는 더 팀버 하우스만의 다양한 시그니처 칵테일들을 직접 제작해준다. 위스키 바에서는 세계 각국의 독특한 싱글 몰트 위스키와 함께 최상의 빈티지 샴페인, 뉴 월드 와인이 준비되어 있다. 호텔 바의 고급스러운 분위기 덕분에 여자친구와 데이트 혹은 비즈니스 디너로도 손색없다. 월요일부터 토요일 저녁에 진행되는 보컬리스트들의 라이브 공연은 더 팀버 하우스가 더욱 특별한 이유 중 하나이다.
화이트 바
화이트 스피릿만 갖춘 바(Bar)로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것은 진. 총 70여 종의 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30여 종은 아직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아 대표가 직수입해 모았다. 화이트 바에서만 볼 수 있는 진인 셈이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진토닉의 종류만도 무려 6만여 가지. 70여종의 진과 10가지의 토닉으로 만들기에 가능한 숫자다. 6만이란 숫자에서 짐작되듯, 화이트 바에선 메뉴를 읊다 밤을 샐지도 모른다. 어마어마한 진토닉 메뉴 외에도, 특별한 진으로 만드는 진 칵테일과 샷도 즐비하다. 한마디로 서울에서 가장 많은 진 셀렉션을 갖췄다고 보면 된다. 은행 금고 문을 연상시키는 큰 원형 장식을 뒤에 두고, 바는 두 군데로 나뉘어 있다. 왼쪽 바에서는 싱글몰트 위스키를 포함해 다양한 술을 즐길 수 있고, 오른쪽은 진 전문 바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어느 곳에 앉든 진을 마실 수 있다. 청담동 여느 바들처럼 화이트 바도 커버 차지(5000원)가 있지만, 두 잔 이상 주문하면 받지 않는다. 자리에 앉으면 탄산수나 미네랄 워터를 내주고, 술을 다 마신 뒤에는 해장국으로 맑고 깔끔한 지리탕이 나온다. 간단한 스낵부터 저녁식사, 칵테일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화이트 디너(4만9000원)도 있다. 사실 진토닉은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청량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술이다. 비피터와 딸기 향이 가득한 진토닉이 초보자를 위한 술이라면, 봄베이 진과 바질, 라임을 넣고 트러플 오일향을 가미한 티앤티(트리플앤트러플)는 모험가를 위한 술이다. 봄베이나 핸드릭스 등의 익숙한 진에서 엘더 플라워 허브를 우려만든 워너 에드워드, 2012년 빈티지의 스코틀랜드 진, 블랙우드 등 희귀한 진을 두루 접할 수 있다. 얼마 전부터 싱글몰트 위스키도 갖춰 더 이상 화이트 스피릿만 취급하는 바는 아니지만, 새롭고 모험적인 진과 보드카, 다양한 술들을 더 많이 즐길 수 있다. 주류업계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월드 클래스 바텐더 대회까지 국내에 들여온 장동은 대표를 선두로, 2016년 월드클래스 국내 대회 3위를 입상한 박준우 바텐더 등 실력자들이 이끌고 있다. 진의 종류와 맛을 음미하다 밤을 하얗게 지새울 수도 있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