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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간다는 시크릿한 바

알고 가도 찾기 어려운 서울 최고의 스피크이지 바.

요즘 서울은 간판 없는 바가 장사가 더 잘 된다. 문 대신 묵직한 서재가 수수께끼를 내는 바에서 꽃집 속에 숨어 있는 '앨리스'까지, 네이버에 주소를 찍고 가도 위치를 알 수 없는 바들이 여럿이다. 그렇다면 스피크이지 바는 어떻게 생긴 걸까? 1920년대 미국은 술을 팔 수 없는 금주령 시대였다. 몰래 술을 팔던 바들은 바텐더들이 술을 거래할 때 ‘조용히, 들키지 않게 말'을 하며 경찰의 단속을 피하고자 했다. 또한 이발소, 꽃집, 학교 앞 구멍 가게 등 의심을 사지 않을 만한 가게 뒤에 몰래 바의 공간을 만들고, 간판을 걸지 않았으며, 심지어 암호도 있었다. 이런 스피크이지 스타일의 바가 최근 2~3년 사이, 새로운 바 스타일로 세계적으로(특히 아시아) 유행하기 시작한 것. 꼭꼭 숨어 있는 바의 문을 열었을 때 밀려오는 성취감은 스피크이지 특유의 매력이자, 이곳의 ‘술맛’을 제대로 맛본 단골 손님들이 공유하는 특권이다. 딱 잘라 말해 ‘특권’은 직접 헤매고 마셔봐야 몸소 느껴볼 수 있다는 말이다. 법이 만들어낸 낭만이라니, 술이 땡길 수 밖에 없다. 

요즘 서울에서 뜨는 스피크이지 바

소하

한남동에 있던 볼트+82(지금은 청담동으로 자리를 옮겼다)의 자리에 2015년 말 새로 문을 열었다. 소하는 ‘사우스하버(South Habour)’의 줄임말로, 남쪽 항구에 정박한 배(요트)를 콘셉트로 한다. 칵테일 역시 지중해 인근 나라에서 영감을 받은 각국의 시그니처 칵테일로 채웠다. 소하는 르 챔버의 엄동환, 임재진 대표가 만든 세 번째 공간으로 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오픈 초기부터 이미 입소문을 모았다. ‘그들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곳의 시그니처 칵테일 ‘이탈리안 플레이보이’을 맛보는 순간 그런 의문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이탈리아의 증류주인 아마레또 리쿼가 들어가고, 맨 마지막에 뿌린 설탕을 토치로 열을 가해 카라멜라이즈 시킨다. 한 모금 마시는 순간 동공이 커지게 만드는 이 맛은 그야말로 이탈리아의 플레이보이처럼 달달하고 한눈에 홀딱 반할 맛이다. 칵테일은 모두 훌륭하고, 곁들여 시킨 음식도 다이닝 바 콘셉트에 충실한 매우 훌륭한 맛이었다. 공간은 1층과 VIP를 위한 2층과 3층, 시가를 피울 수 있는 야외 테라스 자리가 있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라벤더와 시나몬을 태운 향을 3시간마다 바의 이곳 저곳에 뿌리는 바텐더의 모습. 맛과 서비스는 물론 오래 기억할 만한 향을 각인시키는 이곳은 근래에 찾은 가장 괜찮은 바다. 글 이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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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이곳은 실험적인 칵테일과 타파스를 선보이는 라운지 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연한 갈색머리의 호스티스 마르따가 미소를 짓는다. 작은 탁자 위에는 회중시계가 있고, 시간은 12시에 멈춰 있다. 어리둥절한 마음에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영국 저택을 닮은 널찍한 바와 라운지 공간이 보인다. 호텔에 있을 법한 푹신한 소파에 천장은 초콜릿 표면을 연상시키고, EDM 감성이 깃든 스윙 재즈의 음악이 공간을 가득 메운다. 시그니처 칵테일인 ‘Alice Boutique’를 시키면 자몽으로 맛을 내고 흰 수증기를 내뿜는 진토닉을 내온다. 이상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화장실 문은 벽으로 둔갑해 숨어 있고, 라운지에 앉으면 유리잔이 책상에서 솟아나온다. 마법을 부리는 건 아니지만, 앨리스는 이야기를 담은 섬세한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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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찰스 H

요즘 강북에서는 포시즌스 지하에 있는 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920-30년대 금주법 시대에 유행하던 스피크이지 스타일 바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찾기가 쉽지 않다(호텔에는 바가 두 군데가 있으니, 지하의 바를 찾을 것). 찰스 H라는 바의 이름은 미국의 작가인 찰스 H. 베이커의 이름에서 따왔다. 금주법 시대에 기자로 활동한 그는 카이로, 쿠바, 상하이 등을 여행하면서 도시의 독특한 술을 기록했는데, 찰스 H 바는 당시의 레시피에 주목하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데스크에 있는 여직원이 게스트의 이름을 먼저 묻고 웰컴 드링크로스파클링 와인 한 잔을 내준다. 한 모금 마시며 기다리면 바로 안으로 안내되는데, 사실 이곳에는 두 개의 문이 있다. 마호가니 목재를 사용한 고풍스럽고 화려한 실내는 마치 시공간을 거슬러 1920년대의 뉴욕으로 온 듯한 느낌이 가득하다.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소파 자리에서는 실내가 한눈에 들어오지만, 역시 가장 좋은 자리는 바텐더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ㄱ자의 바다. 근사하게 차려입은 커플들이 눈독 들여 앉는 인기 자리이기도 하다. 헤드바텐더 크리스 라우더는 찰스 베이커가 기록한 여러 도시의 레시피에 주목했고, 쿠바, 상하이 등에서 경험한 칵테일을 재해석한 메뉴에서 새로운 시그니처 칵테일까지 선보인다. 남자들을 위한 굳건한 술 맨해튼은 1870년과 1917년, 2002년의 레시피의 각기 다른 스타일로 만들며, 테이스팅하듯 세 잔으로 나눠져 있는데 오른쪽 잔으로 갈수록 독해진다. 또 고심 끝에 고른 베네주엘라 럼과 블랙 참깨, 꿀, 스카치 위스키, 크림이 들어가는 ‘상하이 브렉퍼스트’는 재료의 균형감이 돋보이는 훌륭한 칵테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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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comments
Juhyung L
Juhyung L

에디터가 소개하고싶었던 bar whynot이 과연 저곳이엇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