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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티 보이드 사진전 Rockin’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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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Out 의견

잡을 수 없는 시간 속에서 찰나를 포착해 소중한 추억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행위는 꼭 작가만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고, 또 하고 있는 일이다. 요즘처럼 모바일로 모든 것을 다하는 세상에서는 더더욱. 1960년대 런던에서 모델로 활동하던 패티보이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친구이자, 조지 해리슨과 에릭 클립튼의 뮤즈로 더 유명했던 패티보이드의 사진전이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전체적으로 런던의 문화적인 배경과 정취를 담고 있다기 보다는 패티보이드의 삶을 자신의 시선으로 보는 느낌이 강하다. 또 세간의 가십과 개개인의 결함보다는 순수한 사랑에도 초점을 둔다. 전시에 있는 사진은 모두 패티보이드가 실제 촬영한 것이고, 때마침 잊고 있었던 폴라로이드를 찾게 되어 한국 전시에서는 이 사진들이 처음으로 공개되고 있다. 일회성을 가지는 폴라로이드와 그 특유의 색감은 아무래도 패티 보이드의 추억을 더욱 독특하게 증폭시킨다.

패티보이드 시선과 사진은 조지 해리슨이나 에릭 클립튼 그리고 그 이후까지 동일하게 이어지는데 그것은 연인의 영향에 휩쓸리지 않는 그녀의 개성이 아닐까 싶다. ‘조지를 깊이 사랑했지만, 우리는 너무 어렸다’ 고 회고하는 조지 해리슨과의 추억은  풋풋하고 경쾌하다. 젊은 두 사람이 신혼여행으로 간 바바도스 해변에서 해리슨이 보이드를 업고 있는 흑백사진에서는 그들의 청춘과 장난기 섞인 면모를 볼 수 있다.

반면 ‘파괴적인 감정에 치달아 미친 듯이 사랑에 빠졌다’는 에릭 클립튼과의 시간은 역동적이다.  콘서트 사진 뿐만 아니라 서로를 찍어준 폴라로이드가 인상적인데, 여느 연인과 동일하게 소소한 일상을 보여준다. 화려한 색감의 치마를 입고 있는 패티 보이드나  에릭 클립튼 어깨 위에 있는 초록색 앵무새 등, 화려한 색감과 그가 가진 아우라가 사진을 장악한다. 결국 그녀는 후에 조지 해리슨이나 에릭 클립튼을 떠나게 되는데, 전시에는 그 당시 썼던 편지도 함께 공개되어 언론의 호들갑스러운 시각이 아닌 고뇌하는 개인으로서의 상황을 보여준다. 

중간중간 헤드셋으로 그녀를 위해 만든 조지 해리슨의 러브송 ‘Something’과 에릭 클립튼이 패티 보이드에게 실연당하고 구슬프게 노래한 곡 ‘Layla’, 후에 패티 보이드와 사랑하게 되면서 만든 에릭 클립튼의  ‘Wonderful Tonight’ 등도 가사와 함께 들을 수도 있다. 이들 관계의 깊이나 내면까지 느껴지는 듯해 전시장에서는 꽤 절절하게 들린다. 전시 막바지에서는 패티 보이드가 조지 해리슨이 죽기 전 함께 찍은 사진을 마주하게 되는데, 지금껏 그들의 수많은 추억을 본 관객의 입장에서 다시금 재회하는 이 사진은  꽤나 뭉클하게 다가온다. 

글 남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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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1만3000원
운영 시간
11: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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