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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림 라시드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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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의 밑면에, 위로 올라갈수록 곡선을 타고 넓어지는 디자인의 가르비노(Garbino) 휴지통. 디자인을 베껴 색색으로 찍어낸 제품들이 전국 저가 생활용품점에 넘쳐나지만, 원조는 캐나다 브랜드 움브라(Umbra)다. 재질은 겨우 플라스틱인데,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영구 소장된 몸이시다. 이 디자인을 탄생시킨 게 바로 이집트 출신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Karim Rashid)다. 일명 ‘송지효 물병’이라고도 불리는 보블(Bobble) 휴대용 물병, 겐조(Kenzo) 아무르(Amour) 향수병도 바로 그의 작품. 흔히 볼 수 있어 디자인 문외한이라도 한두개 쯤은 익숙한 게 라시드의 디자인이다. 모두, 대담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으로 자연스레 눈에 꽂힌다. 연분홍색 정장을 즐겨 입어 ‘’맨 인 핑크(Man in pink)’라는 수식어도 얻은 그는 은은하면서도 톡톡 튀는 색채를 사용한다. ‘다 큰 남자’가 분홍색을 입는 이유는 ‘남들 기분 좋으라고’. 그가 디자인한 상당 수의 작품도 그런 태도를 반영한다.

10월 30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카림 라시드展을 봐야할 이유는 그거다. 발랄하고 폭신한 느낌을 한껏 탐닉하게 해준다는 것. 디자인은 머리로 생각하고 눈으로 보는 것만이 아니라, ‘만지고, 느껴서 경험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 담겼다.  가구, 스케치, 조각 등 다양한 작품에 직접 앉아보고, 만져보며 감상할 수 있다. 그중  라시드의 의도를 특히 잘 보여주는 작품은 바닥에 설치된 < 플레저스케이프(Pleasurescape) >. 한국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것으로, 온통 선명한 분홍색 천으로 덮인 모습은 얼핏 가구가 들어찬 방처럼 보인다. 크기는 스무 명 넘는 사람이 동시에 뒹굴 수 있을 정도. 매끈한 곡선과 관능적인 색으로 관객에게 퐁당 빠져보라 유혹한다. 몸으로 느끼며 라시드의 디자인 언어와 철학을 체험하게 된다.

전시 중인 작품은 350여 점이 넘는다. 상당한 규모다. 이곳 저곳에서 찍어낸 휴지통으로만 기억하기엔 너무나 진보적이고 다채로운 라시드의 디자인 세계. 카림 라시드展은 그가 ‘세계 3대 디자이너’이자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유명한 산업 디자이너’인 이유를 체감할 수 있는 전시다.

상세내용

주소
가격
일반 1만4000원, 대학생 1만2000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000원
운영 시간
11: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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