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 284:영웅본색英雄本色 >

8개국에서 24팀, 70명의 작가가 참여한 다양한 전시와 공연이 무료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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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서울284에서 40일동안 열리는 복합예술축제. 8개국에서 24팀, 70명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와 공연, 관객참가형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하루 보고왔다고 끝낼 수 있는 전시 경험이 아니다.  

문화역서울284를 마주하고 왼쪽 편으로 쭉 걸어가다 보면 한복 두루마기를 입고, 오른 손에는 수류탄을 들고 있는 이의 동상이 서 있다. 동상 아래에는 강우규라는 이름이 써 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그는 일제 강점기 시대에 일본인 조선총독 사이코 마코토를 죽이려고 서울역에 폭탄을 던졌던 독립운동가다. 폭탄은 빗나가고 그는 붙잡혀 사형을 당했다. 하지만 그는 이 어지러운 시대의 영웅이 되기에 충분하다. 강우규 열사의 동상을 시작으로 김광수 건축가가 만든 둥근 건축 전시 공간이 나온다. ‘만다라 영웅’이란 파빌리온 프로젝트다. 자신이 영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사진을 참가자가 찍어 보내면 작가가 액자로 만들어 집으로 발송해준다. 참가자는 다시 이 액자를 자신의 공간 어딘가에 두고 찍어 보내는, 일반인 참여 형태의 전시다. 사진은 총 3개의 액자로 제작되어 참가자와 사진 속 주인공에게 각각 보내지고, 나머지는 이 파빌리온에 설치된다. 어머니 혹은 세살 난 아들, 유명 남자배우 등 각자 사람들이 영웅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의 사진 전시가 꽤 유쾌하게 펼쳐진다. 총 300개의 액자가 전시될 예정인데, 전시 오픈과 함께 이미 200개가 제작, 전시되어 있다. 남은 100개의 액자를 일반인들이 만들 수 있다.

김광수 건축가의 참여전시 프로젝트는 지난 10월 20일부터 시작된 문화역서울 284의 기획프로그램 <페스티벌 284:영웅본색>의 여러 작품 중 하나다.8개국, 24팀, 70명의 작가가 참여한 다양한 전시와 공연, 관객 참여 프로그램이 선보이고 있다. 여인의 향기, 카사블랑카, 스팅 등 24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시네마 프로그램도 있다.  

<파우스트 되기 게임 사진 >

다양한 작품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놀공 발전소와 주한국 독일문화원이 공동 개발한 ‘파우스트 되기’ 게임이다. 지난 봄에도 국내에서 게임이 진행된 적이 있고, 2015년에는 헝가리와 체코에서 게임을 개최했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모바일과 소셜미디어 요소를 결합한 이 게임은 홈페이지로 사전 신청한 100여 명의 참가자들이 특정 시간에 모여 시작된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6가지의 가치를 골라 악마의 상점에서 친구를 팔아 그 가치와 욕망을 채워나가는 가상의 거래를 하게 된다. 악마의 상점으로 꾸며진 공간도 무척 멋질 뿐 아니라, 꼭 한번 참여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다. 11월에는 매주 일요일과 수요일마다 게임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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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맨 작품 사진 >

‘프로젝트 영웅되기’를 만든 장지우 작가의 전시도 무척 흥미롭다. 평범한 자취생의 방 안은 너무도 친숙하고 평범해서 특별할 게 없는데, 이곳에 비밀기지로 통하는 문이 있다. 그 비밀기지 안에는 지우맨으로 변신하여 악당을 물리치는 작가의 영웅 이야기가 있는 것.

이밖에 아톰, 수퍼맨 등 시대의 영웅 아이콘을 그라인더로 갈아없애는 영상과 추모곡이 담긴 신기운의 ‘진실에 접근하기’, 한국의 비틀즈를 표방하며 활동했던 1세대 밴드, 히식스의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이기일의 ‘히식스 HE6’, 숨겨진 작업방식이 독특한 장웨이의 가상극장 등의 작품도 꼭 챙겨볼 만하다. 또 하나, 네덜란드에서 온 쿠엔타인 릴로우의 1인극, 눈에 보이는 전기의 신비하고 자극적인 장면과 몽환적인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로비톰슨의 퍼포먼스와 영상도 놓치지 마시길.

문화역서울284에서 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사실 하루 만에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매일 열리는 공연과 참여프로그램, 영화가 다르다. 관심 가는 공연을 보려면, 날짜에 맞춰 다시 가야 한다. 지난 주에 쿠엔타인 릴로우의 연극을 보았고, 다음주에는 파우스트 되기 게임을 해볼 참이다. 모든 전시와 프로그램은 무료이기 때문에 노는 부지런만 조금 챙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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