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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식 엄마 밥상을 맛보다

가족 대대로 내려오는 레시피로 이탈리아 가정식을 내는 레스토랑을 소개한다. 츄리 츄리, 까사 디 노아, 브레라. 물론 주인은 모두 이탈리아인이다.

최근 1년 사이 이탤리언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여러 곳 문을 열었다. 사실 이탤리언 레스토랑은 서울에서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외국 음식점일 것이다(한 정부 보고에 따르면 7천 개가 넘는 이탤리언 레스토랑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여기 소개하는 집은 조금 다르다. 가족 대대로 내려오는 오래된 레시피를 바탕으로 이탈리아 가정식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합리적인 가격대가 돋보이는 곳들이다. 브레라의 공동 오너이자 매니저인 지오반니 탐버리니 씨는 “음식을 한국화시키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그게 어떤 맛이어야 하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라 말한다. 대신 지오반니는 브레라의 식구들과 함께 모든 레시피를 만들어보고, 그의 할머니가 해준 음식 맛이 나지 않으면, 다시 처음부터 요리법을 고민했다. 브레라는 기록으로 남긴 요리법뿐만 아니라 몸에 깊숙이 밴 기억 속의 레시피도 중요하게 여겼다. 여기에 소개하는 다른 레스토랑들도 마찬가지다. 결국 ‘손맛’을 이어온 것이다. 그러고 보면 ‘손맛’은 비단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건 아닐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어머니의 손맛을 기억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발견한 사실에 의하면, 우리는 그 어떤 자극보다 ‘맛’과 ‘향’을 통해 더 풍부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인간의 뇌는 음식에 대한 기억을 먼저 떠올릴 수도 있다고 한다(마침 지오반니도 대화 중 프루스트를 언급했다). 음식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요리를 할 때는 그 기억 속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스냅샷’이 생긴다. 이것은 요리의 경험이면서 동시에 문화적인 경험이다. 특히 이탈리아 음식은 지역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문화적 성향까지 대변하는 음식이 유독 많다.

이탈리아는 150년 전까지 서로 작은 여러 나라의 집합체였다. 풍경과 사투리, 역사, 지역의 특산물이 제각각 다르고 다양하다. 이탈리아 음식은 곧 지역의 음식이라 할 수 있는 것. 그러고 보면 지역의 음식 문화를 존중하는 슬로푸드 운동이 맨 처음 시작된 나라가 이탈리아라는 것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여기에 소개한 세 곳의 레스토랑 중 츄리 츄리(Ciuri Ciuri)는 시실리 섬의 요리에 기원을 두고 있고, 까사 디 노아(Casa di Noa)는 에밀리아–로마냐 주에 기원을 두고 폴리아 주의 영향을 받았으며, 볼로냐 주의 브레라는 캄파냐의 레시피에서 영향을 받았다.

“우리 레스토랑에 오시면 저하고만 식사하는 게 아닙니다. 제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셈이죠.” 까사 디 노아의 셰프인 다비드 디 메오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 식당의 메뉴는 저의 유산이에요.”

츄리츄리

츄리츄리는 엔리코 올리비에리와 필리파 플로렌자(피오레) 부부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밝은 색 페인트로 꾸며진 2층 공간에서 고급 시칠리아 요리를 낸다. 이 곳은 서울에 거주하는 이탈리아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팬층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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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 디 노아

다비드 디 메오 셰프는 신선한 재료를 엄선하기 위해 매일 아침 직접 장을 본다. 까사 디 노아의 메인 요리는 파스타. 모든 면은 주방에서 손수 빚고, 라구 소스에 들어가는 소시지는 셰프가 직접 만든다. 진정한 이탈리안 가정식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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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라

브레라는 단출하면서도 잘 만든 음식을 저렴한 가격대로 선보이면서 많은 단골을 확보했다. 1만5000원이 넘지 않는 앙트레는 서울에 있는 대부분의 이탤리언 레스토랑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가격대일 것이다. 제공되는 음식의 질을 생각한다면 이것은 거저나 다름없다. 셰프인 사비노 스게라와 플라비나 세베리노, 아우구스틴 엔트라티코는 모든 파스타뿐 아니라(계속 회자되는 음식은 뇨키이지만 라자냐도 충분히 괜찮다), 진정한 로마 스타일의 피자도 가게 내부에서 새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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