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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동 대로변을 걷다 보면 카페 가비(Gavi)가 보인다. 갈색 차광막 아래에 30여 개의 화분이 놓여 있다. 선인장은 위로 곧게 솟아오르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제 멋대로 몸을 비튼 줄기에 달린 가시를 보고서야 선인장이구나 싶다. 카페에 장식용으로 놓은 화분치고는 특이하다 싶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데 오른쪽 유리창의 하얀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노가든(No Garden)’. 카페 한쪽에 경계 없이 자리 잡은 노가든은 가드닝 숍이다. 잡지 < 보그 > < 마리끌레르 > < 인스타일 >의 피처 에디터이자 < 메종 >의 편집장을 지낸 노은아 대표가 차렸다.
 
노은아 대표가 처음부터 가드닝 숍을 열어야겠다고 결심한 건 아니다. 식물을 ‘예쁘다’, ‘좋다’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야생화 분재를 즐겨 하는 시어머니 어깨 너머로, 식물을 대하는 태도와 방법을 ‘염전에 소금이 길러지듯’ 자신도 모르게 학습했다. 그리고 이것이 정말 좋아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식물은 모두 노은아 대표가 키워본 식물이자 ‘정말 좋아하는 것’이다. “제가 직관적으로 꽂히면 가져오는 거예요. 차에서 내릴 때 ‘내 눈은 보석이다, 나는 정말 좋은 식물을 찾아낼 수 있다’고 스스로 주문을 걸어요.” 다부진 줄기에 달린 동그란 잎이 귀여운 다육 자빌리, 수수깡을 붙여 만든 것 같은 파티오라 선인장, 빨갛게 새순이 돋아나는 자남나무, 그리고 유칼립투스 전문 숍이 되고 싶을 정도로 좋아하는 유칼립투스 등이 가득하다.
 
노가든에서는 식물을 사기 전에 이것저것을 먼저 물어본다. 직접 키울 것인지, 선물할 것인지를 알고 나면, 햇빛은 많이 들어오는지, 야근은 많은지 등의 라이프스타일을 확인한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고 거기에 맞는 식물을 제안하거나 혹은 제한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식물과 서로 반려가 되어야 하는데 그런 관계 설정이 가능한 식물인지를 봐야 해요.” 사 간 식물을 자꾸 죽이다 보면 사람들은 자신감도 없어지고 식물은 나랑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식물에게도 지금까지 살아온 리듬이 있다. 그걸 이해하지 못했기에 벌어지는 일이다. “얘를 잘 살리고 싶다, 잘 살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도 중요해요.” 자신의 환경과 맞고 믿음을 보이면, 식물도 응답을 한다. 
 
유행이 아닌 취향으로 고르고 각각의 식물에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명확히 아는 이곳은 식물을 삶으로 들이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 참고로 노가든의 부제는 ‘Gardening Without Garden’ 이다. 도시에서는 다세대주택이든 아파트든 흙을 떨어뜨리며 분갈이를 하기가 쉽지 않다. 원하는 식물과 토분을 골라 이곳에서 직접 분갈이를 할 수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지에서 온 예쁜 토분도 많다.

상세내용

주소
자하문로 9길 6
종로구
서울
03036
교통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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