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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스노트”를 기다리며

확실한 연기력과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배우 홍광호와 김준수를 한 무대에서 보는,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뮤지컬 "데스노트".

캐스팅이 공개되기 전까지, 원작의 마니아들을 제외하고 뮤지컬 “데스노트”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믿고 보는’ 배우들이 캐스팅에 확정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만화를 원작으로 애니메이션과 영화로도 만든 “데스노트”가 뮤지컬로 돌아왔다. ‘공책에 이름이 적히면 죽는다’는 설정 아래, 이 공책을 주운 천재 고고생 라이토가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그를 쫓는 탐정 엘(L)과의 대립이 극에 그려진다. 죽음을 관장하는 사신이나 ‘데스노트’ 등 초현실적인 소재와 캐릭터들이 벌이는 치열한 두뇌 싸움은 원작이 가진 가장 큰 매력. 그러나 그만큼 ‘취향을 타는’ 작품인 것도 사실이다.

“데스노트”를 기대하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배우의 힘이다. 평범한 고등학생에서 ‘데스노트’를 주운 뒤 연쇄살인을 하며 점점 광기로 물들어가는 라이토 역으로는 배우 홍광호가 캐스팅됐다. “데스노트”는 지난해 “미스사이공” 투이 역을 통해 한국 배우 최초로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 선 홍광호의 1년 6개월 만의 복귀작. 많은 관객은 홍광호를 2008년부터 2011 년까지 4년간 무대에 오른 “지킬 앤 하이드”로 기억하고 있다. 이중인격 캐릭터로, 내면의 분열을 일으키는 지킬을 연기한 그가 보여줄 라이토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라이토와 대립 구도를 이루는 엘은 김준수가 연기한다. 2010년 뮤지컬 데뷔작인 “모차르트!”부터 지금까지 그가 출연한 공연은 모두 매진이었다. 단순히 그를 향한 ‘팬심’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보긴 어렵다. (김준수는 데뷔 5년 차 배우인 동시에 12년 차 가수다). 탁월한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은 물론, 그만의 색으로 재탄생된 독보적인 캐릭터는 늘 화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원 캐스트로 이 둘이 함께 무대에 선다는 것이 특징이다. 더블 캐스팅이 아닌 상대역으로 두 배우를 함께 만나는 것은,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다.

“데스노트”는 일본 라이선스 뮤지컬로, 6월 성남아트 센터에서 개막한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로 잘 알려진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이 음악을 맡았고,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 뮤지컬 “쓰릴 미”로 국내 연출 경험이 있는 쿠리야마 타미야가 일본은 물론 이번 국내 연출까지 담당한다. 지난 4월 도쿄에서 처음 공개된 “데스노트”는 단조로운 무대와 의상, 배우들의 고음 처리 등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홍광호, 김준수, 정선아, 박혜나, 강홍석 등 내로라하는 국내 배우들이 이 독특한 극을 어떻게 완성할지, 그래서 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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