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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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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최대 별점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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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대 별점 5개
개인적으로 우주와 감성적인 일렉트로닉 음악에 약하다. 밤하늘이 선명해지는 겨울, 그룹 모임 별의 음악을 들으며 길을 걷는 것에 행복함을 느낀다.(이들 노래는 2001 년 개봉한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에 삽입됐다.) 반갑게도 그와 비슷한 느낌을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하 "한밤개")을 보며 받았다.
 
"한밤개"는 자폐아 소년 크리스토퍼가 이웃집 개가 살해당한 것을 발견하고 이를 계기로 세상에 발을 디디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수학을 좋아하고 기억력이 뛰어난(예를 들어 달리는 기차에서 저 멀리 마을에 있는 가구의 수를 세거나 풀밭에서 뛰노는 소들을 구별한다) 이 소년의 꿈은 우주비행사. 크리스토퍼가 우주와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은 탄성을 자아내고 보는 이를 행복하게 한다. 이 작품은 영국의 원작에서 대본만 가져온 버전으로, 국내 연출진이 채운 것이 많다. 일정 부분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자본의 미학을 보여주고 빈자리는 배우들이 몸을 바쳐(진짜 몸으로 침대, 현금지급기, 서랍장 등의 사물을 연기한다) 메웠다. 사위가 어두워지고 크리스토퍼가 우주를 유영할 때 전등을 손에 든 배우들은 암흑이 되고 별이 된다. 배우들의 열연과 연출도 훌륭하지만, 이 장면에서 공간을 우주로 확장하는 데에는 음악의 힘이 크다. 연극 "프라이드"에서 인상적이었던 작곡가 김경육의 이름이 다시 한 번 돋보였다.
 
"한밤개"는 기차역, 지하철역 등의 공간을 표현하는 데에도 뛰어나고, 영상과 거대한 무대 장치를 활용하지만 따스한 정서도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작성:
Hye-wo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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