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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출신 요리연구가이자 젤렌의 오너, 미카엘 아쉬미노프. 요리 토크쇼 < 냉장고를 부탁해 >에 출연하는 그는 주재료로 닭고기, 요거트, 토마토를 즐겨 사용한다.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젤렌에도 토마토를 사용한 메뉴가 셋 있다.

메인인 볼랴르스코 큐프테는 봄부터 새로 내놓은 메뉴다. 큐프테(나라에 따라 코프타, 카프테라고도 부른다)는 미트로프의 일종으로 동남아시아, 중동, 발칸반도에서 즐겨먹는 음식. 불가리아의 소울푸드에 미카엘의 고향인 볼랴르스코의 이름을 더한 이 요리는 소와 돼지 안심을 다져 오이 피클과 치즈를 감쌌는데, 미트로프, 빵 만한 고기덩어리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식빵처럼 큼직하고 벽돌만큼 무겁다. 볼륨감 넘치는 고기에 곁들여진 토마토 소스는 허브나 향신료를 배제하고 자연스러운 산미를 살렸다. 특유의 산뜻한 청량감이 자칫 뻑뻑할 수도 있었던 미트로프의 맛과 섬세한 균형을 이루며, 요리의 포인트가 된다. 반면 닭고기 요리인 필레 프린세스의 토마토 소스는 큐민을 비롯한 몇 가지 향신료가 섞여 중동 풍의 맛을 낸다. 허브의 복잡한 맛이 두드러진 소스가 담백한 닭고기에 부족한 풍미를 보완하는 것이다. 이렇듯 토마토 본래의 맛을 살린 소스는 주재료를 훌륭하게 보완하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디테일에 기울이는 주의가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다. 인기 메뉴 중 하나인 스터프 토마토는 치즈로 속을 채운 토마토에 바질 페스토를 곁들인 전채 요리. 토마토의 신맛을 치즈의 기름기가 부드럽게 감싸고, 고소한 올리브유에 다진 바질을 섞은 페스토가 식욕을 돋운다. 그러나 토마토는 채 익지 않아 딱딱하고, 껍질도 제거하지 않은 상태. 농후한 치즈의 질감을 느낄 새도 없이 질긴 껍질, 덜 익은 과육을 씹느라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한다. 이런 불상사를 피하고자 현지에서는 대부분 속을 파서 한번 오븐에 굽거나, 아예 방울토마토를 쓴다. 메인 요리에 곁들여진 채소도 마찬가지. 브로콜리, 당근, 감자 무엇 하나 제대로 익지 않고 입 안에서 서걱이며 부서진다. 요리의 인상을 결정하는 것은 디테일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작지만 치명적인 실수다. 게스트를 위해 정성을 다해 요리하며, 플레이팅에도 세심하게 신경쓰는 미카엘. 그런 성의를 레스토랑에서는 느낄 수 없었다.

상세내용

주소
이태원로27가길 52 2층
용산구
서울
연락처
02-749-0600
가격
스터프드 토마토 1만3000원, 필레 프린세스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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