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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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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최대 별점 5개
일본군은 지리산의 산군(山君)이자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대호를 잡으려 한다. "대호"는 호랑이 이야기다. 호랑이의 용맹함은 우리 민족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강한 정신적 지지대가 되곤 했다. 배경인 일제강점기와 호랑이에 담긴 시대의 정신적 상징성을 생각하면, 영화는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암살"을 떠오르게 한다. 지키다 사라지고 결국 잊혀진 사람들의 이야기 말이다. 그러나 웬걸, 그곳에는 아버지가 있을 뿐이었다.
 
"대호"는 아버지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대호를 중심에 둔 포수 만덕(최민식)과 일본군의 대치가 아닌, 만덕과 대호의 부성애에 더 치중됐다. 한때 조선 최고의 포수였던 만덕은 아내와 사별하고 총을 내려놓은 채 오로지 아들을 위해 사는 인물. 암컷과 새끼를 잃고 포효하는 대호의 모습은 아버지 만덕과 닮았다. 영화는 만덕과 대호의 놀라운 평행이론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많은 이야기에서 호랑이는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동물로 그려지는데, "대호"도 이와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인간과 동물의 마음을 한 선상에서 바라보는 그 시선은 새로웠지만, 때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라는 말처럼 이 둘의 관계가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영화를 끌고 가는 대호의 힘은 강했다. 말없는 산처럼 우직한 이 영화는 오직 대호가 달릴 때 만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제목처럼 영화는 대호를 위한 영화다. 묵직하게 자리를 지킨 그 어떤 배우보다 말이다. 한번도 보지 못한 조선의 호랑이를 만들어낸 이 영화에 박수를 보낸다.
작성:
Hye-won Kim

출연 배우 및 촬영 스탭

  • 감독:Park Hoon-jung
  • 출연:
    • Choi Min-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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