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Movies,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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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장물아비 손에서 자란 소매치기 소녀 숙희(김태리)는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될 아가씨 히데코(김민희)를 유혹해 한몫 챙기겠다는 사기꾼 백작(하정우)과 손을 잡고 하녀로 위장해 아가씨의 저택에 들어간다. 박찬욱 감독은 정서경 작가와 함께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바탕으로 각본을 썼다. 영화는 1930년 일제강점기의 조선이 배경이다. 원작의 뒤바뀐 출생이라든가 하녀를 키워준 석비스 부인의 역할은 삭제하거나 축소하고, 아가씨와 하녀의 사랑을 놀랄 만큼 섹시하게, 그리고 이 두 여성의 자유를 향한 연대를 통쾌하게 그렸다. [아가씨]는 [올드보이]를 함께한 정정훈 촬영감독, 조상경 의상감독, 류성희 미술감독(이 작품으로 올해 칸영화제에서 벌컨상을 받았다. 가장 뛰어난 미술적 성취를 보여준 아티스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등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탁월하게 아름다우십니다.” 사기꾼 백작이 저택을 방문해 히데코를 보고 건넨 말이다. ‘아름답다’라는 것. 후견인 이모부 코우즈키(조진웅)가 추구하는 것도 ‘아름다움’이다. 그리고 이는 [아가씨]를 설명하는 가장 적합한 단어일 것이다. 일본인이 되고 싶어 결국 몰락한 일본 귀족과 결혼한 이모부가 일본과 유럽의 건축 양식으로 지은 저택과 서재, 정원은 그야말로 박찬욱 사단에 의해 창조된 또 다른 세계다. 프랑스 삽화, 그림 등을 수집해 만들었다는 19세기 유럽풍의 드레스를 입고 업스타일의 헤어를 한 히데코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그 세계는 기묘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그림처럼 아름답다. 마치 잘 만들어진 인형의 집처럼. 우리가 박찬욱 감독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치밀하고 꽉 짜인 미장센. 그래서인지 충격적일 수 있는, 다소 길고 적나라한 동성간의 섹스 장면에서도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균형감이 느껴진다.

영화는 1부, 2부, 3부로 나뉘어 있다.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스릴러의 반전 묘미도 있으며, 1부와 2부가 같은 상황임에도 디테일을 다르게 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예를 들어 1부와 2부의 같은 장면에서 히데코의 옷 색이 다르다). 히데코를 연기한 김민희 또한 훌륭하다. 어색하지 않은 일본어는 물론 1부와 2부, 시점에 따른 미묘한 차이를 제대로 연기해낸다. 그리고 이 모든 게 더해져, 저택으로 들어가 아가씨를 사랑하게 된 숙희처럼 박찬욱 감독이 탁월한 협업자들과 함께 공들여 만든 세계로, 우린 또 한 번 빠져들게 된다.

글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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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 정보

개봉일 수요일 6월 1일 2016
상영 시간 144분

출연 배우 및 촬영 스탭

감독 Park Chan-wook
각본 Park Chan-wook, Chung Seo-kyung
출연 Ha Jung-woo
Kim Min-hee
Kim Tae-ri
Jo Jin-w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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