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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Movies

작성:
Joa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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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원작인 영화는 종종 엄격한 평가를 받는다. 원작 소설의 감동을 얼마나 잘 구현했는지도 평가의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 < 오페라의 유령 >은 원작 소설과 별개로 평가될 때 그 가치가 빛나는 영화다. 분위기도, 주요 사건도, 인물의 성격도 소설과 다른 영화 < 오페라의 유령 >은 원작에서는 볼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한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가스통 르루가 쓴 원작 < 오페라의 유령 >은 추리소설답게 시종일관 어둡고 주술적인 분위기 속에서 사건이 진행된다. 영화는 유령의 정체를 초반에 드러내 긴장감을 줄이는 대신 크리스틴과 라울, 유령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등장인물 중 라울과 크리스틴을 그리는 시선도 사뭇 다르다. 원작은 라울을 순진하고 부끄러움 많은 소년으로, 크리스틴을 말 못할 비밀을 숨긴 미모의 프리마돈나로 그린다. 그러나 영화가 그리는 라울과 크리스틴은 보다 대담하고 솔직하다. 주요 사건인 샹들리에의 역할도 다르다. 원작에서 유령은 새 극장 책임자 리샤르가 자신의 충실한 심복이었던 안내인 지리 부인을 해고하고, 새로 임명한 안내인 위에 샹들리에를 떨어뜨린다. 자신의 입지를 위협하려는 리샤르에게 보내는 경고인 셈이다. 원작에서 단순한 에피소드였던 샹들리에를 영화는 사건의 중심에 놓았다. 추락하는 샹들리에는 크리스틴을 원하는 유령의 욕망이 폭력적으로 변했다는 사실과 앞으로 펼쳐질 비극을 암시한다.

등장인물의 심경 변화를 효과적으로 표현한 < 오페라의 유령 >의 무대 연출은 보는 재미가 있다. 크리스틴을 유령이 처음 자신의 지하 동굴로 데려왔을 때 곳곳에서 무수히 반짝이는 촛불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설렘을 표현한다. 굵은 눈발이 날리는 공동묘지의 황량함은 유령과 라울 사이에서 갈등하는 크리스틴의 마음을 보여주는 연출이다. 특히 영화의 도입부에서 지금은 먼지 가득한 극장이 순식간에 지리 부인의 회상 속 전성기의 화려한 극장으로 변신하는 장면은 다시 봐도 압도하는 힘이 있다. 오페라를 원작으로 한 작품인 만큼 수록곡도 탄탄하다. < 캣츠 >, < 에비타 >, <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의 수록곡을 작사한 음악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 대표작 < 오페라의 유령 >에서 그는 장면마다 분위기를 배가시키는 수록곡으로 긴장감과 감동을 높였다.

알면 관람이 즐거울 사실들 몇 가지. 높이 5m, 폭 4m에 달하는 거대한 샹들리에는 모두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로 만들어졌다. 또 크리스틴이 입은 드레스는 <닥터 스트레인지 >와 < 어벤저스 >의 의상 디자이너 알렉산드라 바이른이 만들었다. 순백의 드레스와 크리스탈 머리 장식과 팬텀의 상징, 장미를 연상시키는 붉은 드레스 역시 그녀의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올해는 뮤지컬 < 오페라의 유령 >이 초연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 캣츠 >, < 레미제라블 >, < 미스 사이공 >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작품인 만큼 꼭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수록곡과 영상미가 핵심 인만큼 집에 기백만원 가량의 시설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면 당장 영화관으로 달려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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