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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y Parsons

에디 레드메인(Eddie Redmayne) 인터뷰

오스카 남우주연상 수상에 빛나는 그가 < 해리 포터 > 스핀오프작 < 신비한 동물사전 >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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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레드메인이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을 무렵, 그는 영화 < 해리 포터 >의 캐스팅 콜을 은근히 기대했다. 붉은 빛이 도는 머리칼을 가진 그가 '론 위즐리' 역을 맡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믿었다. "슬프게도, 그런 일은 이루어지지 않았죠." 레드메인은 말한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결국 크게 빗나가지 않은 것이 됐다. < 해리 포터 >의 마법 사회를 배경으로 한  < 신비한 동물사전 >에서 '인생 배역'을 맡게된 것이다. < 신비한 동물사전 >의 프로듀서는 말했다. "그는 마법사 뉴트 스캐맨더역에 있어 1순위이자 유일한 후보였죠."

올해 34세인 런던 출신의 레드메인은 복 받은 배우다. <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에서 스티븐 호킹 역을 아름답게 소화하여 작년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손에 거머쥐었고, 이후 < 신비한 동물사전 >의 주연을 두 팔로, 아니, 온 몸으로 안았다. 신비한 동물들과 함께 1920년대 미국 뉴욕을 찾은 괴짜 마법사 뉴트 스캐맨더의 이야기는 조앤 K 롤링이 직접 대본을 썼다(그녀에겐 처음인 일이다). 그래서인지, 레드메인은 우리와 함께한 1시간여의 인터뷰 동안 줄곧 웃는 얼굴이었다(단지, 그가 영화에 대해 언급해선 안될 것을 언급한 건 아닌지 걱정할 때만 빼고 말이다).

< 해리 포터 >의 오디션에 참가하지 않은 유일한 영국배우가 아닌가?

맞다. 기회가 없었다. 사실, 오디션을 보긴 했다. 대학에 다니고 있을 때다. ‘볼더모트’의 어린 시절 캐릭터인 ‘톰 리들’ 역이었다. 하지만 잘 안됐다.

 

< 신비한 동물사전 >의 프로듀서는 당신이 뉴트 스캐맨더 역에 있어 “가장 첫번째이자 유일한 후보”라고 했다. 오디션을 거칠 필요가 없어 기분이 좋았나?

물론 그랬다. 하지만 설렘은 두려움과 함께 온다. 하루 만에 배역을 잃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됐다. 소심한 배우들이 이렇다. (웃음)

 

두려움이 동기 부여가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오스카상 수상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 때론 이야기로 발전하는 것 같다. 두려움은 언제나 존재하고, 나를 더 열정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물론, 상을 받는다는 건 정말 기분 째지는 일이다. 하지만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완전히 밀어내진 못한다.

 

조앤 K 롤링은 자신의 캐릭터들이 ‘아웃사이더’라고 말한다. 뉴트 스캐맨더도 아웃사이더인가? 사람들보다는 신비한 동물들을 더 좋아하는 듯한데.

맞다. 나는 그가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든다. 그래서 뾰족한 면이 있긴 하지만. 영화 초반부에서 뉴트가 신비한 동물들과 관계 맺는 것을 통해 그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과거의 관계에서 상처를 입기도 한 인물이다. 영웅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다고, 조앤과 나는 그렇게 의견을 같이 했다.

 

이해가 된다. 어쨌거나 그는 ‘후플푸프’ 학생이 아닌가.

좋은 지적이다! 나는 후플푸프 출신이 너무 좋다. 의리 있고 친절하고 다정해서다.

 

후플푸프는 조앤 K 롤링이 가장 좋아하는 기숙사라고도 들었다. 포터모어(조앤 K 롤링이 만든 해리 포터 웹사이트)에서 호그와트 기숙사 배정 테스트를 해본 적이 있나?

있다. 결과는 후플푸프였다! 재미있는 건, 포터모어에서 패트로누스(사람의 성격을 반영하는 동물) 테스트도 두 번 했는데, 두 번 다 바셋 하운드(한국에는 ‘허시파피’로 알려졌다)가 나왔다. 포터모어 관계자에게 이야기 했더니, “그건 절대 불가능해. 셀 수 없이 많은 경우의 수가 있다고”라고 했다. 난 바셋 하운드라는 결과에 만족한다.

 신비한 동물들은 촬영 후에 CG작업으로 입혀졌다. 연기를 위해 <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에서 함께한 무브먼트 코치에게 도움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CG효과가 들어가는) 초록색의 스크린만 있는 환경에서 연기하기란 힘든 일이다. 내 상상력은 뭐랄까, 조악한 편이다. 그리고 신비한 동물들과의 관계는 뉴트라는 인물 묘사에 있어 가장 중심에 있다. 이를 위해 인형극 전문가들과 몇 달간 함께 일했다. 그리고 극중 동물 캐릭터를 만든 디자이너들을 만났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동물들의 성격을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지하철을 타고서도 동물과의 대화를 상상했는데, 한참이 지나고서야 나에게로 향하는 시선을 느끼곤 했다.

 

요즘도 지하철을 타나? 솔직히 이야기해 달라.

그렇다. 런던에서 다른 선택이 있나. 오늘 아침에도 영화사에서 차를 보내줬는데, 0.8km 거리인 이곳까지 한 시간이나 소요됐다. 지하철로는 10분이면 충분했을 거다. 나는 자전거도 즐겨 탄다. 하지만 최근에 자전거를 도둑맞았다. 바로 집 밖에서 말이다. 마음이 상했다.

 

지하철을 타면 몰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없나?

슬쩍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럴 때면 굉장히 어색한 상황이 연출되곤 한다. 플래시가 터지고, 그 사람과 내가 다음 역에 도착할 때까지 서로를 약 40초간 빤히 바라보게 되는 상황 말이다.

 

조앤 K 롤링과의 첫 만남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영화 촬영 일주일 전이었다. 사실, 너무 격식 차린 이야기만 한 게 부끄럽게 느껴졌다. 주어진 시간은 단 1시간이었고, 나는 그녀에게 질문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등장인물에 관한 이야기로 곧장 넘어갔는데, 나는 일기나 책을 통해 성격을 가늠할 수 있는 실재 인물 두세 명을 연기한 경험 밖에 없었던 반면, 조앤 K 롤링의 머리 속엔 뉴트 스캐맨더라는 백과사전이 존재하는 듯했다.

 

극중 뉴트는 호그와트 마법 학교에서 퇴학을 당했다. 당신도 학창시절에 말썽을 피운 적이 있나?

사실, 나는 퇴학이라면 근처에도 못 가봤다. 반항과는 거리가 먼 학생이었다.

 

< 신비한 동물사전 >의 프로듀서는 당신이 아웃사이더 인물 연기에 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 아웃사이더는 아니지 않은가? 언제나 편안해 보인다.

인생에 있어서는 아웃사이더로 느끼지 않는다. 그보다는, 약점을 드러내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에 끌리는 것 같다. 내가 뉴트라는 인물에 대해 애착을 가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당신이 친절한 동료라고 이야기한 배우들이 여럿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말로만 그러는 게 아닐까? (웃음) 굳이 생각해보자면, 나는 연극영화를 전공하지 않았고, 그래서 연기를 시작했을 때 다른 배우들의 테크닉에만 주목하기 보다는 그들의 행동도 유심히 살폈다. 동료들 중에는 제멋대로 행동해도 주변의 눈치라곤 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았는데, 나는 그러지 못하는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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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벤 위쇼(Ben Whishaw)다.

 

자신에 관한 리뷰를 읽어본다고 시인한 유일한 배우인 것 같다. 왜인가?

평가에 대해선 언젠가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스스로는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상 평가가 그렇지 않다는 걸 시사회장에 들어선 후에야 깨닫게 되면 더 바보처럼 느껴질 거다.

 

당신의 가족이 당신에 대해 가장 성가시다고 느낄 만한 점이 있다면?

우리 가족은 약속시간을 지키는 사람과 늦는 사람으로 나뉜다. 나는 철저한 편인데, 우리 가족의 반은 그게 성가시다고 생각할 거다. 내 아내만 해도, “정말? 공항에 세 시간이나 일찍 가야 해?”라고 되물으니까.

 

당신은 10대 때 지금의 배우자를 만났다. 어린 나이에 만난 사람과 함께하는 것에는 단점도 있을 것 같다.

무의식적인 것이지만, 그런 것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게 됐다. 나의 아내가 한결같이 나를 매력적으로 바라봐주는 게 고마울 따름이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도 말이다. 역사, 그리고 친구를 공유한다는 건 멋진 일 같다.

 

지난 몇 년간 쉬지 않고 일했다. 얼마 전 ‘배우자 출산휴가’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버지가 되는 것이 일의 속도에 영향을 줬나?

< 신비한 동물사전 > 촬영 막바지에 난 녹초가 됐었다. 아내는 임신 중이었다. 그래서 일을 떠나 시간을 갖기로 했다. 딸 아이리스가 태어난 후로는 줄곧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일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여유로웠던 시간이다.

 

<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에 등장하는 스티븐 호킹 박사와 그의 첫 번째 아내 제인을 통해 배운 것이 있나?

제인이 집필한 책을 읽었는데, 정말 흥미로웠다. 그녀에겐 어린 아이들이 있지만 동시에 남편도 돌봐야 했다. 헌신적인 사랑… 부모가 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게 그런 것 같다.

 

아버지가 된 후 세상을 달리 보게 된 점도 있나?

아내와 나는 아직, 매일 밤을 무사히 넘기길 바라고 아기가 다치진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단계다. 그리고 아직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단계인데, 그게 조금씩 철학적으로 이해되더라. (웃음) 그때 그때 함께 헤쳐나가는 걸 경이롭게 받아들이고 있다.

 

살면서 얻은 최고의 조언은 무엇이었나?

안톤 체호프(러시아의 극작가 겸 소설가)가 한 말이다. 정확한 문구는 아니지만 읊어보겠다. “인생을 한 발짝씩 내딛으라. 천천히, 천천히. 경쟁일랑 타인에게 양보하라.”


글 캐스 클라크 (타임아웃 런던)

신비한 동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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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꿈이 아니야. 내 상상력은 이렇게 뛰어나지 못하니까!” 우연히 마법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 노마지(마법사가 아닌 일반 사람) ‘제이콥 코왈스키’(댄 포글러)가 던지는 이 대사는 영화 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말이 아닐까 싶다. 시리즈가 그랬듯이, 도 조앤 K. 롤링 특유의 스펙터클한 상상력과 어드벤처 판타지를 스크린으로 옮겨 담는 데 성공했다. 동물 보호에 앞장서는 마법사 ‘뉴트 스캐맨더(레디 에디메인)’를 따라 낡은 가방 안으로 들어가면(사람이 가방 안으로 들어가다니!), 아프리카의 푸른 초원과 황폐한 애리조나 사막, 그리고 눈 내리는 북극 등 광활한 공간이 공존하고, 각각의 공간에는 날개를 펄럭일 때마다 천둥이 생기는 ‘천둥새’, 반짝이는 것만 보면 몸에 집어넣는 오리주둥이 ‘니플러’, 은으로 싸인 알에서 태어나는 ‘오캐미’ 등 그야말로 신비스러운 모습과 능력을 가진 동물들이 가득하다 은 이 동물들이 가방 밖으로 탈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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