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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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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수가 없을 만큼 곤란한, 갈 데까지 간상황을 일컫는 말, 막장. 막장은 석탄을 캐는 굴인 갱도의 가장 끝, 막다른 골목을 의미한다.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린 일본 하시마 섬. 해저 700m에 있는 탄광의 막장에서, 날마다 12시간씩 바닥에 엎드리거나 옆으로 누운 채 탄을 캐야 했던 조선인들이 있었다. 천장의 암석이 떨어져 내리면 그대로 땅에 묻히는 경우는 셀 수도 없었다. 이들은 비료로 쓰이는 찌꺼기를 먹으며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다. 사방이 바다로 갇힌 섬에서 헤엄쳐 도망가다가 익사하기도 했고, 도중에 잡히면 맞아 죽기도 했다. 이 영화는 그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축구장 두 개를 합친 정도의, 결코 크다고 할 수 없는 이 섬에는 또 다른 별명이 있으니, 바로 '지옥섬'이다. 이 섬을 들어오면 죽거나 불구가 되기 전에는 나갈 수 없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당시 일본은 죄수를 탄광으로 보내는 경우가 있었는데, 군함도에서 일하는 일본인도 대부분 죄수였다. 군함도에 징용당한 조선인은 일본인 범죄자들과 함께 지내며 열악한 노동환경과 혹독한 대우를 견뎌야 했다. 영화에는 눈뜨고 볼 수 없는 참혹한 장면이 여럿 등장하는데, 생존자들의 말에 의하면 현실은 이보다 더 끔찍했다. 당시 군함도에서 탄광을 운영했던 회사는 미쓰비시 중공업이다. 미쓰비시는 전쟁 물자를 공급하며 급성장했고, 지금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이런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던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는 결국 패소했다. 한국에는 아픈 기억이 있는 이 섬은 2015 7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며 한국인의 공분을 샀다. 피해자는 있되 가해자는 없어 더 슬픈 역사적 비극이다.

 

1945년 일제 강점기, 경성 반도호텔 악단장강옥’(황정민)과 그의 하나뿐인 딸소희’(김수안), 종로의 건달칠성’(소지섭), 고단한 삶을 산 여인말년’(이정현)은 일본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군함도로 향한다. 그러나 군함도에 도착한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가스가 폭발할 위험이 있는 탄광에서의 강제 노동. 사방에 험한 파도가 치는 섬에 갇힌 그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징용자의 고단한 삶을 견딘다. 한편,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자 광복군무영’(송중기)은 독립운동의 주요인사 구출 작전을 지시 받고 군함도에 잠입한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강제 징용의 증거를 없애기 위해 조선인들을 갱도에 몰아넣어 죽이려 하고, 일본의 계획을 눈치챈 무영은 섬의 조선인들과 함께 섬을 빠져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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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jeong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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