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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ciia diamant

Q&A: 드랙퀸 쿠시아

쿠시아 디아멍(Kuciia Diamant)는 서울에서 가장 잘나가는 드랙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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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랙퀸이자 DJ로 활약하고 있는 쿠시아 디아멍(Kuciia Diamant). 서울에서 가장 강렬하면서 핫한 퀴어계의 여왕 중 한 명이다. 지난 몇 년간 드랙퀸 신을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는데, 올해 ‘2015 서울 퍼레이드’에서 그녀를 본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잘 알 것이다(공연을 보지 못했다면 내가 괜히 미안할 정도). 하지만 여왕이 품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미모 관리는 물론 엄청난 인내심과 꾸준한 연습을 요구하는 게 드랙퀸의 숙명. 드랙 신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서울에서 쿠시아는 용감무쌍한 여왕이다.

기본적인 것부터 묻고 싶다. 언제부터 드랙퀸과 DJ가 되고 싶었나? 그 꿈을 이루기까지 영감을 준 드랙퀸이 있다면?

군대에서 전역하자마자 이태원으로 이사를 왔고, 클럽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드랙퀸을 직업으로 삼은 친구를 만났는데, 그녀가 나에게 큰 영감을 줬다. 무대를 휘젓고, 관객으로부터 아낌없는 박수와 사랑을 받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이 문화에 소속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4년 전부터 드랙퀸 활동을 시작했고 DJ 하는 법도 함께 배웠다. 그러다 내가 주최하는 미트 마켓(Meet Market) 파티에서 직접 DJ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드랙퀸과 DJ를 함께 하는 사람은 국내에서 내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드랙퀸을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참 많다.

드랙퀸에 대해 확실하게 알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오해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드랙퀸에 대한 가장 큰 고정관념은 뭐가
있을까? 사람들은 보통 모든 드랙퀸이 성전환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성스러운 드랙퀸이 있는 반면에 여성스러운 모습을 추구하는 여왕들도 있다. 꼭 드랙퀸이나 킹이라 해서 이미 갖고 있는 본질을 바꾸고 싶은 건 아니라는 말이다.

사람들은 쿠시아의 일에 대해 긍정적인 편인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주는 괴롭힘은 어떻게 감당하나?

친구들은 모두 다 나를 지지해준다. SNS를 통해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도 힘이 되는 메시지를 많이 보내준다. 마음 따뜻하고 끼 넘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고, 공연의 방향이나 연기에 대해 조언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정말 축복받은 일인 것 같다. 패션 쪽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 한 명은 퀴어 페스티벌을 위해 무대의상도 만들어주었고, 날카로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연습했다. 휘파람을 불며 나를 조롱하거나 괴롭히는 사람들을 만날 때도 늘 주변에서 든든한 친구들이 도와준다. 내가 폭발하기 전에 나를 지켜주고, 험악한 상황으로부터 보호해준다. 늘 고맙지만 친구들이 나 때문에 곤란해지거나 다치면 내 심장이 찢어지는 것 같다. 

사랑받는 드랙퀸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했다. 드랙퀸이라는 타이틀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되고 싶었고, 그래서 더 열심히 일했고 돈도 그만큼 많이 썼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정체성을 찾으려 애썼다. 내게는 그것이 제일 중요했으니까. 공연마다 새로운 의상을 맞추고, 새로운 공연을 준비하는 건 항상 어려운 숙제다. 무대에 오를 때
실수를 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관객은 늘 새로운 것을 갈구하고, 공연에 감동하지 않는 이상 우리를 기억하지 못하니까.
그래도 무대에 오르고, 관객들이 춤과 노래를 따라 하는 그 순간이 가장 짜릿하다.

가끔은 그냥 다 포기하고 싶지 않나?

물론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었다. 일과 사랑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했을 때. 하지만 그때 사랑을 선택했다면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길과 여정을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린 드랙퀸이나 킹으로부터 문자를 받을 때마다 나의 일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그래서 열심히 하게 된다. 

마지막 질문은 두 개다. 드랙퀸에게 실례가 되는 말 세 가지는? 반대로 드랙퀸에게 힘을 주는 말 세 가지는?

“오빠”, “트랜스젠더예요?”, “머리 만져도 돼요?” 이건 드랙퀸에게 절대로 하면 안 되는 말이다. 하지만 “여왕님”, “의상 끝내줘요”, “강렬해!”는 언제나 환영이다. 글 킴 톰슨

facebook.com/TheKuciiaDiamant, Instagram@Kuci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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