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작가 원성원은 주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경험한 일에서 작품의 주제를 찾아낸다. 주제를 정한 뒤에는 화면 구성할 인물과 배경을 중심으로 먼저 밑그림(드로잉)을 그리고, 리서치를 통해 필요한 이미지를 촬영할 장소를 찾아낸다. 여러 장소에서 1차 촬영 후 찍은 이미지들을 콜라주 형식으로 배열한 후, 혹 마음에 들지 않으면 2차 촬영을 나가고 이미지 배열도 다시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계절을 넘기게 되면 다음 해 같은 계절까지 기다렸다 다시 촬영 작업을 하므로 한 작품당 보통 2년이라는 시간이 꼬박 걸린다. ‘남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그녀는 독립적인 성격답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작업 과정을 혼자 책임진다.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한 뒤 사진이라는 장르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설치 작업에 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듯 대형 설치 작업에서 평면 작업으로 물리적인 스케일이 작아졌다고 해서 작가가 작품에 담아내고 싶은 이야기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