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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찾는 8인의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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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글을 읽을수록 나의 생각 또한 의지와 상관없이 오염이 되어 찝찝했던 적이 있는가? 전시관람에서 영감을 얻기 꺼려하는 순결형 아티스트가 있는 반면, 아르코미술관에서는 예술에서 또 다른 예술을 창조하는, 8명의 국내와 외국 작가를 소개한다. 연극연출가와 배우들로 구성된 아티스트 집단 바키(VaQi)의 ‘대학로 쩜’ 퍼포먼스는 7월 18일에 막을 내렸지만, 7월 24일부터는 음악가, 소설가, 안무가 같은 크리에이티브들이 모여 평소 마음에 두었던 인물이나 문학 작품을 영감으로 삼아, 퍼포먼스로 승화시킨다. 김태용이 존 케이지의 시의 일부를 낭송하듯, 아티스트 집단 유목적 표류는 밀란 쿤데라의 책 내용과 소제목을 빌려 북 치고 춤을 추며, 영상까지 오가는 ‘무의미의 축제’를 펼친다. 아르코미술관의 7월은 퍼포먼스가 주인공이라는 소리다.

30일까지는 ‘우리 작가’들이 만드는 신작이 역동적인 무대를 꾸미고, 8월 6일에 열리는 전시에는 유튜브를 뒤져도 예고편 하나 찾기 어려운, 외국 감독과 아티스트들의 영상 작업이 6개의 스크린에 상영된다. 크리스텔 리뢰의 ‘제목이 기억나지 않아’에는 영어로 말하는 여주인공과, 대답은 이탈리아어로 하는 남자의 대화가 당연하다는 듯 흑백으로 재생되고, 머리는 희었지만 말은 여전히 똑 부러지게 하는 멋진 할머니 작가 바바라 헤머는 영화감독 마야 데렌의 세숫대야를 우연히 발견해, 세숫대야의 표면 위에 영상을 입힌다. 근거 없이 희망적이라 왠지 더 오싹한 벤 러셀의 단편영화는 한때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낙원(유토피아)으로 오해받은 말타 섬에서 촬영되었는데, 영상에는 세상이 물에 잠겨도, “이 모든 것은 영원할 거다”라고 우기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파랗게 차오르는 바닷물 속에 헤엄치는 수많은 미생물을 떠올리면 세상에 존재하는 창작물 또한,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알아갈 길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할지도 모른다. 그런 안타까운 마음에 이번 아르코미술관에서 선별한 유명하고도 생소한 작가들의 작품을, 이 작은 공간에 촘촘하게 구겨 넣어본다. 이름만 명단처럼 나열했다가는 당신이 전시장에 가지 않을 것 같으니까. 

사운드 퍼포먼스 ‘기이한 번역’: 류한길의 퍼포먼스는 7월 24일 오후 8시, 김태용의 퍼포먼스는 7월 25일 오후 7시 아르코미술관 1층 스페이스필룩스에서. 유목적 표류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퍼포먼스: 7월 30일 오후 6시, 7월 31일 오후 7시 제1전시실에서. 싱글채널비디오 전시: 8월 6일부터 9월 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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