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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인터미디어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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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대 별점 5개

머리를 잉크에 담가 머리카락을 붓 삼아 그림 그리는 것. 컴퓨터가 사람의 소리에 반응해 ‘대답’을 하는 것. 공연 도중에 돌발 행동으로 악기를 산산조각 내는 것. 이런 장면들은 패션쇼, 전시장이나 아이돌 쇼케이스 공연에서 따로따로 본 적은 있겠지만, 이 모든 것을 한 전시로 통틀어 보여줄 수 있는 이는 백남준밖에 없을 것이다. 소장품으로 꾸민 전시는 그다지 흥미롭지 않게 들릴 수 있지만, 이번 6월 말에 새로 단장한 “인터미디어 극장” 전시는 백남준의 비디오 작업을, 손바닥만한 귀여운 텔레비전으로 ‘소극장’을 꾸민다. 

같이 온 친구는 마이크에 말을 걸면(그는 다국어로 인사말을 거듭 건넸다), 그 소리를 시각화하는 ‘참여 TV’에서 떠나지 못했고, 나는 백남준의 가장 괴상한 행보를 추적하기 위해 10개 정도의 티비가 나열된 다른 공간으로 이동했다. 뉴스 화면이 팟 하고 재생되는 첫 번째 티비를 보니 제주 본태박물관에서 본 ‘티비 첼로(TV Cello)’가 오브제가 아닌 악기로 등장했다. 티비로 만든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티비 첼로’를 진지하게 켜는 여성은 샬럿 무어만.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멜로디는 방금 ‘티비 정원’에서 흘러나온 음악이었다. CBS 뉴스에서 방송된 ‘백남준의 세계보도 영상’에는 2000년,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린 백남준 독점의 회고전을 보여줬다. 화면 속의 백남준은 짧은 영어로 인터뷰에 응하지만, 흐트러진 자태나 시선 처리만큼은 모국어로 말하는 것만큼 편해 보였다. 

평소 백남준의 작품을 보고 그를 멋있다고 여겼다면, 점프하는 도중에 포착된 백남준의 해맑고, 다소 추한 흑백사진에 당황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피라냐가 헤엄치는 어항 속에 요동치는 티비 화면과 레이저 광선으로 구현한 ‘삼원소’에는, 당신이 좋아하는 백남준도 있다. 그래도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무대 위 퍼포머들이 피아노 다리를 톱으로 잘라내도 태연하게 연주를 이어가는 백남준의 ‘연기’라는 것을, 단호하게 우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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