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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의 이상한 바 ‘앨리스’

꽃집 안에 숨어있는 스피크이지 바가 청담동에 오픈했다. 각종 위스키와 기상천외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바 앨리스.

작성:
Jin-young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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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는 죽은 토끼를 모티브로 만든 바가 있고, 런던에는 작은 수족관에 빨대를 꽂아 먹는 칵테일 바가 있다. 두 군데 모두 세계 순위 1, 2위를 다투는 유명한 바다. 하지만 서울에는 테마가 있는 바가 거의 없다. 청담동에 있는 ‘Y1975’ 바의 헤엄치는 귀여운 상어를 제외하면 말이다. 청담동 명품 거리의 뒷골목에 ‘이상한 나라’가 생겼다. 동그란 간판이 걸려 있지만, 이름은 없고, 와인을 마시는 토끼가 그려져 있다. 계단을 걸어 지하로 내려가면 꽃집이 나오고, 구석에는 동화에 나올 법한 문이 닫혀 있다. 대문 위에는 낯익은 간판 속의 토끼가 보인다. 바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다.
 
이곳은 실험적인 칵테일과 타파스를 선보이는 라운지 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연한 갈색머리의 호스티스 마르따가 미소를 짓는다. 작은 탁자 위에는 회중시계가 있고, 시간은 12시에 멈춰 있다. 어리둥절한 마음에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영국 저택을 닮은 널찍한 바와 라운지 공간이 보인다. 호텔에 있을 법한 푹신한 소파에 천장은 초콜릿 표면을 연상시키고, EDM 감성이 깃든 스윙 재즈의 음악이 공간을 가득 메운다. 시그니처 칵테일인 ‘Alice Boutique’를 시키면 자몽으로 맛을 내고 흰 수증기를 내뿜는 진토닉을 내온다. 코끼리를 닮은 유리잔에 담겨 나오는 이 칵테일은 ‘코’ 부분을 빨대 삼아 빨아 먹으면 된다. 이상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화장실 문은 벽으로 둔갑해 숨어 있고, 라운지에 앉으면 유리잔이 책상에서 솟아나온다.
 
마법을 부리는 건 아니지만, 앨리스는 이야기를 담은 섬세한 바다. 10년 넘게 호텔에서 바텐더로 일해온 앨리스의 주인은 앨리스를 한마디로 ‘디테일’ 이라고 설명한다. 터를 잡기 위해 2년간 가게 자리를 물색한 열정만 봐도 증거는 충분하다. 커버 차지는 만원이지만, 흔한 땅콩 대신 납작하게 말린 주전부리가 나오고, 환영을 의미하는 카바 와인 한 잔도 가격에 포함되어 있다. 앨리스의 비밀은 절반도 공개하지 않겠다.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밤, 청담동의 흰 토끼를 찾아라. 마법은 지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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