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골 달빛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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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북촌과 인사동 부근을 걷다보면, 생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젊은 커플이나, 여자친구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어렸을 때 명절 때나 입었던,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는 더더욱 입을 일이 없던 그 한복을 입고 도심 한복판에서 데이트를 하는 젊은 커플들의 모습은 참 생소하면서도 예뻤다. 한복을 입은 커플 몇 쌍이 함께 여기저기 돌담길에서 단체컷을 찍기도 한다. 한복 입기가 인기가 많아지다보니, 디자인도, 색도 각양각색인 한복을 빌려주는 곳도 많아졌다. 최근 1-2년 사이 서울에 생겨난 가장 새로운 풍속도라 할 수 있겠다. 이 새로운 풍속도는 잔치도 만들었다. 바로 1년에 단 하루,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열리는 달빛잔치다. 축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사일런트 디스코는 일단 한복을 입고 참여해야 한다. DJ도 색동옷을 입고 일레트로닉 셋에 열중한다. 음악은 쿵쿵 울리고 사람들은 신나게 춤을 추는데, 사방은 고요하다. 각자 무선헤드폰을 끼고 춤을 추고 있기 때문이다. 헤드폰을 끼지 않고 이 광경을 바라본다면 흡사 웃길 수도 있겠지만, 한번 참여하면 그 어떤 축제보다 독특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복이 없는 사람은 전통한복(1만원)과 생활한복(2만원) 중 골라 대여할 수도 있다. 

 
축제는 낮부터 시작된다. 남산이 병풍처럼 둘러싼 고즈넉한 한옥에서 낮에는 사물놀이 버스킹과 플래시몹을 즐기고, 한옥 포토존에서 특별한 사진도 남길 수 있다. 무료로 한글 헤나를 받고 화관도 만들어볼 수 있다. 평소에는 출입이 제한된 한옥 내부에서 미술 전시를 감상하며 조선의 마지막 황비의 자취를 느껴볼 수도 있다. 그리고 마치 타임캡슐과 같은 공간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할 때, 달빛이 반사된 연못이 아름다운 천우각 광장에서는 사일런트 디스코 파티가 시작된다. 이 축제는 2015년에 처음 열리고, 올해 두번째로 열린다. 보고, 듣고, 춤추고, 푸드트럭에 준비된 음식과 술을 즐기다 보면, 서울 한복판에 마법처럼 나타난 특별한 시공간에 머물러있는 듯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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