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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 김남림, 프리랜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말이 통하지 않고 자라지도 않는 3세 유아를 15년에서 18년 정도 뒷바라지를 하며 함께 사는 거라 생각해도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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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좋아했어요. 하지만 6살까지 소아 천식이 심해서 부모님이 반려동물 키우는 것을 지속해서 반대하셨죠. 그래서, 혼자 살게 되자마자 반려동물과 함께했어요. 첫 반려견인 슈나우저 켄(KEN)군과 15년을 함께 했는데, 1개월 전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켄군과 함께 보낸 첫 1년 동안, 항상 가슴 아파해 오던 유기견 문제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알아보게 됐어요. 동거 2년 차에는 봉사를 결심하게 되었고요.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저와 맞는 봉사단체를 만나게 됐고, 유기견 임시 보호와 구조를 하게 되면서 많은 유기견들이 저의 집을 거쳐 갔어요. 현재는 도로에서 구조된 뒤 입양이 되지 않은 말티즈 ‘쪼꼬’와 광화문 학대 사건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믹스견(요즘은 다문화견이라고도 합니다) ‘소망이’가 곁에 남아있어요. 쪼꼬는 함께 산 지 10년이 넘었고, 소망이는 함께 한 지 5년이 훌쩍 넘었네요.

반려동물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종종 말합니다. 이 세상에 조건 없이 인간에게 내리사랑을 주는 생명체는 부모님과 나의 반려동물 둘뿐일 거라고요. 어떤 생명체든 나의 공간으로 돌아와 조건 없는 순수한 사랑을 준다는 것, 그리고 나 역시 같은 마음으로 다른 생명체에게 순수한 애정을 느낀다는 것, 모두 엄청난 행복이에요. 그런 행복은 삶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다고 믿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애완동물'이라는 단어에 많은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요. '애완'은 사람이 일방적인 감정으로 동물을 대하고 장난감 같은 무생물처럼 분류하는 말 같아서요. 사람 중심으로 만들어진 이 비정한 세상에서 자기 힘과 의지로 생존할 수 없는 약자인 동물에게 그런 일방적인 태도를 합리화 시켜주는 단어는 너무나 이기적이고 무책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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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가장 힘들 때는?

현실적으로는, 갑작스레 집을 비우고 출장이나 여행을 가야 할 때요. 믿을 만하게 맡길 곳이 있다고 해도, 집이 아닌 곳에 혼자 두면 ‘종말이 온다’고 믿는 듯한 아이들을 키우고 있으면 그 괴로움은 배가 되죠. 반려동물에게 가장 큰 행복은 고급스러운 사료나 옷이 아닌 보호자와 함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제 편의를 위해 반려동물을 혼자 두었던 시간들이 문득문득 떠오를 때는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더욱 가슴 아픈 점은, 반려동물은 인간보다 수명이 짧아 이별이 예정된 채 살고 있다는 걸 새삼스럽게 인지할 때에요.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난 후 못 해준 것에 대한 후회가 끊임없이 떠오를 때도요.

반려동물과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집에 있을 때는 널브러져 있는 아이의 등 혹은 마주 보고 누워 쓰다듬다가 함께 잠드는 것이 너무 행복해요. 누군가 초인종을 눌러 동시에 벌떡 일어났을 때의 그 동질감이란!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반려견의 경우 산책이에요. 웬만하면 항상 다른 길로 다니며 흥미로움을 더해주려고 노력해요. 또 한 가지는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카페나 레스토랑, 펜션에 가는 거예요. 친구의 반려견도 함께 보고, 친구와도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추억도 많이 남길 수 있어요.

 

반려동물에게 응급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15년 이상 동거하며 더불어 아픈 아이를 5년 이상 돌보다 보니 이런 저런 귀동냥과 경험이 많이 생겨 어느 정도 지식이 생겼지만, 우선 조금 아니다 싶으면 시간과 관계없이 믿을 만한 24시간 병원으로 바로 가요. 개인 병원은 수의사 선생님들의 재량이나 성향도 가지각색이에요. 단순히 집에서 가까운 병원 외에도 응급상황이나 중한 상황에 대비해 믿을 만한 의사 선생님이 있는 곳을 알아두고, 특히 특정 증상은 그 분야의 전문의에게 진료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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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말이 통하지 않고 자라지도 않는 3세 유아를 15년에서 18년 정도 뒷바라지를 하며 함께 사는 거라 생각해도 될 것 같아요. 애정은 기본이고, 엄청난 책임감이 필요하죠. 혼자 자취하는 학생이 외롭다고 강아지를 분양받아왔는데, 강아지가 오줌을 쌀 때마다 짜증을 내서 어린 강아지가 오줌을 참고 참다 방광염에 걸린 것을 본 적이 있어요. 그런 기본적인 생리현상도 돌봐주지 못한다면 키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정말 키워보고 싶다면 그 전에 실내 보살핌이 절실한 유기견 임시 보호를 추천합니다. 유기견 보호소에는 보호소가 아닌 실내 환경에서의 보살핌이 절실한 유기견들이 많아요. 보살펴야 하는 기간이 정해져 있는 아이들을 통해 ​명확히 현실을 판단할 수 있고, 임시보호를 경험하고 책임 기간을 끝까지 채움으로써 입양에 대한 확신이 설 겁니다. 친구 강아지 5일 맡아준 거로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진 말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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