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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의 또다른 구석구석

변화를 멈추지 않는 연남동의 지금

개성 있는 바와 클럽, 카페 등을 운영하며 홍대 메인 거리에 자리 잡은 사람들이 하나 둘 자리를 옮기기 시작한 건 2000년대 말부터다. 이들은 치솟는 월세를 피해 상수동과, 연남동을 거쳐 망원동까지 흘러갔다. 특히 홍대와 망원의 중간쯤에 위치한 연남동은 구석구석 매력적인 상권이 형성된 이후 더 이상 ‘뜨는 동네’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만큼 인기 많은 동네가 되었다. 이제는 아는 사람만 찾아가는 곳이 아닌, 모두가 사랑하는 장소가 된 연남동. 주말마다 몰려드는 인파에,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이미 후기가 넘쳐나는 ‘핫스팟’이 되었지만 여전히 이 동네를 방문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연트럴 파크’에서의 한가로운 오후를 떠올린다면 더더욱.

특히 연트럴 파크에서 동진시장으로 이어지는 여러 갈래의 작은 골목길은 조금 과장을 보태면 두 집 건너 한 집이 공사 중일 만큼 새로운 공간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곳저곳 발품을 팔아본 부지런한 사람에게만 보일 만큼 골목 끝자락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나, 알음알음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로 주를 이루는 보석 같은 바도 있다. 산골짜기에 숨어 있지 않는 이상, 이런 괜찮은 곳은 초고속 LTE를 타고 유명해지기 마련이다. 올여름이 가기 전에, 시한부 뉴 플레이스를 방문해두길. 

모던이스트

파인 다이닝이 뭔가? 궁금한 입문자들에게 안성맞춤인 곳이다. 아무즈 부슈를 비롯 아이디어 넘치는 3코스의 디너를 3만3000원이라는 놀라운 금액으로 즐길 수 있다. 모던이스트의 젊고 패기 넘치는 최종문 오너셰프는 동화 속 이야기를 주제로 한 페어리테일 코스와 시즈널 코스 한 가지씩을 선보인다. 비트와 발사믹 식초를 재료로 한 빨간 립스틱 아무즈 부슈와 당근과 오렌지 퓌레, 호박씨를 재료로 한 애피타이저 호박마차, 유리구두에 담긴 소스를 뿌려 먹는 항정살 스테이크 등 기발한 아이디어와 플레이팅이 돋보인다. 매 시즌 메뉴를 바꾸는데 여름 시즌에는 드라큘라와의 식사를 주제로 드라큘라 코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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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스가든(Ver's Garden)

직접 기른 허브로 담근 티를 비롯해 간단한 주류와 간식을 판매하는 카페. 말로만 플라워 카페를 표방하는 곳과는 차원이 다르다. 입구에는 수국, 장미, 선인장 등 생화 화분이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하게 놓여 있고, 실내 한쪽 벽면과 천장은 마른 꽃으로 가득 채웠다. 초록색 식물로 감싸인 외관에 이끌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도심 속 식물원이나 실내 정원에 들어선 것 같은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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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비타

‘가치 있는 상품과 의미 있는 소비’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연남동의 공정거래무역 스토어 비타(Vita). 베트남, 과테말라 등 저개발국가에서 수입한 수공예 제품을 판매한다. 특히 한 개의 가방을 만드는 데 꼬박 한 달이 소요되는 콜롬비아의 모칠라(Mochila) 가방은 전통 핸드 위빙 기법을 사용해 모든 가방의 디자인과 색이 각각 다르다. 클러치백, 가방, 신발 등 다양한 종류의 액세서리를 구매할 수 있는 동시에 제3세계에 살고 있는 이들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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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말스튜디오

순수미술을 전공한 박미라 대표가 오픈한 플라워 스튜디오. 달리아, 베로니카, 스카비오사 등 계절에 따라 그때그때 바뀌는 이국적인 생김새의 꽃을 감각적으로 디자인한다. 특히 여러 가지 꽃과 소재가 섞인 미니 화분과 다양한 종류의 선인장은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제격이다. 좀 더 특별한 선물을 원한다면 원데이 클레스를 예약한 뒤 직접 꽃바구니를 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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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패션드바

동진시장 골목 안쪽의 한 빌딩 3층에 조용하게 위치한 이 바는 진짜 술맛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몇 안 되는 바다. 미국에서 금주법이 시행되기 전 시기에 유행한 클래식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 정해진 메뉴가 있으나 바에 앉은 손님과 대화를 하면서 취향에 맞는 칵테일을 만들어주는 이한별 바텐더의 손길이 전문적이다. 올드패션드, 마티니, 맨해튼,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칵테일까지 맛볼 수 있다. 메뉴에서 궁금한 칵테일을 물어보면 바텐더는 자판기처럼 설명을 자동 발사한다. 칵테일에 대한 그의 지식과 설명이 쉽고도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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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더스

그라더스의 모든 제품은 생체역학을 연구하는 모회사가 보유한 탄탄한 기술에 기반해 제작된다. 이탈리아의 장인과 함께 특수 제작한 특별한 솔을 사용해 착용감이 뛰어난 것이 큰 장점. 신발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부드러운 곡선을 띠는 이유도 자연스러운 보행을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된 것이다. 신발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만큼 디자인 또한 군더더기 없이 정갈하다. 단아한 겉모습에 반해 스니커즈에 발을 밀어 넣으면 일단 빈손으로 돌아가기가 힘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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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Anh)

서울 곳곳에 즐비한 프랜차이즈 베트남 식당에 물린 사람이라면 꼭 들러야 할 곳. 메뉴 이름은 같을지 몰라도 작은 디테일과 정성, 무엇보다 음식 맛이 남다른 ‘베트남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 베트남계 캐나다인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으로, 어머니의 레시피에 따라 매일매일 정성껏 육수와 재료를 준비한다. 정통 베트남식 쌀국수는 물론 돼지고기 스프링롤과 땅콩, 야채가 듬뿍 올라간 비빔국수와 파파야 샐러드도 인기 메뉴. 오픈 시간인 정오 12시에서 10분만 지나도 웨이팅이 생길 수 있으니 서두르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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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산펄

‘교산’은 ‘어부들이 신는 신발’이라는 뜻이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슬리퍼는 일본의 한 회사에서 수십 년간 연구를 거듭한 바닥 솔 패턴을 가미해, 물기가 많은 배에서도 미끄러지지 않을 만큼 안정적이고 견고하다. 컬러풀한 플립플랍은 휴가용으로, 앞코가 막힌 디자인은 사무실이나 욕실, 일상 생활에서 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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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베이글

샌프란시스코에서 호밀과 물로 배양한 사워도우 발효종으로 만든 베이글을 판매하는 곳. 상업 이스트를 넣지 않기 때문에 시중에서 판매하는 베이글보다 크기가 아담하고, 설탕 대신 꿀을 사용해 일반 빵보다 건강에도 좋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베이글보다 훨씬 쫄깃쫄깃하고 촉촉하다. 매일 아침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5가지 종류의 크림치즈와 곁들여 먹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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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에서 만난 사람

이경미

“저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주로 밖에서 혼자 식사를 하고 카페에서 일을 해요. 편한 식당과 카페가 있는 곳을 찾다가 지난 2월에 회기에서 아예 연남동으로 이사를 오게 됐죠. 연남동의 많은 카페나 음식점이 예술가들에 의해 꾸며지고 운영된다는 사실이 다른 동네와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사 오기 전에도 매력적인 상점이 많아 트렌디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쩌다 한 번씩 놀러 오는 것과 이곳에 사는 것은 차원이 다른 것 같아요. 이사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요즘 제 생활에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엘렌&지혁

“서교동에 살지만 남자친구와 함께 자주 연남동을 찾곤 해요. 그래도 아직은 홍대 주변보다 연남동이 훨씬 조용하기 때문에 말하자면 가장 가까운 도피처예요. 이 동네에는 맛집이 많아서 뭘 먹으러 오거나 쇼핑을 하기 좋아요. 제가 가장 즐겨 찾는 가게요? 소이 연남 뒤쪽에 있는 귀여운 빈티지숍 아비(abb_ey)라는 곳인데, 꼭 가보세요. 한국에서 찾기 힘든 재미있는 스타일의 아이템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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