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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옥상에서 꿀벌을 키우다, 어반비즈서울

꿀벌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시 양봉가’를 자청한 사람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완전히 사라지면, 4년 이내에 인류도 몰락할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꿀벌은 30~40% 정도 감소하는 추세 심지어 국내 토종벌은 2010년 ‘낭충봉아 부패병 바이러스’로 90% 이상 그 수가 감소했다. 꿀벌과 인류 멸망은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꿀벌은 꽃가루를 옮겨주는 매개 곤충 중 하나예요. 전 세계 100대 농작물의 70%가 꿀벌의 이 가루받이 작용으로 자라죠. 만약 꿀벌이 사라진다면, 우리가 먹는 곡물 가격은 엄청나게 치솟고, 매년 140만 명의 사람들이 굶어 죽을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국내 최초로 도시 양봉을 실천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인 ‘어반비즈서울’ 박진 대표의 설명이다.  

원래 환경 보호와 사회적 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박진 대표는 직장 생활을 하던 중 취미 삼아 양봉을 시작하게 되었다. 벌통 하나와 집기 몇 가지를 40여 만원에 구매했고, 인터넷으로 모은 4명의 멤버와 난생처음 꿀벌을 키워보게 된 것. 제대로 도시 양봉을 하는 사람이 없던 터라 여러 매체의 주목도 많이 받았다. 여기저기서 양봉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과 장소를 내주고 싶어 하는 기업이 생겨나자 직장을 그만두고 아예 꿀벌과 환경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차리게 된다. 어반비즈서울은 현재 도심 속 26개의 공간에서 400만 마리의 꿀벌을 키우고 있다. 도시 양봉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연 단위 교육도 진행한다. 더 많은 양봉가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지만, 사실 바쁜 삶을 살면서 직접 양봉까지 실천하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그래서 고안한 방식이 ‘허니뱅크’. 직접 벌을 키우기가 부담스러운 사람은 투자금(최소 2만5000원부터)을 내고, 어반비즈서울이 도심에서 건강한 양봉장을 늘리고 운영할 수 있도록 후원하는 형식이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투자한 금액에 따라 투자자들은 도시의 꿀벌이 열심히 모은 꿀을 배송받는다.

시골보다 꽃도 없고 공기도 오염된 도시에서 벌이 잘 살 수 있을까, 의문도 든다. 벌은 고온에서 더 잘 살기 때문에 도시의 열섬 현상이 오히려 이들에게는 편한 환경을 조성한다고. 무엇보다 도심에서 벌을 키우는 일은 사실 인간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도시에서 양봉을 하게 되면 주변의 꽃이 20% 정도 더 많이 펴요. 꽃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곤충과 새가 더 유입되고 결국 도시의 자연이 좋아지는 것이죠. 꿀벌이 더 살아가기 좋은 환경이 되어야 자연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어요. 자연은 인간의 존재가 필요하지 않지만, 인간에게는 꼭 자연생태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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