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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장 투어 6

시장도 식후경. 맛으로 이름 날린 서울의 재래시장 6곳.

남대문시장

갈치조림과 칼국수골목

1만여 개의 상점이 들어선 종합시장으로, “남대문에 없으면 서울 어디에도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50–60년대에는 막대한 군수품이 흘러나와 “사단병력이 알몸으로 들어가 완전군장하고 나올 수 있는 곳”이라는 우스갯소리도 그럴듯하게 들리던 곳. 낮에는 소매시장, 밤에는 도매시장으로 1년 365일 상인들이 시장의 불을 밝히며, 그릇도매상가부터 아동복상가, 안경상가, 등산용품상가 등 굵직굵직한 상가가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남대문시장의 대표적인 맛은 갈치조림과 칼국수. 1988년 전후로 형성된 갈치조림골목과 한국전쟁 직후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는 칼국수골목은 남대문시장의 명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높은 상가 건물을 뒤로하고 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 좁은 골목을 따라 들어서면 그곳에 옛 시장의 풍경과 맛이 있다. TV나 신문에 나오지 않은 곳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로 골목 곳곳의 가게들은 서로의 유명세를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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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락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담긴 빨간 갈치조림이 식욕을 당긴다. 희락은 갈치조림골목의 효시가 된 집 중 하나다. 짧게는 20년부터 길게는 50년까지, 골목에서 한자리를 지켜온 식당들이라 맛은 모두 기본 이상. 그중 이곳에 간 건 “안에 자리 있어요, 들어와요”라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목소리를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문하면 미리 접시에 담아 랩으로 감싼 반찬과 함께 갈치조림이 나온다. 큼지막하게 썬 무 위로 갈치 네 토막을 올려준다. 양념이 잘 밴 갈치의 살을 발라 먹고, 흰 쌀밥 위에 매콤한 양념과 잘 익은 무를 올려 쓱싹쓱싹 비빈 다음 김에 싸서 먹는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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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로
남해식당

남해식당

자매가 운영하는 남해식당은 칼국수골목에서도 소문난 집이다. 비좁은 골목에 20여 개의 식당이 좌우로 뻗어 있는 이곳에서 가장 긴 터를 차지한다. 칼국수골목이라고 불리는 이 골목은, 칼국수를 주문하면 냉면을, 보리밥을 주문하면 칼국수와 냉면을 ‘덤’으로 준다. 칼국수 가격은 단돈 5000원. 칼국수골목은 남대문시장에서 앞만 보고 걷다간 그냥 지나칠 만큼 작다. 손님들은 낮은 바 형식의 테이블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하나만 주문해도 두 가지 이상의 메뉴를 맛본다. 칼국수골목의 식당은 메뉴와 가격이 거의 같다. 맛에서도 큰 차이가 없으니 선택은 쉽다. 결제는 현금만 가능하다. 회현역 5번 출구 근처.

망원시장

만원의 행복, 간식의 천국

최근 TV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밴드 장미여관의 육종완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더욱 소문났다. 망원시장은 방송으로 유명해지기 이전부터 망원동에 정착한 이들을 위한 시장이었다. 상업지구로 번화한 주변에 비해 주거지가 많아, 동네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던 곳이다. 과일과 채소가 특히 저렴한데, 예를 들어 사과가 두 알에 천원이다! 지하철 망원역에서 멀지 않고 시장에서 15분 정도만 걸으면 한강공원 망원지구에 갈 수 있다. 줄 서서 기다리는 맛집도 시장 안에 즐비하다. 가격도 저렴하다. 든든한 한 끼 식사부터 간식거리까지 1만원 이하로 해결할 수 있다. 월드컵시장은 망원시장을 마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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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호의 원당수제고로케

황인호의 원당수제고로케

망원시장 초입에 위치한 이 고로케 집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고소한 기름 냄새도 있겠지만 시장 밖 인도까지 이어진 긴 줄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속은 감자, 김치, 잡채, 크림치즈 등으로 두둑하게 채웠다. 고로케의 올바른 표기법은 크로켓이나, 익숙한 이 맛을 표현하기에는 고로케가 더 잘 어울린다. 단팥·단호박· 감자 등 기본 고로케는 각 1000원, 잡채·김치·크림치즈 고로케는 각 1500원.

홍두깨 손칼국수

홍두깨 손칼국수

어느 시장을 가든 저렴하고 맛 좋은 국숫집은 꼭 있다. 커다란 양은 그릇에 푸짐하게 담긴 칼국수 한 그릇이 2500원. 홍두깨 손칼국수는 이른바 가성비가 좋아 망원시장 부근의 국숫집들 중 가장 유명하다. 점심과 저녁시간에는 가게 밖까지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 잔치국수 1500원, 곱빼기 500원 추가.

큐스닭강정

큐스닭강정

달콤한 맛과 매콤한 맛이 유일한 선택인 기본 닭강정과 달리 과일, 치즈 머스터드 등 일곱 가지 맛의 소스로 경쟁력을 강화한 큐스닭강정 또한 TV 방송에 소개되며 더욱 유명해졌다. 시장 중간에 위치했으며, 가장 저렴한 3000원짜리 컵은 들고 다니며 시장을 구경하기에 딱 좋은 사이즈다. 작은 컵 3000원, 큰 컵 4000원, 반 마리 7000원, 한 마리 1만원, 두 마리 1만7000원.

맛있는 집

맛있는 집

망원시장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르고 있는 오징어튀김김밥, 일명 ‘오튀김밥’ 을 파는 분식집이다. 김밥을 주문하면 오징어튀김과 매콤한 멸치볶음을 넣고 그 자리에서 말아 준다. 튀김의 바삭함을 느끼긴 어렵지만, 전국에서 여기밖에 없는 메뉴라고 하니, 한번쯤 도전해보자. 오징어튀김김밥 3500원.

동대문시장

생선구이·닭한마리골목

동대문시장의 낮과 밤은 여전히 화려하다. 지방에서 올라온 상인과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동대문시장에도 빼놓을 수 없는 먹자골목이 있다. 원단과 부자재, 액세서리 등을 전문으로 하는 동대문종합시장 뒤편, 1970년 설립된 동대문종합시장과 40여 년의 역사를 함께했다. 시장이 들어서면서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 크고 작은 식당 30여 개가 100m 남짓의 좁다란 골목에 자리를 잡았다. 시작은 생선구이였으나, 현재 골목은 생선구이집과 닭한마리집으로 양분됐다. 두 집이 서로 마주 보며 수십 년째 장사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동대문시장이 관광객과 쇼핑객, 상인으로 뒤엉키듯 이 골목에는 생선을 굽는 뿌연 연기와 닭한마리집의 매콤한 마늘 냄새가 뒤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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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화할매원조닭한마리

너도나도 ‘원조’를 달고 성업 중인 닭한마리골목에서 전통과 맛에 대해서 이견이 없는 곳이다. 닭한마리를 주문하면 세숫대야만 한 양은 냄비에 한번 익힌 닭 한 마리가 담겨 나온다. 적나라하게 몸을 드러낸 닭과 뽀얀 국물, 동동 떠다니는 대파 몇 개. 반찬은 새콤하게 잘 익은 배추 물김치가 전부다. 처음에는 ‘이게 다야?’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먹다 보면 안다. 무림의 평화를 위해 실력을 숨기고 있던 고수를 만난 느낌이랄까. 여기에 취향에 따라 마늘과 떡, 잘 익은 김치 등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그 다음 고추 다대기에 간장과 식초, 겨자를 넣고 섞어 양념장을 만들어 잘 익은 고기를 콕 찍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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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호남집

“고등어 속살이 어쩜 이렇게 부드럽고 촉촉해요?” 백열등의 노란 불빛 아래에서 쉴 새 없이 생선을 굽고 있던 연세가 지긋한 사장님께 묻자 이런 대답이 들려왔다. “내가 여기서 40년을 굽고 있어~.” 1974년 문을 연 호남집은 생선구이골목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다. 개업부터 사용한 연탄화로 위에서 지금도 생선을 자글자글 굽는다. 은근한 불에서 3–5번 뒤집어주며 구운 생선은 껍질이 타지 않고 속살까지 부드럽게 익는다. 생선구이에 ‘육즙’ 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싶을 정도다. 소금간이 세지 않아 생선 살만 발라 먹어도 고소하며, 한 점 뚝 떼어 하얀 고봉밥 위에 얹어 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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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그 밖의 시장 3곳

잠실 새마을시장

잠실 주공 아파트 단지와 함께 형성된 새마을시장은 한때 강남 제일의 시장으로 이름을 날렸다. 지하철 2호선 신천역에서 5분 거리, 석촌호수와 잠실야구장은 도보로 30분 거리다. 새우만두로 잘 알려진 파오파오가 소문난 명물로, 얇고 투명한 만두피가 간 새우로 만든 소를 돌돌 말고 있는 생김새다. 새마을시장에는 유독 닭강정집이 많은데, 최근에 새로 생긴 김판조닭강정은 30분 이상 줄을 서야 맛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다. 칼라분식은 떡볶이와 튀김 등이 학교 앞에서 사 먹던 그 맛. 다만, 최근에 리모델링을 거쳐 어린 시절을 추억할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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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광장시장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시장으로 역사는 무려 100년을 훌쩍 넘었다. 구제 상가 쇼핑과 시장 통로에 늘어선 맛집 탐방이 주요 즐길 거리다. 김치와 각종 채소에 맷돌로 직접 간 녹두를 사용하는 순희네 빈대떡은 2012년 내한한 팀 버튼 감독이 다녀가며 인기를 다시 입증하기도 했다. 겨자소스에 콕 찍어 먹는 마약김밥의 시초도 바로 이곳. 자매집창신육회는 입에서 사르르 녹을 것 같은 육회로 유명하다. 모양이 동그랗다고 해서 ‘동그랑땡’이라 이름 붙은 매콤한 고추장양념 돼지 목살 구이도 있다. 30년이 넘은 오라이 등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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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돈암시장

성북구에 위치한 돈암시장은 1970년대에 조성된 상설시장이다.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에서 시장까지는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인근에 성신여대가 있고 낙상공원과 길상사가 멀지 않아 여대생과 외국인 관광객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돈암시장의 소문난 맛집은 시간이 증명해준 곳들이다. 감자탕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58년 전통의 태조감자국은 시장 북문 초입에 자리 잡고 있다. 3대째 변함없는 맛으로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가장 작은 크기인 ‘좋타’의 가격이 1만1000원으로, 저렴하고 푸짐해도 맛있을 수 있다는 걸 증명한다. 돈암시장 동문 초입의 오백집에 들르는 것도 잊지 말길. 40여 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족발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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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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