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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Live 리뷰: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비행기를 타고 영국에 가지 않아도, 지금 가장 첨단에 있는 연극을 볼 수 있다.

작성:
Hye-wo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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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제공

연극 < 다리에서 본 풍경 >, 국립극장 제공

극장에서 영화를 보듯 연극을 본다. 넓은 무대 위로 스크린이 내려오고 연극이 시작된다. NT Live(National Theatre Live)는 영국 국립극장(National Theatre)이 영국에서 화제가 되었던 연극을 촬영해 여러 공연장과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전 세계 500여 개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국립극장의 시즌제 레퍼토리 중 하나로써,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상영된다. 2016-2017 시즌에는 10월과 2017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총 네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중 지난 10월 14일 상영된 연극 <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을 관람했다. 참고로 이 작품은 화제의 연극 중에서도 엄선한 작품이니, 그야말로 믿고 보는 작품이라는 것을 미리 밝힌다.

<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은 이미 지난해에도 국내에서 상영한 작품이다. 앙코르 상영이라 그런지 모든 자리가 차지는 않았다. 연극이 본격적으로 상영되기 전, <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의 메이킹 필름이 상영됐다. 2014년 이 작품을 제작한 영 빅(Young Vic)은 어떤 극장이며, 이곳에서 <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을 어떻게 기획하게 됐고, 연출가 이보 반 호프는 무엇에 중점을 두고 이 작품을 연출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가 짧지만 강렬하게 담겼다. 연극을 관람하기에 앞서 작품에 몰입하게 만드는 훌륭한 미끼다. ‘아까 무대 디자이너가 말한 게 이렇게 구현됐구나’와 같이, 연출진이 만든 결과물을 바로 확인할 수 있기에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다.

국립극장 제공

연극 < 다리에서 본 풍경 >, 국립극장 제공

<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은 아서 밀러의 원작 희곡에 언급된 세트를 과감하게 삭제하고 배우들의 감정과 움직임에 몰입하게 했다. 단순한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맨발로 열연한다. 무대의 삼면은 객석이 둘러싸고 있는데, 카메라가 삼면 가까이에서 이들의 연기를 잡아낸다. 스크린 속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생생하다. 현장의 긴박감은 덜하지만 그들의 연기는 관객을 압도시키기에 충분하다. 조카딸 ‘캐서린’을 향한 욕망과 ‘로돌프’를 향한 질투가 담긴 ‘에디’의 눈빛은 어쩌면 카메라에 더욱 잘 담겼을 수도 있고 말이다. 비극적인 결말 부분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배우의 연기와 연출은 물론, 카메라의 구도까지 완벽하다. 올해 본 연극 중에서도 손에 꼽히게 좋았다.

평일 저녁 8시에 시작하는 이 작품을 보고 나온 시간은 밤 10시. 지하철역까지 꽤 걸어야 하는데, 공연이 끝나자마자 정문으로 나가면 지하철 동대입구역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서는 무료 셔틀버스를 탈 수 있다. 영화를 보는 것과 비슷하니 좌석을 선택할 때는 측면보다는 정면, 맨 앞 좌석보다는 1층 뒷좌석을 선택하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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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NT Live 일정

영국 국립극장과 브리스톨 올드 빅(Bristol Old Vic)이 공동 제작한 작품으로, 샐리 쿡슨이 연출 하고 마들렌 워렐이 제인 에어를 연기했다. 2015년 9월 영국 국립극장 리틀튼 극장에서의 공연 실황이다.
* 2017년 2월 19일(일), 24일(금), 25일(토)
 
2015년 국립극장에서 상영됐던 < 프랑켄슈타인 >이 재상영된다. < 프랑켄슈타인 >은 영화감독 대니 보일이 연출하고 < 셜록 >의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 엘리멘트리 >의 조니 리 밀러가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그가 만든 피조물을 번갈아 연기했다.
* 2017년 2월 21일(화), 23일(목), 26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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