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The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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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드
프라이드(Pride)라는 단어와 포스터의 한 공간을 차지한 무지개 무늬를 보면 이 연극의 내용을 ‘조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저마다 지닌 가치관에 따라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미리 말하자면, 연극 "프라이드"는 성 소수자에 대한 억압과 수용의 역사인 동시에 개인의 역사, 나아가 우리 모두가 지닌 보편적인 질문과 감정에 대한 이야기다.
 
연극 "프라이드"에는 두 시대, 똑같은 이름과 똑같은 영혼을 지닌 세 명의 배우가 등장한다. 1958년 사회 통념과 시선을 의식해 스스로를 외면하는 필립과 자유로운 사고방식의 동화작가 올리버, 2015년 공식적인 연인이지만 너무 다른 가치관으로 힘들어하는 필립과 올리버, 그리고 과거에는 필립의 아내였으나 현재에는 이 둘을 포옹하는 친구 실비아까지. 모든 것이 억압받던 1950년대와 프라이드 페스티벌이 열리는 현재를 비교하고, 이를 통해 지금의 역사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어보게 한다.
 
그리고 이 흐름은 아주 자연스럽다. "프라이드"의 이야기가 보편적인 질문과 감정이라 말했는데, 이는 1958년의 필립과 올리버를 통해 느껴진다. 자신의 정체성을 감추고 억누르려는 필립의 모습에서 유용하지 않은 것은 가치가 없는 것이라 치부하고 돈과 성공에만 몰입해 사회나 가정에서 억압받거나 스스로를 억눌러야만 하는 지금의 우리가 떠올랐다.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까지도. “지금의 잠 못 드는 시간들도 다 가치가 있을 거야”라는 올리버의 대사는 잠들지 못하는 밤을 보내는 모두에게 건네는 위로처럼 들린다. 익숙하지 않은 소재일지라도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김경육 작곡가가 만든 ‘The Map’이라는 곡이 흘러나오는데, 이 노래가 극에 여운을 더한다.

글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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