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

Theater,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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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뮤지컬이다. 몇몇 스코어는 대중가요만큼이나 친숙하다. 때문에 같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팬텀”은 상대적으로 빛이 바랜 게 사실이다. 웨스트엔드산 “오페라의 유령”과 같은 시기인 1983년 미국에서 기획됐지만, 그 특출 난 이복형제의 성공 때문에 제작 지연 사태를 겪은 작품이다. 극작가 아서 코빗은 타이틀 롤인 ‘팬텀’의 개인사에 주목한다. 그의 기구한 운명이 비련미를 고취한다.

태생의 비밀은 발레를 통해 서정적으로 묘사된다. 이번에는 발레계의 슈퍼스타 김주원이 출연한다. 한국 초연을 주목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작곡가 모리 예스톤이 네 곡의 넘버를 추가했다. 기존 곡들도 일렉트로닉 요소를 가미해 대중적으로 편곡했다. 아쉬운 점은 있다. 세트와 특수 효과는 최근 대작 뮤지컬들과 비교하면 소박한 수준이고, 엑스트라들의 동선은 어수선하며, 팬텀의 연적 라울과 경찰서장 등 미완의 캐릭터들도 눈에 거슬린다.

하지만 메인 캐스트의 위용은 압도적이다. 우선, 고(古)음악계의 세계적인 디바 임선혜가 크리스틴 역으로 뮤지컬에 데뷔한다. 팬텀 역의 류정한은 한국 뮤지컬의 적자요, 의심할 수 없는 배우다. 의외는 박효신이다. 특유의 발라드 음색을 지우고 청해력을 높인 새로운 창법은, 경지에 오른 보컬리스트에게 장르는 무의미하다는 교훈을 안겨준다. 그들이 연기하는 팬텀의 멜로드라마가 2부의 핵심이라면, 1부를 장악하는 것은 음치 가수인 마담 카를로타다. 신영숙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극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주인공 팬텀과 달리, 뮤지컬 “팬텀”은 태생의 불운을 훌륭하게 극복한 듯하다.

출연: 류정한, 박효신, 카이, 임선혜, 임혜영, 김순영. 공연시간: 170분, 인터미션 20분.

글 이숙명 (칼럼니스트)

이벤트 웹사이트 http://www.musicalphant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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