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웨스트

The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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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웨스트
배우들이 내뿜는 에너지가 큰 연극. 형제는 실컷 웃기다가 결국 눈물 나게 한다.
 
서쪽(West)으로 떠난 사람들이 많다. 서쪽은 ‘이상향’이다. 뮤지컬 [프리실라]의 드랙퀸들도 평화로운 곳으로 가자며 펫샵보이즈의 ‘Go West’를 부르지 않나. [트루웨스트]의 두 형제가 가고자 하는 곳도 서쪽, 서부 사막이다. 그러나 현실을 벗어나 형제가 진정 꿈꾸는 곳이 사막은 아니다. 연극의 제목은 ‘트루웨스트(True West)’지만 연극은 이상향이 아닌 정반대인 현실을 더욱 징하게 보여준다.
 
오스틴은 어머니가 여행을 떠나며 맡긴 집을 돌보기 위해 고향 집을 찾는다. 때마침 방랑 생활을 하던 형 리도 오랜만에 고향 집을 방문하고, 뜻하지 않게 만난 두 형제는 며칠간 동거를 하게 된다. 사막에서 돌아온 리는 가진 것은 없지만 자유로운 인물. 손에서 맥주를 놓지 않고, 다혈질이다. 그에 반해 동생 오스틴은 성공한 시나리오 작가로 모범적인 생활을 한다. 오스틴의 눈에 형은 한심하게만 보이는데, 이러한 형제의 관계는 리가 ‘진짜 서부극’이라는 허풍으로 영화사 관계자의 환심을 사, 오스틴의 기회를 가로채며 역전한다. 그리고 그사이 알코올중독자 아버지와 모든 것을 외면한 어머니의 이야기가 나오고, 감추고 있던 형제의 속내도 드러난다. 
 
서로를 미워하기도 하고 동경하기도 한 두 형제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집이 아니었을까. 이들이 찾던 진짜 서쪽은 가족과 함께 있는 그 자리가 아닐까 싶다. 막이 내리고 극 속에서 형제가 정말 서부 사막으로 함께 떠났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바닥에 쓰러졌던 이들이 일어나 나란히 거실에 섰을 때, 결국 이 둘이 떼려야 뗄 수 없는 형제임을 다시 깨닫는다.
 
연극 [트루웨스트]는 에너지가 넘친다. 좁은 집 안에서 두 형제의 치열한 공방이 오간다. 형 리는 맥주를 마실 뿐만 아니라 오스틴에게 뿌리기도 하고 벽에 던지기도 한다. 그리고 둘의 관계가 역전되고, 모범생 오스틴이 반항아 형을 모방하듯 술을 마시고 종이를 찢으며 무대를 더욱 난장판으로 만들 때 더욱 재미있다.

글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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