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

Theater,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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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체스’는 흑과 백의 말이 철저하게 대립하는 게임이다. 뮤지컬 “체스”는 ‘체스’를 소재로 넓게는 세계 2차 대전 후 냉전 체제의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을, 좁게는 한 여자를 사이에 둔 두 남자의 신경전을 다룬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체제의 대립 속에서 하나의 체스 말처럼 운명에 휩쓸린 개개 인의 인물을 그린다.

지금은 체스 게임이 마치 고대의 유물로 여겨질 만큼 젊은이들에게 어떠한 흥미도 끌어내지 못하고 있지만, 뮤지컬의 배경이 되는 당시만 해도 체스는 인기 스포츠로, 미국과 러시아 체스 챔피언의 대결은 최근 세기의 대결이라 불렸던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만남을 방불케 한다. 그리고 이 중심에 두 명의 체스 챔피언 프레디와 아나톨리가 있다. 미국의 프레디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체스로 극복한 자존심 강한 젊은이고, 러시아의 아나톨리는 러시아 체제 속에서 꿈도 야망도 없고 아내와의 관계 또한 시들한 남자다. 아나톨리는 프레디의 조수 플로렌스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자유를 꿈꾸며 미국으로 망명하지만 자유도, 사랑도 그에게는 허락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 뮤지컬을 보기에 앞서 이 두 챔피언에 대한 설명을 읊는 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야심 만만한 프레디를 연기한 배우 신성우의 말투는 어딘지 모르게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서 현재로 온 것 같고, 아나톨리를 연기한 배우 키(Key)의 몸에 배어있는 소년의 어린 몸짓이 때때로 우리를 현실로 데려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둘을 라이벌로 보이게 하는 것은 두 명의 ‘킹’을 보좌하는 인간 말들의 화려한 군무와 시의 적절하게 무대에 투사된 영상 등의 효과다. 각각 흑백의 말로 분한 배우들과 함께 아나톨리와 프레디가 체스 대결을 펼치는 부분은 분명 다시 보고 싶은 장면이다.

글 김혜원

이벤트 웹사이트 http://www.musicalch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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