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북극곰

The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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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과 동시에 무대 양쪽에 세운 벽이 무너진다. 바다에 떠도는 빙하 조각처럼 무대로 떨어진 상자 위를, 한 소년과 소녀가 아슬아슬하게 오간다. “지금으로부터 7개월 전, 내 빙하기는 끝났다. 지구 온난화로 내 몸은 녹기 시작했고, 급기야 다리 사이로 피가 흘러나왔다.” 청소년극< 오렌지 북극곰 >은 자신을 바다를 떠도는 빙하 조각이라고 생각하는 영국 소년과 한국 소녀가 주인공이다. 영국에 이민 와 엄마와 단둘이 사는 소년과 이혼한 아빠 밑에서 할머니와 함께 사는 소녀 지영의 이야기가 무대 위에서 교차한다. < 오렌지 북극곰 >은 한국과 영국의 청소년극 프로젝트다. 영국 소년의 이야기는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 에반 플레이시가, 한국 소녀의 이야기는 고순덕 작가가 썼는데, 양국의 두 청소년은 다른 듯 닮았고, 이 둘은 또한 모든 청소년과 조금씩 닮았다. < 오렌지 북극곰 >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방황,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겪는 2차 성징 등 청소년에서 성인이 되어가는 한 챕터를 그대로 옮겼다. 그리고 이 안에 환경 문제와 한국사회가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도 무겁지 않게 다룬다. < 오렌지 북극곰 >은 청소년극이지만, 한때 10대였던 성인이 봐도 물론 좋다. 오래전 깊은 곳에 쌓아둔 찌꺼기 같은 감정과 마주한 느낌이 든다. 그래, 우리 모두 바다를 떠도는 빙하 조각이었지,라고 깨닫게 되는 것이다. 소년과 소녀 지영을 연기한 배우 안승균과 김민주의 연기도 안정적이었으며, 무엇보다 가장 예민하고 복잡했던10대 시절의 마음처럼, 비유적인 표현과 시 같은 대사들이 마음에 와 닿는다.

글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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