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Theater,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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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신데렐라’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우리가 이 뮤지컬에서 기대하는 것은 어떤 동화적인 판타지일 것이다. 백성과 소통하는 지도자, 신분을 넘어선 사랑 그 자체가 현대의 판타지이긴 하지만, 이런 사실을 제외하고도 뮤지컬 "신데렐라"는 놀라운 장면으로 가득하다. 
 
동화 속 환상은 시계를 연상시키는 호박 모양의 테두리에 감싸인 무대에서 구현된다. 신데렐라의 누더기가 눈앞에서 황홀한 흰 드레스로 바뀌고 호박과 생쥐, 여우가 마차와 말, 마부로 변한다. 어떻게 표현될까 싶었던, 호박마차가 만들어지는 장면은 그림자 영상과 적절히 어우러진다. 그리고 요정 마리가 갑자기 정체를 밝히는 (가장) 놀라운 장면까지. 마치 하나의 서커스 같기도 한 이 장면들에서 관객은 공연 중 말을 하면 안 된다는 불문율을 깨고 저도 모르게 박수를 치거나 탄성을 내뱉게 된다. "신데렐라"의 관객 연령층은 비교적 다양했는데, 남녀노소가 환호하는 모습을 보며 뮤지컬 "신데렐라"가 지닌 동화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뮤지컬 "신데렐라" 이야기의 큰 줄기는 역시 신데렐라와 왕자의 로맨스다. 그러나 뮤지컬로 옮겨오며 새롭게 추가되거나 변형된 캐릭터도 눈에 띈다. 단순히 미운 새끼오리 같은 신데렐라가 왕자를 만나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부패한 관리의 표본인 집정관 세바스찬, 불합리한 통치에 반기를 든 혁명가 장미쉘, 그리고 장미쉘과 사랑에 빠지는 신데렐라의 든든한 조력자인 의붓언니 가브리엘까지,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 여러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들이 극을 풍성하게 해주는 요소임에는 분명하나, 세바스찬과 왕자 크리스토퍼의 갈등은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충분히 매력적인 인물임에도 과장되게 희화된 혁명가 장미쉘의 캐릭터는 아쉽다. 순간의 놀라운 체험이었던 장면들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지도 모르겠다. 
 
뮤지컬 "신데렐라"는 조금은 덜그럭거리는 호박마차였지만, 요정의 마법은 역시 통했다.

글 김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