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테르

Theater,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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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테르
군청색의 하늘 아래 노란 해바라기가 피어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설명하는 게 아니다. 뮤지컬 "베르테르"의 마지막 장면이다. 베르테르를 모방하며 자살 신드롬까지 생겨났던 소설 속 그 죽음이 이토록 아름답게 표현될 줄이야. 베르테르는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인해 비극 속으로 몸을 던진다. 뮤지컬은 이 마지막 장면을 향해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 장면을 먼저 얘기해서 미안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두 시간이 아깝지 않다. 고요 속에서 베르테르에게 시선을 고정한 관객들의 뜨거운 에너지를 떠올려보시라.
 
그러나 이 인상적인 장면을 만나기까지 넘어야 할 고개가 있다. 현악기 중심의 실내악으로 연주되는 음악은 15년 동안 이어진 이 작품의 미학이다. 그러나 대형 뮤지컬의 화려하고 날카로운 오케스트라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마치 사찰음식처럼 심심하게 느껴진다. 서정적이고 아름답지만 듣는 재미로 친다면, 글쎄…. 문어체 가사도 걸림돌이다. 1774년 출간된 소설이 원작이라고는 하나 그 시간이 가사에서도 느껴져야 했을까?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순간이다.
 
마지막 장면과 더불어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배우다. 특히 배우 조승우와 전미도의 조합을 추천한다. 각각 베르테르와 그가 사랑에 빠지는 여인 롯데를 연기하는데, 두 배우 모두 드라마에 강하다. 배우 조승우는 1막 초반의 장난스러운 느낌이 좋다. 베르테르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롯데를 만든 배우 전미도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뮤지컬 "베르테르"를 평양냉면에 비유하는 것은 너무 유치할까? 해바라기 밭에 서 있던 베르테르를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

글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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