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브 라만차

Theater,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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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오브 라만차
공연이 시작하기 전부터 배우들은 어두운 무대 위에 앉아 있다. 마치 오랫동안 그 안에서 생활한 사람들처럼. 그리고 공연이 시작되면 우리는 신성모독죄로 끌려온 세르반테스와 함께 어두운 지하감옥의 무대로 빨려 들어간다. 하인과 길을 떠나며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의 이야기는 익숙하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돈키호테"의 저자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삶을 극으로 끌고 들어왔다. 극 중 극 형식으로, 지하감옥 안에서 죄수들에게 재판을 받게 된 세르반테스는 스스로 기사라고 착각하는 이상한 노인, 돈키호테를 연기하며 자신을 변론한다.
 
어떤 작품이 한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다면, "맨 오브 라만차"는 적확한
예시가 될 것이다. "맨 오브 라만차"는 돈키호테의 입을 빌려 꿈과 이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실은 진실의 적이오.” “가장 미친 짓은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포기하는 것이오.” 등 딱딱해진 마음을 자극하는 묵직한 대사가 가득하다. 불편한 자극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맨 오브 라만차"는 ‘이룰 수 없는 꿈’일지라도 그 꿈을 따르라는 각성제가 되기도 하지만, 모두를 위한 응원가가 되기도 한다. “아무리 간교한 술수로 결과를 흐려놓을지라도 노력이라는 것은 숭고히 남는 것이외다” 라는 돈키호테의 말처럼, 모든 노력은
숭고히 남을 것이다.
 
"맨 오브 라만차"에 담긴 메시지가 무엇보다 강력하지만 극의 무게를 거뜬히 짊어지고 있는 배우들도 대단하다. 3시간여 관객을 몰입하게 하는 힘이 "맨 오브 라만차"에 있다. 거의 모든 웃음은 돈키호테와 하인 산초의 만담 같은 대화가 만들어내는데, 이 둘은 관객이 웃을 타이밍을 정확히 알고 있는 듯했다. 돈키호테 역으로 류정한, 조승우가 산초
역으로 정상훈, 김호영이 출연한다. 류정한의 돈키호테가 순박하고 때론 사랑스러운 노인이었다면, 조승우의 돈키호테는 점잖지만 장난스러운 노인이다. 무대 위에서 젊은 남성인 세르반테스가 노인 돈키호테로 변하는 과정(갑옷을 입고 수염을 붙이고 목소리도 늙은이로 바뀐다)도 즐거운 장면이다. 넓지 않은 무대는 적당한 무대 효과와 배우들로 어색하지 않았고, 넘버 또한 다양하지는 않지만 주제가와도 같은 ‘이룰 수 없는 꿈’은 여전히 최고였다.

글 김혜원

이벤트 웹사이트 http://www.odmusical.com/laman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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